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14일까지 유심 물량 부족 불가피”…유심보호서비스 자동가입 지원

김예지 yj@itdonga.com

[IT동아 김예지 기자] SKT가 5월 2일(금) 을지로 SKT타워에서 유심(USIM) 해킹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고객 보호를 위한 추가 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의 주요 골자는 ▲전국 2600여 개 T월드 매장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 시행 ▲해외로밍 시에도 이용가능한 유심보호서비스2.0 시행 등이다.

유영상 CEO가 관련 임원들과 사과하는 모습, (왼쪽부터) 김희섭 PR센터장, 류정환 네트워크 인프라센터장, 유영상 CEO, 임봉호 MNO사업부장 / 출처=IT동아
유영상 CEO가 관련 임원들과 사과하는 모습, (왼쪽부터) 김희섭 PR센터장, 류정환 네트워크 인프라센터장, 유영상 CEO, 임봉호 MNO사업부장 / 출처=IT동아

이날 유영상 SKT CEO는 “유심해킹 사고 대응 과정 지휘하면서 스스로 많은 반성을 했다. 고객 관점에서의 시각이 부족했다. 고객들이 겪은 수많은 불편과 불안함에 대해 사과드리며, 매일 브리핑을 통해 사고 관련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 궁금증을 해소하고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심보호서비스 자동가입 등 고객 보호 추가 조치

SKT는 이번 유심해킹 사고에 대한 최우선 대책으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강조해 왔다. 이는 불법 복제한 유심이 다른 단말기에서 사용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능으로, 사실상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제공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디지털 취약 계층은 가입 절차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에 대응해 SKT는 유심보호서비스에 아직 가입하지 않았거나, 유심을 교체하지 않은 고객을 대상으로 자동 가입을 실시한다. 특히 75세 이상 어르신 및 장애인 고객의 우선 가입을 돕고, SKT 망 알뜰폰 고객을 대상으로는 업체와 협의를 거친 후 시행한다. SKT는 “고객이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관련 이용약관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했다”며, “현재까지 약 1442만 명의 SKT 고객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완료했다. 남은 약 850만 명 고객에 대해 5월 14일까지 하루 최대 120만 명씩 순차적으로 자동 가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상 SKT CEO / 출처=SKT
유영상 SKT CEO / 출처=SKT

더불어 SKT는 해외 로밍 고객도 이용 가능한 ‘유심보호서비스2.0’도 5월 14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유심보호서비스2.0은 온라인·모바일 T월드 또는 고객센터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이미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된 경우 별도 신청하지 않아도 자동 적용된다. 유영상 CEO는 “해외 로밍 환경에서도 유심보호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사전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 5월 14일 이전 해외 출국 고객에게는 최대한 유심 교체를 지원하겠다. 해외에서도 비정상인증 차단 시스템(FDS)으로 안전을 보장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100%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SKT 관계자는 “유심보호서비스의 하루 가입 가능 고객 수가 제한적이고, 기존 버전에서는 자동 가입을 해드리기 어려웠다. 유심보호서비스는 복제폰 예방을 위한 서비스로, 해외에서 복제폰 사례가 많아 로밍과 연계 개발이 지연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심 확보 노력, “14일까지는 수급 어려울 전망”

SKT는 유심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5월 5일부터 전국 2600여 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모집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유영상 CEO는 “유심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존 고객의 유심 교체를 빠르게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며, “전국 SKT 매장 2600개 중 약 350개는 SKT 직영점, 나머지는 대리점인데, 중소기업인 대리점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SKT 차원에서 피해 보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이보다 더 소규모인 판매점은 SKT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고 있어, 대리점까지 신규가입을 중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T는 신속한 유심 확보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유영상 CEO는 “5월과 6월 각각 500만 장의 유심을 확보하고, 7월 이후에도 추가 확보를 추진하겠다. 특히 이번 연휴 기간 해외여행 고객의 유심 교체를 위해 6일까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내 로밍 센터 내 좌석 수를 2배, 업무 처리 용량을 3배로 확대 운영한다. 인천공항에서는 2일부터 면세구역 내에도 11석을 추가하고, 새벽 5시부터 운영한다. SKT 본사직원 100여 명도 현장에 추가 투입된다”고 말했다. 유심 교체는 주말 및 공휴일에도 공급된다.

