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美 유인 우주 계획의 본거지 ‘NASA 존슨 우주 센터’ 가보니

김동진 kdj@itdonga.com

[휴스턴(미국)=IT동아 김동진 기자]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미국 항공우주국(이하 NASA) 존슨 우주 센터(Johnson Space Center)는 1961년 설립 후 지금까지 미국의 모든 유인 우주 계획을 총괄하는 본부 역할을 한다. NASA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미국의 36대 대통령, ‘린든 B. 존슨(Lyndon Baines Johnson)’의 이름을 따 '존슨 우주 센터'라고 명명했다. 1969년 7월 당시 우주 비행사들의 첫 달착륙을 지휘한 존슨 우주 센터는 미국의 우주 비행사 훈련을 총괄하기도 한다. 존슨 우주 센터의 초입에는 NASA가 달성한 업적과 기술력, 우주 비행사가 사용한 물품 등을 전시한 박물관이자, 존슨 우주 센터로 가는 통로 역할을 하는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Space Center Houston)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NASA 존슨 우주 센터 내 우주 비행사 훈련 시설 / 출처=IT동아
NASA 존슨 우주 센터 내 우주 비행사 훈련 시설 / 출처=IT동아

美 최초 우주정거장 '스카이랩' 모형 전시…우주에서 실제로 사용된 다양한 물품 진열

2025년 2월 23일(현지시각) 오전 방문한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주말을 맞아 관람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 입구에서 대기 중인 관람객들 / 출처=IT동아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 입구에서 대기 중인 관람객들 / 출처=IT동아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은 존슨 우주 센터 투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실제로 우주 공간에서 사용된 다양한 전시품을 비롯해 자녀와 함께 우주선 모형을 만들 수 있는 공간까지 갖췄다. 온 가족 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실제로 이날 다수의 가족 단위 관람객이 현장을 찾았다.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 내부 / 출처=IT동아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 내부 / 출처=IT동아

존슨 우주 센터로 들어가기 전 관문 역할을 하는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을 먼저 둘러봤다. 한 사진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넓은 현장에는 다양한 전시품과 체험 공간이 가득했다.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 내부 / 출처=IT동아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 내부 / 출처=IT동아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 내부 / 출처=IT동아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 내부 / 출처=IT동아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 한켠에는 미국 최초의 우주 정거장인 스카이랩(Skylab) 내외부가 그대로 재현돼 있다. 이곳에는 우주 비행사가 우주 정거장 내부에서 어떻게 이동하고, 잠을 자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모형이 배치됐다.

미국 최초의 우주 정거장인 스카이랩 내부를 그대로 재현한 모습 / 출처=IT동아
미국 최초의 우주 정거장인 스카이랩 내부를 그대로 재현한 모습 / 출처=IT동아
미국 최초의 우주 정거장인 스카이랩 내부를 그대로 재현한 모습 / 출처=IT동아
미국 최초의 우주 정거장인 스카이랩 내부를 그대로 재현한 모습 / 출처=IT동아

스카이랩 모형 주변에는 우주 비행사가 실제로 우주 정거장에서 신었던 신발과 기록 및 음악 재생용으로 사용한 테이프 레코더, 우주 비행사가 달에서 착용한 손목시계 등도 전시됐다.

미국 최초의 우주 정거장인 스카이랩 내부에서 우주 비행사가 신었던 신발(왼쪽)과 아폴로 우주선에서 우주 비행사가 기록 및 음악 재생용으로 사용한 소니 TC-50 테이프 레코더 / 출처=IT동아
미국 최초의 우주 정거장인 스카이랩 내부에서 우주 비행사가 신었던 신발(왼쪽)과 아폴로 우주선에서 우주 비행사가 기록 및 음악 재생용으로 사용한 소니 TC-50 테이프 레코더 / 출처=IT동아

또 다른 공간에서는 궤도 속도의 위력을 체감할 수 있는 전시품도 눈에 띄었다. 궤도 정거장(Orbital stations)이라고도 불리는 우주 정거장에서 우주 비행사들은 수주 또는 수년간 생활한다. NASA는 궤도상에서 충돌할 수 있는 물체들로부터 우주 정거장과 우주 비행사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한다. 2.5cm 플라스틱을 시속 2만4500km 속도로 알루미늄 블록과 충돌시켜 물질의 내구성을 파악하는 실험도 그중 하나다.

2.5cm 크기의 플라스틱이 시속 2만4500km 속도로 알루미늄 블록과 부딪힌 결과물 / 출처=IT동아
2.5cm 크기의 플라스틱이 시속 2만4500km 속도로 알루미늄 블록과 부딪힌 결과물 / 출처=IT동아

2.5cm 크기에 불과한 플라스틱일지라도 궤도상에서 시속 2만4500km 속도로 우주 정거장이나 위성 등 비행체에 충돌할 경우,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에는 오리온 우주선을 원형 그대로 복원한 모형과 우주 관제 센터 체험존, 기념품 가게 등이 자리하고 있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해 우주선 모형을 만들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한다.

