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 '농촌융복합 창업 활성화' 사업으로 가치 혁신 나선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지난 2024년, 농촌융복합산업 분야의 지역 선도기업 발굴 및 육성을 위해 ‘농촌융복합분야 민간투자 기반 스케일업 지원사업(이하 농촌융복합분야 스케일업)’을 시작했다. 농촌융복합산업은 농산물 등 농촌의 유무형 자원을 제조·가공업, 체험·관광업 등과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산업 분야를 지칭하며, 6차 산업으로도 부른다. 해당 지원사업은 민간 투자를 유지한 우수 사업자를 대상으로 최근 2년 간 유치한 민간투자금에 상응하는 금액을 최대 5억 원 한도 내에서 사업화 자금으로 지원한다.
올해 농촌융복합분야 스케일업 대상 기업은 △ 주식회사 귤메달 농업회사법인 △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영글어농장 △ 주식회사 팜토리 농업회사법인 △ 그래도팜 농업회사법인 △ 슬로푸드 주식회사 농업회사법인 다섯 개 농업회사법인이 선정됐다. 농촌융복합분야 스케일업의 전반적인 사업 현황과 지난해 농촌융복합분야 스케일업 참가 기업이 거둔 성과, 그리고 올해 선정 기업의 가능성을 면밀히 짚어본다.
농촌융복합 전문 액셀러레이터로 농축산업 성공 지원
농촌융복합분야 스케일업의 사업 주요 내용은 농축산업 사업자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농촌융복합 전문 액셀러레이터를 육성하고, 이를 통한 민간 투자로 농촌 내 스타트업 육성과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액셀러레이터 육성에 580백만 원(58억 원)의 예산을 국비 100%로 편성했다. 액셀러레이터는 융복합 기업 투자 및 육성을 희망하는 두 곳을 선정, 각 엑셀러레이터당 최소 10곳, 총 20개 이상 업령 7년차 미만의 인증 사업자에 대해 교육 및 멘토링, 고객 및 투자자 네트워킹, 데모데이, 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농식품 기업을 지원하는 민간투자 기반 스케일업에는 총 2250백만 원(225억 원)의 예산을 국비 70%, 자부담 30% 구성으로 편성했다. 해당 사업은 농촌융복합산업 인증 업력 7년 미만이며, 최근 2년 간 연평균 매출액이 20억 원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선정 기업은 자부담 30% 내에서 민간 투자금과 1:1 대응으로 최대 5억 원을 지급받는다. 사업 시행은 농촌융복합산업 투자 지원사업 전문 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가 맡으며, 세 단계에 걸쳐 단계별로 심사 후 자금을 지원한다.
올해 1월 이미 농림축산식품부는 사업계획 수립 이후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사업 공고를 냈으며, 지난달 융복합전문기관의 서류 심사 및 발표심사까지 진행했다. 이렇게 선정된 다섯 개 기업이 올해 농촌융복합분야 스케일업 대상 기업이다.
2024년 선정 기업, 평균 매출액 16.5%, 고용 인원 56.1% 증가
지난해 농촌융복합분야 스케일업 선정 기업은 농업회사법인 한석영의 발효연구소, 에코맘의 산골이유식 농업회사법인, 농업회사법인 복순도가, 농업회사법인 보령우유, 농업회사법인 밭 다섯 개 기업이다. 투자금은 각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제조설비 확장, 기술 연구개발 등으로 투입되었으며,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5%, 고용 인원도 56.1% 증가하는 쾌거를 이뤘다. 사업 이후 민간 투자 금액도 총 76억 원 규모를 추가로 유치했다.
한영석의 발효연구소는 생산 과정상의 과발효 문제를 해결했고, 설비를 확장해 수출을 위한 일일 생산량 확대의 기반을 다졌다. 또 후속 투자사인 대동여주도와 함께 올해부터 전국 GS25 편의점에 한영석 청명주 판매를 시작했다. 에코맘의 산골이유식은 친환경·유기농 전문점인 초록마을 입점을 통해 전국 유통망을 확보한다. 감자빵으로 유명한 ‘밭’도 올해는 미국과 일본 수출도 본격화한다. 보령우유는 올해 70억 원을 투자해 1만 6500㎡ 규모의 공장을 건립하고 80명 신규 고용에 나서며, 복순도가도 내년까지 140억 원을 들여 1만 4784.5㎡ 부지에 지능형 수직농장과 장류 공장을 짓는다.
