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4o 기본 탑재한 HP 비즈니스 제품군, 'AI PC 확산'에 마중물 될까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시장조사기업 IDC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의뢰를 받아 진행한 ‘AI 비즈니스 기회’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에 생성형 AI 사용 기업은 55%였으나 2024년에는 75%로 급증했다. 회사가 생성형 AI에 1달러를 투자할 때마다 3.7배의 수익률 상승을 거뒀고, 금융, 미디어 및 통신, 모빌리티, 소매 및 소비재 등의 순서로 수익률이 높았다. 사내 AI 배포에 걸린 시간은 평균 8개월이며, 13개월이면 수익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의 투자 가치가 확실한 것으로 입증되며 거의 모든 기업들이 AI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관련된 교육이나 서비스 개발 등에도 속도를 올리는 추세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생성형 AI 구독으로 인한 추가 부담이 늘고, 향후 특정 기업의 AI에 종속될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가 된다. 글로벌 PC 기업 HP는 사전 설치 프로그램에 챗GPT를 결합한 ‘AI컴패니언’으로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HP Z2 미니 G1a와 HP AI컴패니언 메인 화면, 40~50TOPS(초당 40~50조 회 연산) 처리 성능을 갖춘 신경망 처리 장치(NPU) 탑재 AI PC에서 쓸 수 있다 / 출처=IT동아
HP Z2 미니 G1a와 HP AI컴패니언 메인 화면, 40~50TOPS(초당 40~50조 회 연산) 처리 성능을 갖춘 신경망 처리 장치(NPU) 탑재 AI PC에서 쓸 수 있다 / 출처=IT동아

AI컴패니언은 HP AI PC에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지원 설루션이다. 원래 사전 설치 프로그램은 컴퓨터 업데이트나 유지보수, 보증 등과 관련된 기능을 수행하지만, HP는 사전 설치 프로그램의 기본 기능은 물론 GPT-4o를 탑재해 사용자가 무료로 쓸 수 있게 제공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즈니스용 컴퓨터만 사면 추가 부담 없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AMD 라이젠 AI 맥스를 탑재한 HP 미니 PC를 활용해 AI컴패니언 기능을 활용해 봤다.

AMD의 첫 통합 메모리 탑재 PC, HP Z2 미니 G1a

HP Z2 미니 G1a는 6코어 12스레드 구성의 AMD 라이젠 AI 맥스 프로 380부터 최대 16코어 32스레드 구성의 AMD 라이젠 AI 맥스+프로 395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ISV 인증 워크스테이션이다. ISV 인증은 독립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가 자사 소프트웨어의 성능과 호환성을 보증하는 인증으로, 어도비, 오토데스크, 다쏘시스템, PTV 등의 산업용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쓸 수 있다. 메모리는 최대 128GB LPDDR5X-8533 ECC 메모리를 탑재하며, 저장 공간은 최소 512GB부터 최대 8TB까지 나뉜다.


리뷰에 사용된 HP Z2 미니 G1a는 AMD 라이젠 AI 맥스+ 프로 395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 출처=IT동아
리뷰에 사용된 HP Z2 미니 G1a는 AMD 라이젠 AI 맥스+ 프로 395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 출처=IT동아

소프트웨어는 HP 울프 프로 시큐리티 에디션 기반의 보안 소프트웨어가 기본 제공되며, 바이오스 보호 프로그램인 6세대 HP 바이오스페어(HP Biosphere), 안전 제거 프로그램인 HP 슈어 이레이즈(HP Sure Erase), 보안 프로그램인 HP 슈어클릭(Sure Click)과 HP 슈어 어드민 (Sure Admin), 2세대 HP 슈어 센스(Sure Sense), HP 슈어런(Sure Run) 등이 전방위로 제공된다.

이전 세대와의 차이점은 AMD AI 맥스 프로세서 도입으로 CPU와 내장그래픽 칩셋, 신경망 처리 장치(NPU)가 128GB 메모리를 공유한다. 덕분에 고용량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작업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또 AI 처리를 위한 NPU로 MS 코파일럿+ PC 지원, 전원 어댑터 내장으로 깔끔해진 배선정리, 와이파이 7 도입, 다중 디스플레이 출력 기능 등이 특징이다. 이번에 함께 공개된 HP AI컴패니언도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다.