우주선 모형을 만들고 있는 가족 단위 관람객의 모습 / 출처=IT동아
우주선 모형을 만들고 있는 가족 단위 관람객의 모습 / 출처=IT동아

NASA, 첨단 기술 접목해 우주비행체 설계 효율 높이고 발생 가능한 위험은 사전에 차단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 관람을 마치고 트램을 타고 존슨 우주 센터로 향했다.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에서 트램을 타고 존슨 우주 센터로 향하는 모습 / 출처=IT동아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에서 트램을 타고 존슨 우주 센터로 향하는 모습 / 출처=IT동아

관람객들은 트램을 타고 이동하는 동안 수십 개의 연구동과 시설로 이뤄진 존슨 우주 센터의 방대한 규모에 놀라움을 표했다. 존슨 우주 센터는 유인 우주선이 발사되면, 우주선의 비행을 조정하는 지상관제소 역할을 한다. 존슨 우주 센터 특수 연구실에서는 우주공간이나 달에서 발생 가능한 큰 폭의 온도 변화나 진공 상태, 비행 시 흔들림 등을 재현, 실험에 활용하기도 한다. 아폴로 11호를 탑재했던 세턴 5호 로켓도 존슨 우주 센터에서 살펴볼 수 있다.

세턴 5호 로켓을 전시 중인 존슨 우주 센터 / 출처=IT동아
세턴 5호 로켓을 전시 중인 존슨 우주 센터 / 출처=IT동아

존슨 우주 센터 내 우주 비행사 훈련 시설로 이동했다. 방문 당일이 공휴일이라 우주 비행사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현장에서는 우주 비행사 훈련 시설뿐만 아니라 달 유인 탐사 계획이 담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위한 훈련이 진행 중인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NASA 존슨 우주 센터 내 우주 비행사 훈련 시설 / 출처=IT동아
NASA 존슨 우주 센터 내 우주 비행사 훈련 시설 / 출처=IT동아

엔지니어, 과학자들의 연구 개발을 뒷받침하는 우주선과 로켓 등 각종 모형, 서버, 컴퓨터 등의 장비도 보였다.

NASA 존슨 우주 센터 내 우주 비행사 훈련 시설 / 출처=IT동아
NASA 존슨 우주 센터 내 우주 비행사 훈련 시설 / 출처=IT동아

NASA는 존슨 우주 센터와 같은 물리적인 훈련 시설 외에도 우주비행체의 설계 효율은 높이고 발생 가능한 위험은 사전에 차단하는 데 첨단 기술을 활용 중이다. 3D 시뮬레이션과 버추얼 트윈 기술을 활용해 우주 비행체와 발사대 개발, 우주 비행사 훈련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NASA 케네디 우주센터(KSC)는 다양한 우주 개발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3D 시뮬레이션과 버추얼 트윈 기술 기반의 다쏘시스템 3D 익스피리언스 플랫폼(3DEXPERIENCE Platform)을 활용한다. 버추얼 트윈은 가상 공간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진행, 결과를 미리 예측해 더 나은 선택을 돕는 기술이다.

예컨대 우주로 발사할 로켓이나 캡슐, 발사대의 구성 요소와 조립 및 테스트 과정을 가상공간에 복제한 후 시뮬레이션 기술로 사전에 검증한다. 이후 운영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식이다. 우주 비행사를 우주선 내에 어떻게 배치하면 효율적일지 실험할 때도 버추얼 트윈와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한다.

다쏘시스템 3D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활용해 가상 공간에서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인 NASA / 출처=다쏘시스템
다쏘시스템 3D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활용해 가상 공간에서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인 NASA / 출처=다쏘시스템

NASA는 지금까지 쌓아 올린 항공우주 엔지니어링 기술에 3D 시뮬레이션과 버추얼 트윈 기술을 접목, 항공우주 기술과 연구개발의 효율 제고를 꾀한다. 예컨대 나사 엔지니어링팀은 다쏘시스템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으로 복잡한 항공우주 분야의 기술 용어와 연구 내용을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 원활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과거에는 구두 설명으로 전달하던 복잡한 우주 프로젝트를 시각적 시뮬레이션으로 구현, 모든 이해관계자가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한 것이다. 해당 기술로 정비 인력의 접근성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리온 우주선의 해치 크기를 확대하는 등 설계 변경을 수행하기도 했다.

다쏘시스템 3D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활용해 가상 공간에서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인 NASA / 출처=다쏘시스템
다쏘시스템 3D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활용해 가상 공간에서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인 NASA / 출처=다쏘시스템

다쏘시스템 관계자는 “미국 우주 탐사 프로그램이 민간 기업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자사 3D 시뮬레이션 및 버추얼 트윈 기술이 민간 우주 탐사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전망”이라며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이 우주 탐사 프로젝트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인적·물적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하도록 돕고 있다. 이같은 첨단 기술은 향후 우주 탐사 및 발사체 운영의 새로운 기준을 설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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