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남다른 성능과 디자인,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스카 16 게이밍 노트북
[IT동아 김영우 기자] 요즘은 ‘게이밍 노트북’을 표방하면서도 휴대성까지 높은 제품도 종종 나온다. 다만, 이런 제품이 모두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다. 크기를 줄이다 보니 고성능의 부품을 넣지 못해 게임 구동능력이 기대 이하인 경우도 있었고, 협소한 내부 공간 때문에 열 배출을 제대로 못해 시스템 안정성이 미흡한 경우도 있었다.
반면, 이번에 나온 에이수스의 ‘ROG 스트릭스 스카 16(ASUS ROG Strix SCAR 16, G635)’은 이런 잔재주를 부리지 않았다. 오히려 큰 본체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게이밍 성능을 극대화한 정통파 게이밍 노트북을 추구하고 있다. 최대 코어 울트라 9 프로세서 및 지포스 RTX 5090 그래픽을 비롯한 최상위급 스펙과 더불어 고화질을 표시하는 미니 LED 기반 16인치 대화면을 갖췄다. 그리고 이러한 고성능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도록 우수한 발열처리 구조를 더했으며,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품어 추가적인 성능 확장에도 유리한 것이 특징이다.
넉넉한 본체에 담긴 남다른 성능과 개성
ROG 스트릭스 스카 16의 본체는 작지 않다. 16인치의 큰 화면을 갖춘 것도 그렇지만 본체 두께 역시 3.08cm로 두꺼운 편이다. 제품 무게 역시 2.85Kg에 이르니 휴대성은 좋지 않은 편이다. 사실 이런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은 휴대용 PC가 아닌 데스크톱 대용의 PC를 원해서 사는 것이니 휴대성이 떨어지는 게 그렇게 큰 단점은 아니다.
얼핏 보기에 디자인이 아주 간결해 보이는데, 실제로 이용해보면 여기저기에서 상당한 개성이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노트북 하단 주변을 다양한 색으로 빛나게 하는 ‘풀서라운드 RGB 라이트바’, 그리고 노트북 상판에 RGB LED 기반의 ROG 로고를 단 것이 눈길을 끈다.
그리고 노트북 상판을 자세히 보면 미세한 타공 처리가 되어있는데 그 안에 수백개의 백색 LED를 배열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이미지나 텍스트를 상판에 표현할 수 있는 ‘애니메 비전(Anime Vision)’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같은 제조사의 게이밍 노트북인 ‘ROG 제피러스(Zephyrus)’ 시리즈에 적용된 바 있는 기능인데, 이제는 스트릭스 시리즈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애니메 비전에 표시되는 이미지는 ROG 노트북에 탑재된 ‘아머리 크레이트(Armoury Crate)’ 소프트웨어를 통해 편집할 수 있다. 아머리 크레이트는 애니메 비전 편집 외에 각종 RGB LED의 색상이나 패턴 변경, 성능/절전 모드 변경을 비롯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노트북 바닥과 상판 외에 키보드에도 RGB LED 기반의 백라이트를 적용했다. ROG 스트릭스 스카 16는 대형 노트북임에도 불구하고 키보드 우측의 숫자패드를 생략했다. 덕분에 각 키가 상당히 큼직해서 누르기가 편하다. 또한 여러 키를 동시에 눌러도 오류 없이 인식하는 N-Key 롤오버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서 게임 플레이에 적합하다.
또한 ROG 스트릭스 스카 16의 키보드에는 에이수스에서 제공하는 ‘오버 스트로크’ 기술이 적용되었다. 이는 일반 키보드에 비해 각 키 내부의 접점 지점을 높인 것이다. 이런 설계를 통해 다른 키보드 대비 좀 더 적은 힘으로 눌러도 입력이 되며, 약간 더 빠른 반응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키보드 숫자패드가 없는 대신 터치패드를 숫자패드로 쓸 수 있다. ROG 스트릭스 스카 16에 탑재된 터치패드는 일반적인 마우스 조작 기능 외에 숫자패드 표시 기능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터치패드의 우측 상단을 1초 이상 누르면 숫자패드가 나타난다. 업무용으로 이 노트북을 활용한다면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다.
강력한 게이밍 능력을 뒷받침하는 고품질 화면
화면 역시 특별하다. 일반적인 노트북은 1920x1080의 풀HD급 해상도에 16:9 화면비, 그리고 60Hz의 주사율(1초당 전환되는 이미지 수)을 제공하는 화면을 갖추고 있으나 ROG 스트릭스 스카 16의 화면은 2560x1600의 2.5K 해상도에 16:10 화면비, 24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보다 정교하면서 움직임도 부드러운 영상을 표시할 수 있는데다 화면의 위아래 너비가 좀 더 길어서 최근의 게이머들이 선호할 만하다.
특히 ROG 스트릭스 스카 16은 고급형 디스플레이 장치에 적용되곤 하는 미니 LED 백라이트 기반 패널을 탑재했다. 최대 밝기가 보급형 모니터 대비 3~4배 수준인 1200니트에 달하기 때문에 화면 전반의 명암비(밝은 곳과 어두운 곳을 구분하는 능력) 및 표현력을 강화하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 역시 원활하게 구현할 수 있다. HDR 중에서도 고급 규격인 돌비 비전(Dolby Vision)까지 지원한다.
