‘무게ㆍ두께에 자존심 걸었다’ 삼성 갤럭시 Z 폴드ㆍ플립 7 공개

강형석 redbk@itdonga.com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 7과 갤럭시 Z 플립 7이 공개됐다 / 출처=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 7과 갤럭시 Z 플립 7이 공개됐다 / 출처=삼성전자

[IT동아 강형석 기자] 삼성전자는 2025년 7월 9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ed) 2025 행사를 열고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Galaxy Z Fold) 7, 갤럭시 Z 플립(Galaxy Z Flip) 7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 7은 초슬림 대화면, 갤럭시 Z 플립 7은 콤팩트한 인공지능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화면을 접는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점은 같지만, 화면 면적에 차이를 둬 소비자 선택지를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DX부문장 직무대행)은 “인공지능은 문자에서 멀티모달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 도입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인공지능은 모두에게 의미가 있어야 한다. 갤럭시 AI는 사용자를 위한, 사람처럼 소통하는 인공지능 동반자로 살아가는 방식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8.9mmㆍ215g’ 얇고 가벼워진 갤럭시 Z 폴드 7

갤럭시 Z 폴드 7은 접었을 때 8.9mm, 펼쳤을 때 4.2mm의 두께와 215g의 무게를 갖췄다. 이는 갤럭시 Z 폴드 제품군 중 가장 얇고 가벼운 수치다. 단순 수치만 놓고 봐도 전작인 갤럭시 Z 폴드 6(접었을 때 12.1mm, 펼쳤을 때 5.6mm, 무게 239g) 대비 차이가 뚜렷하다. 갤럭시 Z 폴드 시리즈는 타 폴더블 스마트폰 대비 두껍고 무겁다는 인식이 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 7을 통해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고, 특정 목적을 위한 스마트 기기가 아닌 주력 제품군으로 재배치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갤럭시 Z 폴드 7 / 출처=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 7 / 출처=삼성전자

화면(디스플레이)에도 변화가 있었다. 전면 커버 디스플레이는 21:9 화면비, 6.5인치 사양으로 접은 상태에서도 바(Bar) 타입 스마트폰과 유사한 사용성을 제공한다. 화면 자체는 갤럭시 Z 폴드 6의 6.3인치 보다 더 넓어졌다. 펼쳤을 때 보이는 8인치 화면은 전작의 7.6인치 대비 11% 넓어졌다. 넓은 화면으로 콘텐츠 편집, 다중작업(멀티태스킹), 영화 감상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은 “갤럭시 Z 폴드 7은 부품부터 구조, 소재까지 폴더블 제품의 원칙을 새로 쓰고자 했다.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려면 1그램(g) 1밀리미터(mm)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모바일 인공지능 시대에는 슬림 디자인 그 이상이 필요하다. 동반자로 사용자의 전후 맥락을 이해하고 의도를 예측, 실시간 지원하며 라이프스타일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갤럭시 Z 폴드 7이 크기와 무게를 줄일 수 있었던 데에는 물리 부품의 소재 변화가 큰 역할을 했다. 폴더블폰의 중요한 부품 중 하나인 경첩(힌지)을 새로 적용했다. 두 지지대가 본체를 고정하는 이중 레일 구조로 얇지만 외부 충격을 균일하게 분산시킨다. 날개판도 더 넓게 열리도록 재설계해 내부 화면이 손상되지 않게 만들었다.

주 화면은 더 얇고 가볍지만 내구성을 확보하는 설계가 적용됐다. 새로운 접착제와 바닥 소재에 티타늄을 적용했다. 화면 보호층 아래에 배치되는 초박막 강화유리(UTG - Ultra Thin Glass)의 두께는 전작 대비 50% 증가시켜 화면 내구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체는 강화된 아머 알루미늄(Advanced Armor Aluminum)을 적용해 완성도를 높였다.

전면 화면 꽉 채우고 돌아온 갤럭시 Z 플립 7

갤럭시 Z 플립 7도 휴대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접었을 때 두께 13.7mm, 무게 188g으로 갤럭시 Z 플립6(접었을 때 두께 14.9mm, 무게 187g) 대비 얇고 가벼워졌다.