간단히 AMD 라이젠 AI 맥스 살펴보니··· 애플 맥 스튜디오 넘봐

HP Z2 미니 G1a에 탑재된 AMD 라이젠 AI 맥스 프로세서는 x86 CPU로는 처음으로 통합 메모리가 적용됐다. 통합 메모리는 CPU와 GPU가 메모리를 공유하는 방식이며, VRAM(비디오 메모리)를 많이 동원하는 AI 학습이나 렌더링 작업 등에 크게 유리하다. 이전까지는 애플 실리콘 계열에서만 지원했으나, AMD 역시 라이젠 AI 맥스로 이 기능을 지원하게 됐다.


시네벤치 2024는 단일코어 109점, 다중 코어 1910점으로 확인된다. 블렌더 벤치마크 점수는 총합 519.81점이다 / 출처=IT동아
시네벤치 2024는 단일코어 109점, 다중 코어 1910점으로 확인된다. 블렌더 벤치마크 점수는 총합 519.81점이다 / 출처=IT동아

AMD 라이젠 AI 맥스+프로 395의 성능을 확인하고자 특정 작업을 반복 수행한 결과로 변별력있게 성능을 판단하는 시네벤치 2024, 블렌더 4.4 벤치마크 테스트를 각각 진행했다. 이때 AMD 라이젠 AI 맥스+ 프로의 단일 코어 성능은 109점으로 애플 M1 및 AMD 라이젠 7 7800X3D에 근접한다. 다중 코어 성능은 1910점으로 AMD 라이젠 9 9900X, 애플 M4 맥스 14코어 제품보다 높고, 28코어 제품군인 인텔 제온 W-3175X,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3960X에 가깝다.

블렌더 벤치마크 역시 총합 519.81점으로 애플 M2 울트라, 인텔 코어 i9-14900KS보다 높은 수준의 성능을 발휘했다. 열설계전력(TDP)이 45W에서 120W 구성이므로 저전력 제품은 고성능 노트북 수준이고, HP Z2 미니 G1a 같은 워크스테이션 구성은 데스크톱 CPU 수준으로 보면 된다.

HP AI컴패니언, PC 설치하면 즉시 쓸 수 있어


HP AI컴패니언에 탑재된 AI는 GPT-4o 모델이며, 업데이트나 변경될 수 있다 / 출처=IT동아
HP AI컴패니언에 탑재된 AI는 GPT-4o 모델이며, 업데이트나 변경될 수 있다 / 출처=IT동아

HP는 HP AI컴패니언을 통해 업무의 미래를 표방한다. 지금까지의 기본 설치 프로그램이 지원용 서비스였다면, 앞으로는 애플 시리나 구글 재미나이 같은 PC 탑재 개인 비서라는 시각이다. 기능 면에서는 ▲ GPT-4o 기반으로 질문할 수 있는 디스커버 ▲ MS 애저 드라이브 및 직접 업로드한 문서 등을 검색하고 요양하는 애널라이즈 ▲ PC 구성을 최적화하는 플랫폼 세 개 메뉴로 구성된다. HP PC 설치를 끝내면 자동으로 HP AI컴패니언이 설치돼 있고, HP 제품 중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PC를 쓰고 있다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도 받을 수 있다.


HP AI컴패니언 역시 GPT-4o와 동일하게 코딩, 수학문제 풀이 등을 주문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HP AI컴패니언 역시 GPT-4o와 동일하게 코딩, 수학문제 풀이 등을 주문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디스커버 항목은 말 그대로 GPT-4o 기능이다. 언어 기능을 활용해 다양한 질의응답을 할 수 있고, 기사를 요약하거나 논문 관련 질의응답을 던질 수 있다. 다만 베타버전이므로 아직까지 이미지 입력이나 도표 생성 등의 기능은 지원하지 않고, 프롬프트 입력으로만 물어볼 수 있다. HP AI컴패니언과 오픈 AI GPT-4o 서비스에 유튜브 iframe 코드 변경과 관련해 동일한 질문을 던진 뒤 결과를 확인했다.