최신 기술 적용한 연결 인터페이스
측면 인터페이스의 구성도 눈에 띈다. 특히 주목할 건 총 5개의 넉넉한 USB 포트(타입-A 3개, 타입-C 2개)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중에 타입-C 포트 2개는 최신 기술인 ‘썬더볼트 5(Thunderbolt 5)’를 지원하기 때문에 가치가 높다. 최대 80Gbp에 이르는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을 통해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므로 차세대 주변기기의 성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케이블 하나로 영상/음성을 전송하는 DP Alt 모드를 지원하므로 여기에 4K급 고해상도 모니터를 연결해 화면 확장을 할 수 있다. 별도로 마련된 HDMI(2.1) 포트까지 활용한다면 최대 3개의 모니터를 연결 가능하다. 또한 USB-C 케이블로 본체 충전을 할 수 있는 USB-PD 기술까지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용을 할 수 있다.
다만, 원활한 고속 충전을 하려면 별도로 마련된 전원 포트, 그리고 동봉된 380W 전원 어댑터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380W 어댑터는 덩치가 커서 휴대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충전 속도가 좀 느려도 괜찮다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USB-PD 어댑터를 이용하는 것도 휴대성 측면에선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ROG 스트릭스 스카 16은 최신 무선 인터넷 규격인 와이파이 7을 지원하며, 유선 인터넷 연결을 위한 랜 포트도 달렸다. 요즘 노트북은 유선 보다는 무선 인터넷을 더 많이 이용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정말로 한 순간의 네트워크 끊김이나 속도 저하도 용납하지 못하는 사용자라면 유선 인터넷이 더 좋은 선택이다. 그리고 ROG 스트릭스 스카 16에 달린 랜 포트는 일반적인 기가비트(1G) 규격보다 높은 대역폭을 제공하는 멀티기가비트(2.5G) 규격이다.
우수한 스펙에 높은 업그레이드 편의성 더해
내부 사양도 훌륭하다. 이번 리뷰에 이용한 G635LW-RW128W 모델의 경우, 인텔 코어 울트라 9 275HX(24코어, 최대 5.4GHz) 프로세서에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80(15GB GDDR7) 그래픽을 탑재했다(최상위 모델은 지포스 RTX 5090 탑재).
특히 지포스 RTX 5080은 AI를 이용해 이미지 해상도 및 초당 프레임을 강화하는 DLSS 4 기술을 지원한다. 이를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성능 자원을 이용해 고품질의 게임을 구동할 수 있으며, 미래에 나올 차세대 게임 역시 한층 원활한 구동을 기대할 수 있다.
그 외에도 32GB의 DDR5 규격 시스템 메모리(램)과 PCIe 4.0 고속 인터페이스 대응의 1TB SSD를 탑재하고 있다. 이런 기본 사양도 충분히 괜찮은 수준인데, ROG 스트릭스 스카 16은 여기에 더해 손쉽게 추가적인 성능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장점이다.
일반적인 노트북은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까다롭고 복잡한 분해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ROG 스트릭스 스카 16은 하단에 마련된 잠금 스위치를 옆으로 옮기기만 하면 손쉽게 하단 패널이 열린다. 별도의 공구도 필요하지 않다. 각각 2개의 램 슬롯 및 SSD 장착용 M.2 슬롯을 탑재하고 있으며, 여기에 1개씩의 램과 SSD가 장착되어 출고된다. 기존의 램과 SSD를 제거하지 않고도 간단히 램과 SSD를 추가 장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정도로 업그레이드 편의성이 좋은 노트북은 보기 드물다.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는 사양 외에 내부적으로 그래픽 성능을 극대화하는 설계를 더했다. ROG 스트릭스 스카 16의 그래픽 시스템은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80 외장 GPU외에 인텔 코어 울트라 9 275HX에 포함된 내장 GPU로 구성되었다. 높은 성능이 필요한 상황에선 지포스 외장 GPU가, 소비전력을 아껴야 하는 상황에선 인텔 내장 GPU 위주로 구동하는 구조다.
다만, 이렇게 내/외장 GPU를 따로 갖춘 노트북은 대부분 외장 GPU의 데이터가 내장 GPU를 거쳐 그래픽을 표시하는 구조(옵티머스 기술)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성능 손실이나 응답속도 저하가 일어나기도 했다. 반면, ROG 스트릭스 스카 16은 외장 GPU의 데이터 전달경로를 내장 GPU와 완전히 분리해 화면으로 직접 전송할 수 있는 ‘MUX 스위치’를 내부에 탑재했다. 이는 ‘어드밴스드 옵티머스’ 기술이라 하며, 고성능 GPU의 성능을 온전하게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 체험해본 성능은?
