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Fi 다이렉트가 대세, 삼성 레이저 복합기 CLX-3300 시리즈
“우리 사이에 다른 거 끼어드는 거… 싫어.”
인기 탤런트 김수현이 삼성전자 스마트 프린터 TV광고에서 나지막이 읇조리는 대사다. 모바일에 저장된 이미지나 문서를 케이블 없이 무선으로 출력하는 모바일 프린트 기능을 강조한다. 최근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부는 이 모바일 프린트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웬만한 중급 프린터라면 부가기능으로 으레 갖추고 있는 모바일 프린트를 새삼 강조하는 이유는, 기존의 공유기 방식보다 보안이 강화된 와이파이 다이렉트(AP를 거치지 않고 와이파이 지원기기끼리 직접 통신하는 방식)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컬러 레이저 복합기 ‘CLX-3307W(이하 3307W)’ 역시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지원하는 복합기다. 물론 이 외에도 USB 단자 지원이나 절약 모드 등을 갖췄지만, 이는 CLX-3300 시리즈 전 라인업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기능들이다. 현재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지원하는 모델은 3307W와 CLX-3305W밖에 없다. 과연 3307W가 와이파이 다이렉트 확산의 첨병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공유기 거치지 않고 바로 인쇄를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이용하려면 먼저 프린터를 활성화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설치되는 삼성 이지 프린터 매니저(Samsung Easy Printer Manager)에서 장치설정으로 들어가 네트워크를 선택한다. 하단에 ‘와이파이 다이렉트 켜짐/꺼짐’에서 ‘켜짐’을 선택하고 저장한다. 다른 부분은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된다.
이제 모바일을 설정할 차례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2.1버전 이상 또는 iOS 4.0 이상이 설치된 모바일이라면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지원한다. 제품마다 조금씩 설정 방법이 다를 수 있으니 자신의 모바일 사용설명서를 참고하도록 하자.
이제 삼성전자의 모바일 프린트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차례다. 마켓에서 ‘삼성 MobilePrint’를 검색해 내려받는다. 앱을 실행하고 프린터 검색에서 해당 프린터를 찾은 후 세부 설정을 조정하면 모든 준비 과정이 끝난다. 이제 모바일에 있는 이미지나 문서를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통해 빠르고 간편하게 인쇄할 수 있다.
와이파이 다이렉트로 인쇄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기존 공유기 방식에 비해 눈에 띄게 빠르지 않았다. 광고에 나온 것처럼 눈부신 점프를 보여주리라 생각했다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공유기에 많은 기기가 물려 있는 경우 와이파이 다이렉트 방식이 다소 빛을 발하지 않을까. 사실 와이파이 다이렉트의 진가는 보안성에 있다. 모바일과 프린터가 1대1로 직접 연결되니 중간에 누군가가 내용을 엿볼 가능성이 거의 없다. 보통은 보안이 요구되는 문서를 모바일 프린트를 통해 인쇄할 일이 드물긴 하겠지만, 어느 누군가에는 꼭 필요한 기능일지도 모를 일이다.
인쇄, 복사, 스캔 등 기본 기능은 우수
일개 부가기능인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전면에 내세우는 바람에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현상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사실 3307W의 기본 기능도 전반적으로 합격점을 받을만한 수준이다. 인쇄 속도는 분당 최대 18장(흑백), 4장(컬러)이다. 복사 속도 역시 동일하다. 언뜻 컬러 인쇄 속도가 느린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동급의 컬러 레이저 복합기와 비교했을 때 절대로 부족하지 않다. 오히려 빠른 편에 속한다. 컬러 인쇄보다 흑백 인쇄가 더 빈번한 가정과 소호 사무실에 적합하다.
인쇄 품질은 선명한 편이다. 원본의 색감과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으나 가정용 이미지를 인쇄할 때는 충분하다. 다만 복사 품질은 기대 이하다. 원본에 비해 색감이 많이 옅어진다. 다행히 추가 설정을 통해 색감을 조절할 수 있다. 원본과 동일한 복사본을 얻고 싶다면 이 기능을 활용하자.
스캔 기능도 우수하다. 품질에서 원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프린터 본체에서 바로 스캔 명령을 내려 PC나 USB장치에 저장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PC를 켜지 않고 프린터만 켜서 스캔한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는 것. 기존에 사용하던 복합기 중 일부는 PC에 설치된 스캔 전용 프로그램만 지원해서 불편했다.
급지대의 용량은 150장이다. 상자 모양에 덮개가 달린 형태라 용지가 구겨지거나 오염되는 것을 방지한다(보기 드문 형태라 처음 사용할 때 사용법을 몰라 당황했다). 대신 용지를 추가할 때 급지대 전체를 당겨서 꺼내야 한다는 점은 불편할 수도 있겠다.
약방의 감초, 다이렉트 USB 모드
3307W는 USB장치를 연결할 수 있는 단자를 지원한다. USB장치의 이미지를 바로 인쇄하거나, 스캔한 이미지를 USB장치에 바로 저장할 수 있는 ‘다이렉트 USB 모드’다. 이 기능 역시 웬만한 중급 복합기라면 갖추고 있는 흔한 기능이긴 하지만, 없으면 또 서운한 기능이다.
다만, 다른 복합기와 마찬가지로 일부 파일 형식만 지원한다. 지원하는 파일 형식은 TIFF, BMP, JPEG, PRN이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한글, MS워드, 엑셀 등은 지원하지 않는다. 문서 파일은 PRN파일로 변환한 후에 인쇄할 수 있다.
USB장치에 용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는 기능도 있다. 사소하지만 인상깊은 부분이다. 또 USB장치에 저장된 파일을 삭제하거나 장치 자체를 포맷할 수도 있다. 이 역시 어느 누군가는 유용하게 쓸지도 모를 기능이다.
프린터 본연에 충실,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보너스
3307W는 여러 모로 무난함을 자랑하는 복합기다. 인쇄, 복사, 스캔 등 기본 기능에서 평균 이상의 성능을 보인다. 크기도 작은 편이고 직육면체 모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공간 활용면도 뛰어나다. 컬러 인쇄를 자주 하지 않는다면 사무실용 복합기로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삼성전자가 권장하는 월인쇄량은 20,000매니, 이 한도를 넘지 않는 중소규모 사무실에 적합하다).
와이파이 다이렉트도 눈에 띄게 뛰어나지는 않으나 그럭저럭 활용해봄직 하다. 사무실에서야 무선 공유기가 있으니 상관없지만, 공유기를 쓰지 않는 가정이라면 모바일 프린트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