먼저 오픈AI GPT-4o는 질문의 개요를 파악한 뒤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코드로 변경함과 더불어 코드 관련 설명도 덧붙였다. HP AI컴패니언은 이보다 짧지만 개요를 인식하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코드를 제시한 뒤, 어떻게 내용을 변경했는지에 대한 안내를 덧붙였다.


질문에 따라서 간략하게 대답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때는 자세히 설명해달라는 단서를 덧붙이면 추가로 설명받을 수 있다 / 출처=IT동아
질문에 따라서 간략하게 대답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때는 자세히 설명해달라는 단서를 덧붙이면 추가로 설명받을 수 있다 / 출처=IT동아

이어서 ‘표준연의 국가공인참조표준에 대한 개요를 설명’해달라는 주문을 던졌다. 오픈AI의 GPT-4o는 국가공인참조표준 개요에 대한 정의와 목적, 법적 근거, 표준 유형 등을 도표를 들어가며 상세히 설명하는 반면, HP AI컴패니언은 해당 내용에 대한 사전적 정의와 설명을 위주로 제공했다. 앞서 결과와 달리 대답이 짧았는데, ‘상세히 설명해’라는 문구를 달자 오픈AI의 GPT-4o와 비슷하게 내용을 설명했다.

두 질의응답 결과를 볼 때, HP AI컴패니언과 GPT-4o의 설명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HP AI컴패니언쪽이 무료 서비스다보니 간략하게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고, 상세 설명을 받고 싶으면 추가로 요청해야 한다. 현재도 유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만큼 자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향후 업데이트도 제공, 문서 인식 기능도 핵심 기능

이미지를 직접 제공할 순 없지만, 애널라이즈 기능을 사용해 PDF, WORD, TXT 파일을 입력한 뒤 요약하는 기능은 쓸 수 있다. 문서를 수정하거나 번역해서 다시 제공하는 기능까지는 아니지만, 내용이 많은 문서를 필요에 맞게 가공하거나 요약본으로 확인하는 등의 목적으로는 충분하다. 기업 환경에서 생산성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리기보다는, 사용자가 문서 등을 파악할 때 빠르게 확인하는 목적으로 유용하다.


애널라이즈 메뉴를 통해 PDF 문서 등을 입력하고, 번역이나 축약, 검색 등을 쓸 수 있다 / 출처=IT동아
애널라이즈 메뉴를 통해 PDF 문서 등을 입력하고, 번역이나 축약, 검색 등을 쓸 수 있다 / 출처=IT동아

해당 기능은 애널라이즈로 진입한 뒤 ‘라이브러리 추가’를 누른 다음, 파일과 라이브러리 이름을 입력한다. 파일 용량에 따라 인식하는 시간이 다르며, 인식이 완료되면 라이브러리에 선택 후 문서에 대해 질의응답할 수 있다. 예시에서는 AMD 라이젠 AI 맥스 시리즈의 브로셔 PDF 파일을 첨부했고, 영어 문서지만 이를 한글로 축약하고 성능 관련 내용을 설명해 달라고 했다. 간단한 문서 정리나 요약, 검색 등등으로 활용하자.

LLM 기반 AI, 오피스나 포토샵 등 사무 프로그램 영역으로

HP AI컴패니언은 AI 서비스의 대중화 방향을 잘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까지 출시하며 오피스 프로그램에 생성형AI를 도입 중이고, 이미 많은 기업과 사무 환경에서 챗GPT나 클로드, 재미나이, 퍼플렉시티 등 다양한 서비스로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거의 모든 생성형AI 서비스가 유료인 까닭에 기업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무료로 LLM을 제공한다는 점은 매우 파격적이다.

보태어 말하자면, 과거에 PC를 사면 바이러스 탐지 프로그램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한컴 오피스 등을 주는 게 유행이었다. HP AI컴패니언도 같은 맥락에서 AI를 업무용 도구로 제공하는 것에 가깝다. 기존의 GPT-4o로 충분한 작업이고, AI를 별도로 구독 중인 기업 환경이라면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상위 버전이 제공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무료 LLM 제공이 HP를 넘어 다른 제조사로도 확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AI PC가 더 빠르게 산업 현장을 바꿔놓는 시대가 오고 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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