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의 검색 꿈꾸는 퍼플렉시티, 모리타 준 APAC 대표에게 듣다

김예지 yj@itdonga.com

[IT동아 김예지 기자]

“앞으로는 사용자가 AI에 질문하여 원하는 답을 찾는 답변 엔진을 넘어, 사용자가 원하는 답을 AI가 알아서 대신 찾아주는 행동 엔진의 시대가 올 것이다. 검색 산업의 생태계 양상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퍼플렉시티는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것이다. 한국은 이런 기회가 많은 나라다. 퍼플렉시티는 이런 나라에서 AI로 누리는 새로운 검색 경험을 소개하려 한다”

모리타 준 퍼플렉시티 아태지역 대표 / 출처=IT동아
모리타 준 퍼플렉시티 아태지역 대표 / 출처=IT동아

인공지능(AI)으로 검색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궁금한 게 있으면 AI 엔진에 질문하고 답변을 얻는다. 키워드를 검색해 답을 찾는 기존 방식과는 다른 모습이다. AI 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

2022년 오픈AI 출신 엔지니어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대표가 공동 창업한 퍼플렉시티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주목 받았다. 이후 세계에서 하루에만 2000만 개 이상의 질문을 처리하는 대규모 서비스로 발돋움했다.

IT동아는 이번에 방한한 모리타 준 퍼플렉시티 아태지역(APAC) 대표를 만나 퍼플렉시티가 제시하는 비전과 한국 시장 전략의 청사진을 엿보았다. 모리타 준 대표는 한국, 일본, 미국에서 스타트업 관련 업무를 폭넓게 경험했고, 카카오 계열사 일본 지사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그는 2024년 11월 퍼플렉시티에 합류해 한국과 일본,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 등 아태지역을 총괄한다. 퍼플렉시티는 일본과 한국 사무소 개소를 앞두고 있으며,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행동 엔진으로 진화…코멧 AI 브라우저가 시작점

퍼플렉시티 서비스 / 출처=퍼플렉시티
퍼플렉시티 서비스 / 출처=퍼플렉시티

퍼플렉시티는 자체 AI 모델과 오픈AI의 챗GPT,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과 함께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며 출처를 명시하는 생성 AI 기반의 대화형 답변 엔진이다. 다만, 이들은 다른 거대언어모델(LLM)을 제공하는 기업과 달리, AI뿐만 아니라 검색을 특히 강조한다. 검색으로 얻는 데이터로 창출할 새로운 기회를 아주 큰 가치로 여기는 덕분이다.

그래서 퍼플렉시티는 검색 패러다임의 변화를 중요한 시점으로 인식한다. 모리타 준 대표는 “지난 2~30년간 키워드 검색으로 답을 찾는 방식은 원하는 정보를 찾는 데 한계가 있었고, 퍼플렉시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검색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AI를 활발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용자가 AI에게 질문을 잘하는 것보다 AI가 사용자의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퍼플렉시티는 AI ‘검색 엔진’을 ‘답변 엔진(Answer Engine)’이라 부르는데, 앞으로는 사용자가 AI에 질문하여 원하는 답을 찾는 답변 엔진을 넘어, 사용자가 원하는 답을 AI가 알아서 대신 찾아주는 ‘행동 엔진(Action Engine)’의 시대가 올 것”이라 말했다.

그렇다면 퍼플렉시티가 제시하는 행동 엔진의 시대는 무엇이 다를까. 모리타 준 대표는 행동 엔진으로서의 AI 성능은 폭발적으로 향상되며, 미래의 AI엔진은 기존과는 차별화된 검색 경험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퍼플렉시티 어시스턴트가 그 사례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빠르고 정확한 사용자 맞춤형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검색 경험을 준다.”고 소개했다.

올 1월 출시된 퍼플렉시티 어시스턴트는 사용자가 더 빠르고 편리하게 정보를 찾고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구글 안드로이드용 음성 어시스턴트다. 설치 후 목소리로 퍼플렉시티 어시스턴트에 지시를 내리면, 앱과 서비스 전반에 걸쳐 다양한 작업을 수행한다. 이들은 퍼플렉시티 어시스턴트 덕분에 답변 엔진에서 한 단계 도약, 다른 앱과 연동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통합 도구로 발전했다고 말한다.

