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SIA 프리팁스] 레졸루션, 'AI 기반 PCB 비전 검사'로 제조혁신 돕는다

남시현 sh@itdonga.com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KESIA)는 중기부 주관 민간주도형 예비창업 지원 프로그램 ‘프리팁스(시드트랙)’의 주관 기관이다. 프리팁스는 민관 협력 창업 프로그램 TIPS의 이전 단계 지원 프로그램이다. 전문성을 갖춘 민간 운영사 6곳(인포뱅크, 프라이머 시즌 5, 앤틀러코리아, 엔슬파트너스, 탭엔젤파트너스, 와이앤아처)이 스타트업의 창업팀 구성부터 시드 투자 유치까지 초기 단계 성장을 책임지고 지원한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국내 PCB 검사 시장은 고영테크놀로지, 미르기술이 대표적이고, 해외 설루션인 노드슨, SAKI도 있다. 기존 PCB 검사에도 AI 기능이 있으나, 사전 학습 과정도 필요하고 규칙 기반이다. 반면 레졸루션의 REX 1 설루션은 학습 없이 곧바로 시행할 수 있는 완전한 비규칙 기반이라는 점을 강점으로 민다. 실제 외관 검사자의 불량 검출 패턴을 학습하여 티칭(Teaching, 검출 기기에 PCB의 불량 규칙을 입력하는 작업)없이 즉시 불량을 검출할 수 있다”

김혁 레졸루션 대표를 서울 AI 허브에서 만났다 / 출처=IT동아
김혁 레졸루션 대표를 서울 AI 허브에서 만났다 / 출처=IT동아

PCB는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 중 하나로, 인쇄 회로 기판을 뜻한다. PCB는 전기 절연체 표면에 전기 신호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도체를 형성한 것이며, 오늘날 모든 반도체의 기반으로 쓰인다. 자동차 양산 등 대량생산 체제는 구축 완성도를 높여 불량률을 낮추지만, 소량 생산하는 기판들은 그렇지 않다. 소량 생산 품목은 도통 검사를 통해 전기 신호와 기능 작동 여부를 확인하나, 부품 삽입이 안됐거나, 거꾸로 장착됐거나, 납땜이 불량인 경우는 육안으로 검사해야 한다

김혁 레졸루션 대표는 기존 규칙 기반 검사 장비의 한계로 인해 여전히 작업자의 육안 검사에 의존하는 이 방식에 AI 비전 인식을 도입해 불량률은 낮추고, 작업 편의성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기존 대안의 한계가 명확해 사람에게 의존하는 제조 영역 겨냥했다”

김혁 대표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업경영학부에서 학부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기술경영학부 석사과정을 밟았다. 그는 석사 과정 당시 대형언어모델(LLM) 텍스트와 관련해 연구했으며, 졸업 후에는 창업을 위한 경험쌓기에 나섰다. 김혁 대표는 “졸업 직후 창업을 했다가 6개월 만에 실패를 경험했고, 실전 경험의 필요성을 느껴 시리즈 B 규모의 자율주행 로봇 기업에서 3년 간 일했다. 처음에는 사원으로 입사했지만 빠르게 경험을 쌓아 퇴사 시점에는 전략기획실 실장이자 임원까지 올랐고, 2024년 4월에 퇴직한 뒤 앤틀러에 합류했다”라고 설립 전 얘기를 했다.