올해 스케일업 기업 들여다보니··· ‘확실한 시장성에 무게’
올해 농촌융복합분야 스케일업 기업 다섯 곳 역시 쟁쟁하다. 귤메달은 품종별 감귤주스 테이스팅을 체험하는 F&B 복합 매장 구축을 계획하며, 영글어농장은 현대인이 간편하게 섭취하는 현미버섯쌀 및 파우더 개발에 나선다. 팜토리는 회전식 수직베드형 스마트팜 설비 개발 및 농산물 전처리 시설 보강 유통 물량 확대를, 그대로팜은 토마토 디핑소스, 썬드라이 토마토 마리네이드 대량 생산 체계를 만든다. 슬로푸드는 수출용 배즙 제조 및 제조 부산물을 활용한 저당 워터젤리 개발에 나선다.
귤메달은 ‘시트러스 전문 버티컬 브랜드’를 표방한다. 사업 영역은 신선과일, 주스, 식품 연구 분야며, 1년 차인 2021년에 연 매출 1억 5000만 원에 올해 매출 60억 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양제현 귤메달 대표는 3대째 귤 농장을 직고 있으며, 제주 귤 20종을 직접 생산 및 직거래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착즙 주스, 신품종 개발, 버터스프레드 및 콩포트 등 가공식품 등을 출시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미 3년 간 150여 곳의 농가와 직접 거래를 데이터화해 감귤농업 공급망을 구축하고, 디저트나 팝업 스토어 등을 통해 귤 산업 비수기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등 귤 농업 업계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영글어농장은 2008년 파프리카, 블루베리 온실로 시작해 2011년 이마트 협력업체로 제품 납품을 시작했고, 2014년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에브리데이 리테일 등으로 납품 범위를 넓혔다. 2019년에는 영글어농장을 벤처기업으로 등록한 뒤 사업 확장에 나섰고, 현재 친환경 블루베리, 설아 복숭아, 동결건조 과일 및 기타 가공품, 버섯 관련 제품을 생산 중이다. 스케일업에는 현미를 활용한 상황버섯, 동충하초 버섯쌀을 개발하고, 이를 분말 형태의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가공해 접근성을 높인다.
영글어농장은 1년 차에 현미버섯쌀 소포장 및 재배공정 최적화, 마케팅, 유통 채널까지 확보하고, 2년 차에 버섯콩 분말 제품 등으로 제품 다각화와 카테고리를 구축한다. 3년 차는 간편식 및 고령 친화식 개발, 공장 자동화 등을 통해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농업 자체에 초점 맞추는 해외 사업, 국내는 고부가가치에 집중
2015년, 우리 정부는 ‘농촌융복합산업법’을 시행하고 농촌 경제 활성화와 지역 농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농업인, 농업 법인을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자로 선정하는 정책을 시작했다. 농촌융복합산업은 6차 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식품 제조와 가공, 관광 등을 결합하고, 농촌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민간투자 기반의 스타트업 지원책을 더한 것이 ‘농촌융복합분야 민간투자 기반 스케일업 지원사업’의 핵심이며, 이는 해외에서도 유를 찾아보기 어렵다.
해외의 농업 스타트업 지원은 초기에는 농업 효율성이나 탄소배출 저감 등 농업 효율성 개선 기술 스타트업을 지원했고, 최근 들어 농업 관련 산업 전반을 지원하는 추세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유럽 EIT 식품 액셀러레이터 네트워크다. 이 프로그램은 순환형 식품, 건강 증진, 지속가능 농업, 식품 성분 및 바이오 프로세싱, 탄소저감, 식품 포장 등 여섯 개 테마를 기반으로, 농업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최대 5만 유로의 자금을 지원한다. 지난해에만 70건의 공동 연구와 1300건 이상의 1:1 기업 미팅을 주선했으며, 지금까지 35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호주의 파머스2파운더스(farmers2founders)도 시드 및 시리즈 A 수준의 농업 식품 기술 기업을 지원하며, 2018년부터 지금까지 350여 개의 농업 스타트업을 지원한 바 있다. 프랑스의 라 페르메 디지탈(La Ferme Digitale)이나 바이엘 라이프허브 등 비영리단체, 기업 등이 농업 혁신을 지원하는 사례도 있다. 기업을 기반으로 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비영리 단체, 기관 등의 농업 스타트업 지원은 많지만, 이처럼 농촌융복합 산업을 규정해 지원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농업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고부가가치 산업과 지역 농업 전반을 회복시키는 전략적인 접근인 셈이다. 지난해의 사례를 되짚어보자면, 농촌융복합분야 민간투자 기반 스케일업 지원사업은 1차 산업 지원을 넘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신산업 창출에서의 의의가 있다. 올해 지원 기업들이 만드는 새로운 시장과 고부가가치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주목할만한 사례로 남길 기대해 본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