유심 납품 소요 기간 등 제약으로 인해 최대 5월 14일까지 유심 수급 부족 현상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출처=IT동아
유심 납품 소요 기간 등 제약으로 인해 최대 5월 14일까지 유심 수급 부족 현상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출처=IT동아

그러나 유심 납품 소요 기간 등 제약으로 인해 최대 5월 14일까지 유심 수급 부족 현상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T는 “유심 제조사와 생산량 확대 및 공급 일정 단축을 위해 논의하고, 글로벌 칩셋 제조사에도 공급 일정 단축을 위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유심은 공급업체가 반도체 구매부터 소프트웨어 탑재 과정을 거쳐 SKT에 납품되는데, SKT 기준 연평균 20만 장, 이통3사 전체 연간 수요는 약 500만 장 정도다. 그래서 사고 직후 추가 대량 주문을 했으나, 납품 기간을 고려해 5월 14일까지는 물량 부족은 불가피하다. 또한 로밍 고객을 우선 지원하다보니 이외 지역에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심 택배 서비스 제공 가능성에 대해 “택배로 유심을 발송해도 결국 고객센터 및 유통망을 거쳐야 되고, 하루 유심 교체 가능 수량은 20~25만 개 수준에 포함된다. 추후 고려할 수 있겠지만 현재는 대면 유통망에 인력을 집중 투입하는 게 효율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T는 4월 28일부터 유심 교체 예약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나, 예약 후 안내 문자를 받은 고객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SKT 관계자는 “고객이 유심 교체를 예약하면 예약 완료 문자가 발송되고, 이후 확정 날짜, 장소, 매장 주소가 적힌 안내 문자가 추가 발송된다. 그러나 유심 수급이 어려워 다소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약 84만 명이 유심 교체를 완료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빠른 유심 교체를 원하는 고객은 디지털 방식의 이심(eSIM)을 고려해볼 수 있다. SKT 관계자는 “이심 가격은 2850원으로 오히려 유심(7700원)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셀프개통도 늦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젊은 층이 아니라면 등록 절차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 물리 유심을 더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피해 접수 없어…“피해 입증 완화 논의 중”

유영상 CEO와 관련 임원들이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모습, (왼쪽부터) 김희섭 PR센터장, 류정환 네트워크 인프라센터장, 유영상 CEO, 임봉호 MNO사업부장 / 출처=IT동아
유영상 CEO와 관련 임원들이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모습, (왼쪽부터) 김희섭 PR센터장, 류정환 네트워크 인프라센터장, 유영상 CEO, 임봉호 MNO사업부장 / 출처=IT동아

SKT는 유심해킹으로 인한 잠재적인 고객 피해 지원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SKT 고객이 유심해킹으로 실제 피해를 입을 경우, 피해 보상 과정에서 고객의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유심해킹으로 고객이 가장 우려하는 피해는 ‘심 스와핑’으로 인한 복제폰 피해다. SKT는 “만약 복제폰이 만들어져 금융 피해까지 발생하면 이 부분에 대해 100% 보상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피해 사례가 접수된 건 없다”고 말했다.

또한 SKT는 이번 사태로 인한 스미싱 문자 피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며, “현재 당사는 유심 도착 문자를 보내지 않고 있다. 114 발신번호와 인증마크가 없는 경우, 스미싱 문자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미싱은 유심해킹과 무관하지만, 이번 사태로 스미싱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경찰청 등 기관과 예방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KT, LG유플러스 등 타통신사로 이동 시 발생하는 위약금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대책이 없었다. 유영상 CEO는 “위약금 문제는 위중한 사안으로 회사 단독 결정이 어렵고, 이사회 논의와 의결을 거쳐야한다. 현재 귀책 사유 관련 약관 법무 검토 중이며, 완료되는 대로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겠다”며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SKT는 5월 2일부터 유심해킹 사고와 관련된 일일 브리핑을 매일 오전 10시 온오프라인으로 병행해 진행한다. 이 브리핑에서는 ▲유심 교체 및 예약 현황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 수 ▲유심포맷 ▲로밍 서비스 정보 등 새로 추가되는 보호조치에 대한 상세 내용이 안내될 예정이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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