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퇴직연금 Q&A] 퇴직연금, 은행에서도 ETF에 투자할 수 있다

한만혁 mh@itdonga.com

퇴직연금은 은퇴 후에도 걱정 없이 생활하도록 도와주는 금융 자산입니다. 과거에는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보다 높은 수익률을 위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비중이 늘고 있습니다. 이에 IT동아는 김세종 이티에프랩 대표와 함께 ETF를 활용한 퇴직연금 운용법을 소개합니다. ETF와 퇴직연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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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은행에서도 ETF에 투자할 수 있다


[IT동아] 퇴직연금 가입자가 퇴직연금을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전하는 경우가 있다. ETF 투자를 위해서다. 하지만 ETF 투자를 위해서라면 퇴직연금을 증권사로 옮길 필요는 없다. 은행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ETF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은행 및 증권사의 퇴직연금 차이

ETF를 거래하려면 증권사에서 주식 매매가 가능한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하지만 퇴직연금의 경우 은행에서도 ETF를 사고팔 수 있다. 단 매매 가능한 상품과 매매 방식에 차이가 있다.

증권사 퇴직연금은 제도적으로 허용한 모든 ETF를 매매할 수 있다. 반면 은행은 제한된 ETF만 사고팔 수 있다. 매매 가능한 ETF는 은행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시가총액 상위 100~200종목이다.

은행이 모든 ETF의 매매를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퇴직연금 가입자 보호를 위함이다. 은행은 ETF 내재 위험 요소를 분석해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적합한지를 심사한다. 퇴직연금 가입자의 요청이 있거나 은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상품을 대상으로 심사 후 거래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

따라서 은행 퇴직연금 ETF는 다양성 측면에서 제한적이지만, 안정적인 퇴직연금 관리 측면에서는 유리하다. 퇴직연금 전문가가 먼저 상품의 위험성, 유동성 등을 검토하기 때문이다.

은행과 증권사 퇴직연금 ETF는 매매 방식도 다르다. 은행 퇴직연금은 ETF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없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ETF 매수 및 매도 주문을 요청하면 은행은 이를 모아 증권사에 전달한다. 은행별로 차이가 있지만, 주문에서 체결까지 5~15분가량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증권사 퇴직연금의 경우 퇴직연금 가입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다.

은행 퇴직연금 ETF는 ETF의 장점인 실시간 매매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퇴직연금은 장기적인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전체 투자 기간에서 5~15분의 차이는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특히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국내 거래소 개장 시간은 미국 주식 시장 마감 이후이므로 가격 변화가 크지 않다.

은행 퇴직연금 ETF 거래 시 주의할 점

은행 퇴직연금으로 ETF를 매매하는 방법은 은행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과정은 유사하다. 은행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퇴직연금으로 설정하고 ‘ETF’를 누른 후 원하는 상품을 선택한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퇴직연금 ETF 상품 찾기 화면(왼쪽부터) / 출처=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앱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퇴직연금 ETF 상품 찾기 화면(왼쪽부터) / 출처=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앱

은행 퇴직연금으로 ETF를 매수 및 매도하는 경우 가격을 지정할 수 없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매수 또는 매도 주문을 요청하면 은행이 가입자 대신 증권사에 주문을 제출하고, 거래 가능한 가격에 거래를 진행한다. 매도 수량이 많지 않은 경우 현재가로 체결되지 않고 현재가보다 좀 더 높은 가격으로 체결되기도 한다.

은행 중에는 일정 시간 동안 분할 매매하는 곳도 있다. 높은 가격에서 매수하거나 낮은 가격에서 매도하는 위험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한 번에 매매하는 것보다 여러 번에 걸쳐 분할 매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참고로 은행 퇴직연금 ETF를 당일 매매하려면 오후 3시 이전에 주문을 제출해야 한다. 주문 전달 및 처리 과정에 5~15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거래가 종료되는 오후 3시 30분에서 30분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퇴직연금, 굳이 증권사로 옮길 필요는 없다

은행의 퇴직연금 ETF는 증권사보다 불편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실시간 매매가 어렵고, 상품도 제한적이다. 또한 매매 시 가격을 지정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퇴직연금을 증권사로 이전할 필요는 없다. 퇴직연금은 장기 투자 전략에 적합한 자산이고, 은행 퇴직연금 ETF의 특성은 오히려 안정적인 장기 투자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글 / 김세종 이티에프랩 대표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을 거치며 ETF/ETN 등 다양한 금융 자산 운용 경험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ETF 관련 정보 제공 플랫폼 개발사 이티에프랩을 창업했다. 현재 케이이티에프(K-ETF)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ETF 정보 및 뉴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KAIST 경영대학원에서 금융공학 및 금융 자산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정리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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