큰 변화는 전면 플렉스윈도(FlexWindow)다. 갤럭시 Z 플립 6 전면 일부만 차지했던 3.4인치 커버 화면은 기기 전체로 확대됐다. 카메라를 제외한 대부분 영역을 화면으로 채우면서 활용도가 커졌다. 본체를 펼치지 않아도 문자 회신, 음악 재생, 일정 확인, 셀카 촬영, 제미나이 음성 호출, 앱 연동 등 여러 기능을 직관적이고 쉽게 수행 가능하다. 본체를 펼치면 21:9 화면비의 6.9인치 주 화면이 모습을 드러낸다. 주 화면도 전작의 6.7인치 대비 소폭 넓어졌다.

갤럭시 Z 플립 7 / 출처=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 7 / 출처=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의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던 배터리는 갤럭시 Z 플립 7에서 약간 개선됐다. 갤럭시 Z 플립 6에는 4000mAh 배터리가 탑재됐으나 갤럭시 Z 플립 7은 4300mAh 배터리를 썼다. 극적인 차이의 배터리 용량이라 보기 어렵지만 1분 1초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Z 플립 7은 플립 시리즈 처음으로 삼성 덱스(Samsung DeX)를 지원한다. 삼성 덱스는 스마트폰을 마치 PC처럼 쓸 수 있게 도와주는 기능이다. 외부 디스플레이, 마우스, 키보드 등을 연결하면 문서 작업, 프레젠테이션 등 다양한 생산성 업무 실행이 가능하다. 이번 변화는 갤럭시 Z 플립 7의 활용 가치를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메라 성능은 갤럭시 S25 시리즈 수준으로

애니카 비존(Annika Bizon) 삼성전자 브랜드ㆍ채널 마케팅 부사장은 갤럭시 Z 폴드 7의 카메라에 ‘갤럭시 S25 울트라의 경험’을 그대로 담았다고 강조했다. 카메라의 사양과 구조가 갤럭시 S25 울트라와 동일함을 의미한다. 갤럭시 Z 폴드 7에는 1200만 화소 초광각, 1000만 화소 망원, 2억 화소 광각 렌즈를 달았다. 망원 렌즈는 광학 3배 확대(줌) 기능을 제공하지만, 2억 화소 광각 렌즈는 화소 일부를 써 2배 확대 효과를 내는 디지털 줌 사양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광학 2배 품질 확대라고 표기한다.

스마트폰을 접어 다양한 구도로 사진영상 촬영이 가능한 부분은 장점이다 / 출처=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접어 다양한 구도로 사진영상 촬영이 가능한 부분은 장점이다 / 출처=삼성전자

카메라 관련 기능도 갤럭시 S25 울트라와 큰 차이가 없다. 인공지능으로 화질을 개선하는 프로비주얼 엔진(ProVisual Engine)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조명, 표현력(디테일), 사실감 등을 알아서 최적화해 어두운 공원, 심야 카페 같은 저조도 환경에서도 자연스러운 사진영상 기록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배경 인물을 자동으로 감지해 제거하는 '지울 대상 추천(Suggest Erases)' 기능, 동영상의 배경 소음을 제거하는 '오디오 지우개' 기능도 포함된다.

갤럭시 Z 플립 7은 5000만 화소 광각 카메라와 1200만 화소 초광각 렌즈 두 개를 달았다. 이는 전작과 동일한 구성이다. 하지만 넓은 면적의 플렉스윈도로 경치를 촬영하거나 고화질 셀프촬영이 가능하다. 동영상은 광색역(10비트 HDR)을 기본 적용했다. 일반 동영상 대비 더 많은 색 정보를 담을 수 있어 편집에 유리하다.

처리장치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이번에는 발열 대책 언급 없었다

갤럭시 Z 폴드 7과 갤럭시 Z 플립 7에는 갤럭시 S25 시리즈에 쓰인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Snapdragon 8 Elite for Galaxy)'를 썼다. 삼성전자와 퀄컴이 협업해 개발한 전용 처리장치다. 3세대 스냅드래곤 8(Snapdragon 8 Gen 3) 대비 중앙처리장치 38%, 그래픽 처리장치 성능 26%가 향상됐다. 인공지능 데이터 처리를 위한 신경망처리장치 성능도 41% 향상됐다.

