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퇴직연금 Q&A] 퇴직연금 ETF에 ‘S&P500 ETF’를 추천하는 이유

한만혁 mh@itdonga.com

퇴직연금은 은퇴 후에도 걱정 없이 생활하도록 도와주는 금융 자산입니다. 과거에는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보다 높은 수익률을 위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비중이 늘고 있습니다. 이에 IT동아는 김세종 이티에프랩 대표와 함께 ETF를 활용한 퇴직연금 운용법을 소개합니다. ETF와 퇴직연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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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ETF에 ‘S&P500 ETF’를 추천하는 이유


[IT동아]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은행이나 증권사는 가입자에게 다양한 ETF 상품을 추천한다. 이때 빠지지 않는 것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ETF’다. 특히 투자 초보자에게는 복잡한 전략을 지닌 ETF보다 S&P500 ETF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S&P500 ETF

나라마다 주식 시장을 대표하는 ‘대표지수’가 있다. 대표지수는 각국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종목을 편입한 지수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코스피(KOSPI)200, 미국 S&P500, 일본 닛케이(日經)225, 중국 씨에스아이(CSI)300 등이 그 예다. 코스피200의 경우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중 시가총액이 큰 200종목으로 구성된 지수이며, S&P500은 미국에 상장된 주식 중 시가총액이 큰 500종목으로 구성된다.

국내 퇴직연금 운용사가 많이 추천하는 S&P500 ETF는 S&P500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ETF다. S&P500 ETF는 경제 규모가 큰 미국의 대표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만큼 시가총액도 큰 편이다.

시가총액이 세계에서 가장 큰 ETF는 뱅가드(Vanguard) S&P500 ETF로, 약 6144억 달러(약 859조 8000억 원)에 달한다. 두 번째로 큰 ETF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ETF인 SPDR S&P500 ETF이며, 시가총액은 약 5714억 달러(약 799조 6000억 원)다. 이들 ETF의 시가총액만 합해도 1조 1858억 달러(약 1659조 5000억 원) 규모다. 우리나라 전체 주식 시장이 2000조 원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ETF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시가총액 기준 1위는 타이거(TIGER) 미국S&P500 ETF로, 지난 2024년 말 KODEX 200 ETF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KODEX200 ETF는 국내 ETF 시장이 시작된 이래 20년 이상 1위 자리를 지켰던 상품이다.

타이거 미국S&P500 ETF와 KODEX200 ETF의 시가총액 변화(2002.10~2025.04) / 출처=이티에프랩
타이거 미국S&P500 ETF와 KODEX200 ETF의 시가총액 변화(2002.10~2025.04) / 출처=이티에프랩

미국 대형주에 분산 투자하는 S&P500 ETF

퇴직연금 운용사가 S&P500 ETF를 추천하는 이유는 미국 대형주에 분산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ETF의 장점 중 하나는 소액으로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분산 투자는 투자금을 여러 주식 종목에 나눠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 종목에만 투자할 경우 해당 종목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전체 투자 성과 역시 손실이 된다. 반면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하면 한 종목에서 손실이 발생해도 손실 폭이 작거나 오히려 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 주식 시장에서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분산 투자를 중요한 투자 방식으로 꼽는다.

분산 투자는 투자 종목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개별 종목의 손실이 전체 투자 성과에 적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령 투자금 비중이 0.1%인 주식이 상장 폐지되어 수익률이 -100%를 기록하는 경우, 전체 수익률은 0.1% 낮아지는 수준에 불과하다.

S&P500 ETF는 S&P500 지수에 포함된 500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이들 500종목은 미국 주식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높은 대형주로 구성된다. 실제로 S&P500에 포함된 500종목의 시가총액 합은 미국 전체 주식 시장 시가총액의 약 80%에 해당한다. 글로벌 기업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의 주식 역시 S&P500에 속해 있다. 이것이 퇴직연금 운용사가 S&P500 ETF를 추천하는 이유다.

미국 S&P500, 한국 코스피200, 일본 닛케이225 수익률 비교(2000.01~2025.04, 각 대표지수 시작점을 100으로 설정) / 출처=케이이티에프
미국 S&P500, 한국 코스피200, 일본 닛케이225 수익률 비교(2000.01~2025.04, 각 대표지수 시작점을 100으로 설정) / 출처=케이이티에프

또한 S&P500 ETF는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과 한국, 일본 대표지수인 S&P500, 코스피200, 닛케이225의 2000년 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수익률을 계산하면 각각 276%, 159%, 90%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각 대표지수 모두 상승했지만, S&P500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일부 기간에는 코스피200이나 닛케이225의 수익률이 높고, 2000년 IT 버블, 2008년 금융 위기 등으로 인해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꾸준한 상승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퇴직연금 운용사들은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S&P500 ETF를 추천하고 있다.

장기 투자에는 ‘환오픈’이 유리

국내에 상장된 S&P500 ETF 상품은 총 21개다. 이들 상품에 투자하기 전에는 먼저 환헤지(換 hedge), 환오픈(換 open)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환헤지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애기 위해 환율을 고정한 것이다. 환오픈은 환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S&P500 ETF 상품의 경우 미국 주가 변화, 원화 대비 달러 가치인 환율 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환헤지형 S&P500 ETF는 환율을 고정해 환율 변동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줄인 상품으로 종목명 끝에 ‘(H)’를 표시한다. 단 환헤지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환오픈형 ETF는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지만,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장기 투자가 목적이라면 환헤지형보다 환오픈형 ETF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글 / 김세종 이티에프랩 대표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을 거치며 ETF/ETN 등 다양한 금융 자산 운용 경험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ETF 관련 정보 제공 플랫폼 개발사 이티에프랩을 창업했다. 현재 케이이티에프(K-ETF)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ETF 정보 및 뉴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KAIST 경영대학원에서 금융공학 및 금융 자산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정리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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