김혁 대표가 PCB 육안검사 자동화를 통한 딥러닝 기반 AI 비전 솔루션 REX 1을 설명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김혁 대표가 PCB 육안검사 자동화를 통한 딥러닝 기반 AI 비전 솔루션 REX 1을 설명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앤틀러에 합류한 이유는 다시 한번 창업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김혁 대표는 “앤틀러에서 공동창업자인 김진영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회계사인 강성식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만났다. 김 CTO는 AI 비전 공학 관련 박사며, AI 기반 의료 이미지 분석 기업에서 의료연구팀장을 지낸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대안의 한계가 명확해 사람에게 의존하는 제조영역으로의 진출을 생각하다가 PCB 어셈블리 검사라는 영역으로 사업 아이템을 잡았다”라면서, “PCB 기판 한 장에는 최대 4000개 부품이 실장되고, 기존 규칙 기반 검사 방식의 한계로 인해, AI를 쓰더라도 여전히 육안 검사에 의존한다. 글로벌 표준화는 있고, 시장 전반에 필요한 기술이어서 도전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PCB 외장 검사, 어떤 절차로 진행되나?

PCB 외장 검사의 구체적인 진행 과정, 그리고 레졸루션의 설루션은 어떤 부분에 적용되는 걸까? 김혁 대표는 “PCB 검사는 전기검사를 통해 1차로 불량을 잡는다. 2차 과정이 육안 검사다. 우선 기판 데이터를 소프트웨어에 입력하고 이를 규칙으로 정하고 불량을 검사한다. 입력 과정은 티칭이라고 하며, 부품에 따라 다섯시간 내외가 소요된다”라면서, “이때 단순 규칙만으로 잡아낸 불량 중 정상임에도 불량으로 잡아내는 가성불량 비율이 약 80% 수준이고, 이것이 문제가 없는지를 사람이 눈으로 잡아낸다. 눈으로 하는 검사는 높은 배율의 현미경을 통해 일일이 검사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이 확인되면 수리한다”라고 말했다.


레졸루션의 REX 1은 불량 인식을 위한 학습이 필요없고, 제품 내에 기판을 올려놓기만 하면 불량을 검출한다 / 출처=레졸루션
레졸루션의 REX 1은 불량 인식을 위한 학습이 필요없고, 제품 내에 기판을 올려놓기만 하면 불량을 검출한다 / 출처=레졸루션

레졸루션의 REX 1이 바로 2차 육안검사 전 소프트웨어 검사 과정에 투입된다. 김혁 대표는 “레졸루션 REX 1은 사용자가 규칙을 입력하는 티칭 과정을 진행하지 않고, 검사 국제 표준인 IPC 스탠더드를 기준으로 불량 여부를 판단한다. 작업자가 육안으로 검사하는데 10분 정도 걸리는데, 2분 이내 까지 줄인다. 또 중복 영역이나 인적 오류 등을 크게 잡아 생산성을 높인다. 1시간에 100개를 검사할 수 있는 라인이라면 작업자의 피로도를 줄이면서 150개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티칭이 없으니 전체 투입 생산성도 크게 늘어난다”라고 말했다.

“티칭 없는 설루션, 현장에서 비용 효율성 입증돼”

타사 설루션과 REX 1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김혁 대표는 “경쟁 기업들은 2000년 대 초반부터 사업을 시작했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다 갖추고 있다. 하지만 사전에 규칙을 입력하는 방식이고, 기존 설루션에 호환되어야 한다. PCB 구성 및 좌표 등을 담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부품별 검사 기준을 설정하는 티칭 과정도 필요한데, 완벽하지 않아 실제 현장에서는 잘 쓰지 않는다. REX 1 IPC 글로벌 표준 교육을 이수한 외관 검사자의 불량 검사 데이터를 그대로 적용하며, 티칭 과정도 없다”라고 말했다.


