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2] 갤럭시 카메라, 실은 10여 년 전에 벌써?

김영우 pengo@itdonga.com

29일,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2 전시회에서 안드로이드 단말기이면서 광학 21배 줌렌즈와 1,600만 화소 CMOS 이미지센서를 탑재, 카메라 기능을 강화한 ‘갤럭시 카메라’를 발표했다. 이는 모바일 단말기와 디지털카메라의 특성을 모두 가진 퓨전(융합) 제품이다.

갤럭시 카메라는 기존 삼성 디지털카메라와 대등한 수준의 촬영 기능을 갖춤과 동시에 3G 및 4G, 와이파이 통신기능, 안드로이드 4.1 운영체제, 4.8인치 터치스크린(슈퍼 클리어 LCD) 등을 탑재했다. 이로 인해 갤럭시 카메라는 사진 촬영 후, 통신 기능을 이용해 이미지를 클라우드 공간에 저장하거나 외부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수 있으며, 자체 웹브라우저를 통해 SNS나 웹사이트에 이미지를 업로드 하는 것도 가능하다.

[IFA2012] 갤럭시 카메라, 실은 10여 년 전에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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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12] 갤럭시 카메라, 실은 10여 년 전에 벌써? (1)

갤럭시 카메라의 외관을 살펴보면 한쪽 면의 모습은 영락없는 스마트폰이지만(실제 통화 기능이 탑재될 지는 미정이다), 제품을 뒤집어 반대쪽을 보면 줌렌즈를 탑재한 전형적인 디지털카메라다. 물론, 스마트폰을 비롯한 최근의 모바일 단말기는 대부분 카메라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갤럭시 카메라와 같이 제품의 분류를 어렵게 할 정도로 강력한 카메라 기능을 가진 제품은 흔치 않다.

2004년에 나온 3배줌 렌즈 탑재 휴대전화, SPH-S2300

그런데 사실은 삼성전자에서 이미 10여 년 전에 유사한 컨셉의 제품을 내 놓은 적이 있어 새삼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2004년에 출시된 ‘애니콜 SPH-S2300’이다. 가수 겸 연기자인 에릭씨를 광고 모델로 내세운 탓에 ‘에릭폰’으로 불리기도 한 이 제품은 기본적으로는 ‘애니콜’ 브랜드를 달고 있는 휴대전화였지만, 세계 최초로 3배 줌 렌즈를 탑재했고 30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 그리고 플래시까지 갖춘 탓에 외관은 영락 없는 디지털카메라였다.

[IFA2012] 갤럭시 카메라, 실은 10여 년 전에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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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12] 갤럭시 카메라, 실은 10여 년 전에 벌써? (2)

당시 휴대전화 시장 최대의 이슈가 고화질 카메라 기능이었으며, 경쟁사 제품들이 줌 기능이 없는 단 초점 렌즈에 100화소 이하의 이미지센서를 탑재했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SPH-S2300는 참으로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단순히 외관뿐 아니라 최대 f2.6의 밝기에 1/1,000초의 셔터 속도를 발휘하는 등, 일반 디지털카메라와 완전히 대등한 성능의 촬영 기능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다만, SPH-S2300은 기본적으로 휴대전화를 지향하면서도 휴대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었으며, 지나치게 카메라 기능을 강조한 탓에 정작 전화 기능은 사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가 균형감 있게 조화된 제품이라기보단 ‘전화가 되는 디지털카메라’라는 비아냥을 사기도 했다. 게다가 당시로선 매우 고가였던 80만원 대 후반의 가격 때문에 판매량은 신통치 않았다.

이후 삼성전자는 500만 화소 카메라를 갖춘 후속 모델인 ‘SCH-S250’을 출시했으나,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광학 줌 렌즈는 제외되었다. 때문에 실제 촬영 화질은 이전 모델인 SPH-S2300보다 못하다는 평을 들었고, 이후에도 삼성전자는 줌렌즈를 탑재한 휴대전화를 좀처럼 내놓지 않은 탓에 이후에도 SPH-S2300는 매니아들 사이에서 전설(?)적인 제품으로 남게 되었다. 2009년에도 3배 줌 렌즈와 1,200만 화소 센서를 갖춘 '아몰레드 12M(SCH-W880)'이 나오긴 했으나 그다지 의미 있는 판매량을 기록하진 못했다.

‘카메라’ 쪽에 방점 찍은 갤럭시 카메라, ‘선배님’의 명예 회복 가능?

이러한 탓에 2012년에 등장한 갤럭시 카메라를 보고 2004년의 SPH-S2300를 떠올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물론, 유사한 점은 외관과 컨셉 뿐이며, 실제 성능과 기능 면에서 두 제품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SPH-S2300가 기본적으로 ‘휴대전화’를 지향했던 것(실제로는 카메라 기능이 더 눈에 띄는데도 불구하고)과 달리, 갤럭시 카메라는 ‘카메라’ 쪽에 방점을 찍고 있으며, 통신 기능은 있지만 음성 통화 기능까지 지원될 지는 미정이라는 점이 큰 차이점 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야심 차게 발표한 갤럭시 카메라가 10여 년 전에 나온 ‘선배님(SPH-S2300)’의 명예를 회복시킬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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