게임 구동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3DMark’ 소프트웨어를 구동해보니 다이렉트X 11 기술기반의 이전 세대 게임 구동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파이어 스트라이크(Fire Strike) 모드에서는 2만 697점, 다이렉트X 12 기반 최근 세대 게임의 성능과 관련된 타임스파이(Time Spy) 모드에서는 3만 3528점을 기록했다. 현재 시중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거의 모든 게임의 아주 원활한 구동을 기대할 수 있는 좋은 점수다.
인기 게임 타이틀인 ‘사이버펑크 2077’, 그리고 ‘몬스터헌터 와일즈’의 벤치마크 모드를 구동해 성능을 측정해봤다. 두 타이틀 모두 화면 해상도는 2560x1600, 그래픽 품질은 ‘울트라’에 맞췄다. 성능의 기준은 초당 평균 프레임(이하 FPS)이며, 대개 60 FPS 이상이면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테스트 결과, 사이버펑크 2077은 평균 102.13 FPS, 몬스터헌터 와일즈는 평균 84.06 FPS를 기록했다. 둘 다 상당히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이다.
참고로 ROG 스트릭스 스카 16에 탑재된 지포스 RTX 5080는 AI 기반 프레임 생성 기술을 지원하는데, 이를 이용하면 본래의 GPU 성능만으로는 구현할 수 없던 부드러운 초당 프레임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각 게임의 그래픽 옵션에서 이 기술을 활성화하고 다시 테스트를 해보니 사이버펑크 2077은 평균 208.12 FPS, 몬스터헌터 와일즈는 평균 139.10 FPS로 성능이 껑충 뛰었다. 이처럼 AI 기술을 통해 하드웨어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은 이 제품의 매력이기도 하다.
소음 및 발열 처리도 합격점
이렇게 한참 성능 테스트를 하다 보니 냉각팬에서 나는 풍절음도 커졌다. 그래도 날카로운 고음이 아니라 중후한 저음에 가까운 풍절음이라 아주 거슬리진 않았다. 게임을 구동하며 풍절음이 가장 큰 순간에 측정한 소음 수치는 60 dB 전후다. 일반적인 소음 기준으로 ‘보통의 대화 소리’, ‘사무실’ 수준의 소음이다.
소음 수준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노트북의 열 처리 능력이다. 이게 잘 되지 않으면 본체가 너무 뜨거워져서 원활한 이용을 할 수 없으며, 장기간 이용 시 제품 고장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ROG 스트릭스 스카 16로 한참 게임을 구동하는 도중에 디지털 온도계로 측정해보니 키보드 중앙 부분의 온도가 섭씨 40도 수준까지 올라갔다. 직접 만지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온도다. 하지만 실제로 자주 손이 접촉하는 키보드 양측 면, 이른바 WASD 구역과 더불어 손목이 접촉하는 팜레스트 부분의 온도는 섭씨 33도의 비교적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높은 사양의 부품을 갖추고 있어 발열 자체는 만만치 않은 수준이지만, 수준급의 냉각장치 구성을 통해 사용자가 체감하는 발열 수준을 크게 낮췄음을 알 수 있다. 이 정도의 설계 능력이면 좋은 평가를 할 만하다.
작업 특성에 따라 배터리 효율 차이 있어
배터리 유지 시간의 경우, 배터리 100% 상태에서 유튜브를 연속 재생하며 시간을 측정해 보니 약 5시간 20분 후에 배터리 잔량이 5% 이하로 떨어졌다는 경고 메시지가 출력되는 것을 확인했다. 휴대성 보다 성능을 중시하는 게이밍 노트북 치고는 배터리 유지 시간이 긴 편이다.
다만, 이건 유튜브와 같은 가벼운 작업만 했을 때의 경우다. 많은 성능 자원을 필요로 하는 게임(몬스터헌터 와일즈)를 플레이 할 때는 약 53분 후에 배터리 부족 경고 메시지가 떴다. 작업의 종류에 따라 전력 소모량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구매 전에 참고하자.
충실하게 구성한 정통파 게이밍 노트북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스카 16(ASUS ROG Strix SCAR 16, G635)은 게이밍 노트북에게 소비자들이 바라는 요소를 아주 충실하게 구현한 제품이다. 훌륭한 게임 구동 능력과 더불어 효과적인 냉각 시스템, 고품질의 화면, 그리고 최신 기술이 적용된 연결 인터페이스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노트북의 바닥부터 상판까지 화려하게 빛나게 하는 풀서라운드 RGB 라이트바 및 애니메 비전 등의 시각적 요소도 상당히 충실해서 제품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여기에 더해 터치패드에 키보드의 숫자패드를 구현하는 등, 다른 노트북에서는 찾기 힘든 깨알 같은 개성도 갖췄다.
제품의 휴대성은 좋은 편이 아니지만, 게이밍 노트북을 지향하는 제품이라면 어설프게 성능과 휴대성을 함께 잡으려 하기보다는 이렇게 확실하게 우수한 게임 관련 능력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2025년형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스카 시리스는 16인치 화면을 갖춘 스카 16(G635) 외에 18인치 화면을 갖춘 스카 18(G835)도 선택할 수 있다. 제품 가격은 이번 리뷰에 이용한 G635LW-RW128W 모델 기준으로 500만 원대 초반이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