코멧 AI 브라우저 사이트 / 출처=퍼플렉시티
코멧 AI 브라우저 사이트 / 출처=퍼플렉시티

퍼플렉시티는 그 시작점을 곧 출시할 예정인 ‘코멧(Comet)’ AI 브라우저로 봤다. 지난 2월 퍼플렉시티가 발표한 코멧은 에이전트 검색을 위한 브라우저로, AI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를 가질 것으로 업계의 기대를 모은다. 모리타 준 대표는 “코멧 AI 브라우저는 기존 웹 브라우징 방식과 달리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사용자의 모든 온라인 작업을 최적화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그는 “퍼플렉시티는 코멧브라우저를 선보여, 더 많은 개인/기업 사용자가 퍼플렉시티 AI의 검색 경험을 누리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목표를 세웠다. 코멧 브라우저는 현재 공식 사이트에서 받고 있는 대기자 명단을 기반으로 순차 공개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API 활용한 파트너십 확대..광고 모델 변화

행동 엔진으로 나아가는 퍼플렉시티의 여정은 분주하게 흘러가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일차적 목표로 서비스 사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API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주력한다. 그 사례인 퍼플렉시티 API인 ‘소나(Sonar)’는 검색 능력에 최적화됐고 이미지 해석 기능도 가졌다. 모리타 준 대표는 “퍼플렉시티의 자체 서비스 사용자 증가도 중요하지만, 파트너사가 퍼플렉시티의 API를 연동한 후 서비스가 개선되거나 활용도가 높아지는 사례를 의미 있게 생각한다. NH농협증권과 2월 체결한 파트너십도 그 일환이다. 다양한 일반 사용자의 피드백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사용자들이 많이 사용할수록 소나가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퍼플렉시티와 BC카드가 파트너십을 맺었다 / 출처=BC카드
지난 3월 퍼플렉시티와 BC카드가 파트너십을 맺었다 / 출처=BC카드

퍼플렉시티는 국내 SKT를 비롯해 소프트뱅크, 싱텔 등 세계 통신사들과의 협력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모리타 준 대표는 “통신사와 협력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플렉시티 AI의 검색을 경험할 기회를 드리겠다. 퍼플렉시티의 작동 방식을 가장 잘 이해하려면 직접 써 보는 것이 가장 좋다. 그 밖에도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최근 퍼플렉시티는 NH투자증권, BC카드 등 국내 금융사와 더불어 세계 25개국의 주요 언론사와 속속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모리타 준 대표는 “검색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행동 엔진으로 발전함에 따라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사가 필요하다. 특히 미디어와의 협약은 AI 기업으로서 최초 사례”라고 말했다.

나아가, 모리타 준 대표는 향후 검색 방식의 변화와 함께 파트너십의 형태 및 광고 모델 역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퍼플렉시티 서비스 내에서 협력을 맺은 파트너사의 정보를 우선순위로 인용하고, 연관 질문에 대해 출처가 인용될 경우 광고 수익 분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예컨대, ‘가방 추천해 줘’라는 질문에 대해 특정 가방 브랜드가 스폰서로 참여해 관련 정보를 포함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고, 이는 쇼핑 서비스와도 연동된다.

퍼플렉시티,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과 희열 주는 도구로

모리타 준 퍼플렉시티 아태지역 대표 / 출처=IT동아
모리타 준 퍼플렉시티 아태지역 대표 / 출처=IT동아

퍼플렉시티는 각 나라별 고유한 문화적 특성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 마치 AI를 하나의 문화처럼 사용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모리타 준 대표는 “한국은 얼리어답터가 많은 나라며, 모든 게 빠르게 변화하는 역동적인 시장이다. ‘한류’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서는 한번 이슈화된 음식, 패션 등이 물결처럼 빠르게 트렌드가 되었다가 또 다른 트렌드로 다시 전환되는 특징이 있다”며, “퍼플렉시티는 한국 시장에서 어떤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퍼플렉시티는 다른 AI 기업과 달리 내부적로도 도전적인 스타트업 문화와 분위기를 추구한다. 이러한 독특한 매력을 바탕으로 한국 사용자에게 다가가고 싶다. 그래서 단순히 남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따라 쓰는 게 아니라 퍼플렉시티만의 고유한 특징 때문에 선택해주길 바란다”며, “퍼플렉시티는 사용자들이 지식과 호기심을 확장하고 더 깊이 탐구하도록 안내하는 경험을 주려 한다. 이 경험이 주는 희열을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길 바란다. 개발자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로부터 퍼플렉시티를 잘 사용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모리타 준 대표는 “한국에는 유독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AI를 활용해 업무를 보다 효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LLM 비용과 관련해 “LLM 시장 경쟁이 치열할수록 비용은 점차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가격이 내려가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해 그동안 AI를 접하기 어려웠던 국가에도 AI를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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