갤럭시 S25 시리즈에 쓴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탑재되지만 방열 대책은 언급하지 않았다 / 출처=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에 쓴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탑재되지만 방열 대책은 언급하지 않았다 / 출처=삼성전자

문제는 발열이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갤럭시 S24 대비 진공 구조(베이퍼 챔버) 방열판 면적을 40% 확대하고, 새로 개발한 열전도물질(TIM – Thermal Interface Material) 등을 적용해 발열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집중했다. 2025년 1월에 열린 갤럭시 언팩 2025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스마트폰 발열 대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갤럭시 S25 시리즈와 달리 갤럭시 Z 폴드 7은 펼쳤을 때 두께가 4.2mm로 얇다. 갤럭시 S25 엣지의 5.8mm 보다 더 얇은 수치다. 갤럭시 S25 울트라 수준의 방열 설계를 적용해도 게임, 영상 촬영 등 고부하 작업 시 일부 영역의 온도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 Z 플립 7은 펼쳤을 때 두께 6.5mm로 타 제품 대비 여유가 있다.

‘안드로이드 16ㆍ원 UI 8’ 적용해 인공지능 환경 최적화

삼성전자는 구글과의 협력 관계가 돈독한 점을 강조했다. 연단에 오른 릭 오스테를로(Rick Osterloh) 구글 플랫폼ㆍ장비 부문 부사장은 “서클 투 서치 기능으로 시작하는 구글의 인공지능은 전 세계 수백만 대의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실행되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는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갤럭시 Z 폴드 7과 갤럭시 Z 플립 7에는 구글 안드로이드 16 운영체제와 원(One) UI 8 플랫폼이 적용된다. 최원준 MX사업부 사장은 “안드로이드 16과 원 UI 8을 통해 폴더블 폼팩터에 최적화된 갤럭시 인공지능과 구글 제미나이(Gemini)의 시너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멀티모달 인공지능을 강조했다.

기본적인 인공지능 기능은 갤럭시 S25 시리즈와 동일하다. 카메라를 이용해 직접 주변 환경이나 사물을 보여주며 질문 가능하고 답변을 실시간 받는 제미나이 라이브,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확인하는 서클 투 서치 등이 대표적이다. 간단한 키워드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사진을 찾아주거나 사진ㆍ영상 속 내용을 정리해 삼성 메모장에 옮겨주는 등 ‘갤럭시 인공지능(AI)’ 기능도 제공된다.

갤럭시 Z 폴드 7과 갤럭시 Z 플립 7은 누구를 위한 제품인가?

갤럭시 Z 폴드 7의 가격은 237만 9300원(256GB), 253만 7700원(512GB)이다. 16GB 메모리를 탑재한 1TB 모델은 293만 3700원에 책정됐다. 갤럭시 Z 플립 7은 148만 5000원(256GB), 164만 3400원(512GB)에 책정됐다. 설계 구조가 복잡한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특성 때문에 기본 가격은 일반형 대비 높다는 점은 부담 요소다. 가격은 높지만 대화면 스마트 기기를 휴대하려는 목적이라면 가치는 충분하다.

갤럭시 Z 폴드 7은 고가지만 대화면을 휴대한다는 장점이 있다 / 출처=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 7은 고가지만 대화면을 휴대한다는 장점이 있다 / 출처=삼성전자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경험하고 싶다면 갤럭시 Z 플립 7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갤럭시 S25 엣지 512GB(163만 9000원)와 가격 차이가 없으므로 ‘폴더블’ 자체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구매 후 후회할 가능성이 있다.

갤럭시 Z 폴드 7은 갤럭시 S25 엣지와 가격이 비슷해 소형 폴더블 스마트폰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구매하기 애매한 점이 있다 / 출처=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 7은 갤럭시 S25 엣지와 가격이 비슷해 소형 폴더블 스마트폰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구매하기 애매한 점이 있다 / 출처=삼성전자

제품을 구매할 예정이라면 사전 판매 기간에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이벤트를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256GB 저장공간 제품 가격에 512GB 제품을 제공하는 더블 스토리지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전 판매는 두 제품 모두 2025년 7월 15일부터 1주일간 진행된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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