현재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광학인식 방식의 PCB 검사 장치, 이미지 대로 방식으로 불량을 찾아낸다 / 출처=글로벌웰PCBA
현재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광학인식 방식의 PCB 검사 장치, 이미지 대로 방식으로 불량을 찾아낸다 / 출처=글로벌웰PCBA

김혁 대표는 현장 도입을 통해 차근차근 사업성을 증명하고 있다. 김혁 대표는 “현재 개념 증명(PoC)를 통해 현장에서의 매출 증대를 확인했다. 검수 시간을 50% 단축했고, 그만큼 더 많이 검사하는 덕분이다. 검사 정확도가 높긴 하나 조건마다 다르고, 또 업체들이 기존 방식을 십수년 간 해온 만큼 바로 신뢰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티칭이 없다는 건 바로 입증할 수 있어서 이점으로 기업들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 사업 시작부터 추진까지 전과정서 도움

지난해 창업한 레졸루션이 빠르게 성과를 낼 수있었던 건 앤틀러코리아의 도움이 컸다. 김혁 대표는 “지난해 앤틀러코리아 4기로 합류했다. 창업정신이 맞는 공동창업자 두 명도 앤틀러에서 만났고, 교육을 통해 고객과 시장 중심, 창업 아이템이 일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각자의 배경은 다르지만 시장과 고객이 우선이라는 가치관으로 함께한다”라면서, “개발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건 없다. 있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사업아이템보다는 고객의 지갑에서 돈이 나올만큼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가를 더욱 우선시했다”라고 답했다.

김혁 대표가 앤틀러코리아에서 IR 데모데이를 참가했을 당시 사진 / 출처=레졸루션
김혁 대표가 앤틀러코리아에서 IR 데모데이를 참가했을 당시 사진 / 출처=레졸루션

또한 “매주 강지호 앤틀러코리아 대표와 연락하며 투자 라운드, 사업 절차 등을 보고하고 컨설팅받고 있다. 앤틀러를 통한 네트워킹 데이도 받고, 기업들 간의 포트폴리오도 공유하는 등의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도움은 역시 앤틀러 측에서 제공하는 ‘오피스아워’라고 한다. 창업자들끼리 얘기하면 매몰되기 쉽지만, 앤틀러코리아 파트너들과 얘기를 나누며 사업 방향을 다잡아 가고 있다.

한편 지난 3월 25일, 레졸루션은 구글이 직접 성장을 지원하는 ‘구글 포 스타트업’에 선정됐다. 선정에 대한 이유로는 “실제 제조 현장은 투박하고 관성적이다. 그 영역에 비전 AI로 진입하는 것은 분명 어려운 사업이다. 하지만 전 세계 제조 기업들이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점, 전 세계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을 높게 평가받은 듯하다. 앞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효율성 개선, 아키텍처 개선 등에서 큰 도움을 받을 것 같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올해 10개 고객사가 목표, 장기적으로는 제조공정 표준 노린다”


김혁 대표는 레졸루션의 기술이 전 제조 공정에 대한 외관 검사의 표준으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포부를 갖고 있다 / 출처=IT동아
김혁 대표는 레졸루션의 기술이 전 제조 공정에 대한 외관 검사의 표준으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포부를 갖고 있다 / 출처=IT동아

김혁 대표는 레졸루션에게 주어진 시간을 많지 않다고 느낀다. 김혁 대표는 “경쟁사들이 다품종 소량생산보다는 대형 라인 위주로 사업을 하고 있어서 아직은 우리가 선두다. 이들도 그 간의 경험과 자본이 있으니 빠르면 2~3년이면 REX 1같은 제품을 출시할 수 있으나, AI 근간이 되는 기술력은 우리가 앞설 것이다. 그 전까지는 다수의 고객을 빠르게 확보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김혁 대표는 올해 10개 기업만 확실히 가져가는 게 목표다. 김혁 대표는 “고객 사 하나당 라인 다섯 개, 10개 기업에 50개 라인에 적용하는 게 목표다. 다품종 소량 SMT(반도체 표면 실장)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의 문제를 확실히 풀어나가고, 매출을 전환하는 게 올해 목표다. 중장기적으로는 슈퍼레졸루션(초고해상도), 마이크로 디텍션(초정밀 검출) 두 개 기술을 바탕으로 제조 공정의 표준 설루션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기판부터 자동차, 항공우주까지 모든 분야로 넓혀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