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F 2024] AI로 농작물 작황·시세 예측 시대 여는 '에스앤이컴퍼니'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x 한국기술벤처재단 공동기획] 도약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한국기술벤처재단은 인큐베이팅, 엑셀러레이팅, 기술 마케팅, 글로벌 네트워킹 등을 지원하며,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창조하는 글로벌 기술사업화 전문기관입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우리나라 제조업, 서비스업은 성숙하고 경쟁력도 충분한 반면 1차 산업은 약화하는 추세다. 하지만 농업은 반도체나 자동차만큼 큰 시장이고, 관련 기업도 많다. 그럼에도 농업은 전 세계적으로 산업화가 더딘데, 이를 AI로 예측하는 모델을 만든다면 국내 농업을 키우는 건 물론, 전 세계 시장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장세훈 대표는 못난이 농산물을 선도거래하는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스앤이컴퍼니를 창업했다 / 출처=IT동아
장세훈 대표는 못난이 농산물을 선도거래하는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스앤이컴퍼니를 창업했다 / 출처=IT동아

장세훈 대표는 20여 년간 기자생활을 해왔고, 그간 많은 사회적 문제를 경험해 왔다. 그러다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에서 수학하던 중 ‘현실 문제를 기술 기반으로 풀어서 해결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서울신문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지난 2020년 8월 에스앤이컴퍼니를 창업했다. 에스앤이컴퍼니는 농산업·식자재 직거래 플랫폼 비굿(B·good)을 서비스하며, 2023년 중기부 팁스 선정, 2024년 기술보호 선도기업 지정 등 기술력과 시장 가능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장세훈 대표와의 대담을 정리해 보았다.

“대안 거래 없는 농산물, 비굿 기반으로 선도거래 돕는다”

장세훈 대표는 먼저 비굿 플랫폼의 상업적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장세훈 대표는 “우리나라 농산물은 현물 거래 방식이고, 등급에 따라 경매 방식으로 거래된다. 농민들은 판매처를 확보해야 하지만 소득 안정성이 떨어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선도거래를 하려 해도 수용 방안이 없다. 비굿은 선도 거래를 위한 AI 예측으로 농민들의 판매처를 주선하고, 기업들이 구하기 어려운 선도거래처를 마련하도록 돕는다”라고 말했다.


장세훈 대표가 비굿의 AI 기반 가격 추세 기술에 대해 설명 중이다 / 출처=IT동아
장세훈 대표가 비굿의 AI 기반 가격 추세 기술에 대해 설명 중이다 / 출처=IT동아

이어서 “예를 들어 못난이 농산물은 전 세계적으로 생산량의 30% 정도다. 우리나라 농산물 경매 체계는 등외 제품을 취급하지 않아 농민들은 폐기해야 하고, 기업들은 구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 게다가 선도거래를 하려면 상품 인도 시점의 가격을 예측해야 가능하다. 그래서 AI를 활용해 농작물의 생육, 작황, 가격, 수요 및 생산, 판매에 이르는 전 주기 데이터로 가격을 추산해 선도거래를 할 수 있게 만든다. 가격 추산은 4년째 하고 있고, 작년에는 예측 정보 데이터를 판매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AI를 통해 가격을 예측하고, 400여 종의 농산물 데이터에 대한 가격 추세 정보도 집계 중이다 / 출처=에스앤이컴퍼니
AI를 통해 가격을 예측하고, 400여 종의 농산물 데이터에 대한 가격 추세 정보도 집계 중이다 / 출처=에스앤이컴퍼니

기업이 선도거래를 희망하는 비중은 90%에 달하지만, 농작물의 가격 변동성이 큰 점이 변수다. 비굿은 400여 종의 농수산물 데이터 크롤링 체계를 통해 2만 개의 가상 시나리오로 가격을 예측하고, 인력 투입 없이도 매일 10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를 통해 거래 규모가 도합 15조 원대에 달하는 상위 30대 과일 채소류의 평균 가격 오차율은 10%, 주요 10대 품목은 6.1%까지 잡았다.

덧붙여 “쌀 값 예측만 해도 기상, 수요는 물론 위성, 지적 정보, 모내기 면적 등을 상세하게 확인한다. 최근 3년 예측에서 비굿의 가격 오차율은 0.2%였다. 통계청의 오차가 5.2%였으니 그 정확도를 실감할 수 있다. 가격 예측이 힘든 이유는 기상, 재배 면적이 탄력적이기 때문이고, 우리는 생육과 작황까지 모두 고려한 시스템을 구축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라고 말했다.

자체 집계하는 BPI 인덱스로 시장 확보, 해외 진출도 순조로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종합정보시스템 ‘농넷’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장세훈 대표는 “농넷의 가격 데이터는 현재, 그리고 과거만 보여준다. 우리는 농작물의 생육, 작황, 가격을 전주기 예측해 장기 예측값인 미래 데이터까지 제공한다. 작년에 이미 구독 모델로 출시해 기업들이 예측값을 구매하기 시작했다”라면서, “2020년 농산물 가격을 백분위로 잡아 농산물 100개, 수산물 100개, 축산물 20개, 수입산 대표 30종까지 총 250개 항목의 가격을 지수로 나타내는 BPI 인덱스도 서비스 중”이라 말했다.


비굿은 SaaS 형태로 동작하며, 웹서비스는 물론 모바일 기반으로도 동작한다 / 출처=IT동아
비굿은 SaaS 형태로 동작하며, 웹서비스는 물론 모바일 기반으로도 동작한다 / 출처=IT동아

비굿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제공되며, 우리나라는 물론 캐나다와 베트남에서도 테스트 중이다. 장세훈 대표는 “비굿 서비스는 종합 정보, 생육 정보, 가격 정보를 아울러 SaaS 형태로 제공하는 게 목표다. 또 국가별 특화 서비스 등도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농민들이 외국인 근로자에게 편하게 작업지시를 할 수 있는 기능을 넣는다거나, 기후 및 수급 상황에 따른 고수익 작물 추천 서비스를 하고 있고, 캐나다에서는 기후 변화에 따른 최적 작물 추천을 제공한다. 베트남은 온라인 데이터가 없어 오프라인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작업 중”이라 소개했다.

서울신문 사내벤처로 시작해 창업도약패키지까지 진행 中


장세훈 대표가 임직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출처=IT동아
장세훈 대표가 임직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출처=IT동아

에스앤이컴퍼니는 올해로 창업 5년 차다. 앞서 초기 창업 때부터 서울신문 사내벤처로 지원받았고, 이후 포스트 사내벤처로 초기 지원까지 받았다. 지난해 5월부터는 한국기술벤처재단으로부터 2024 창업도약패키지 지원 사업으로 수혜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출 바우처,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캐나다 진출 지원 사업 등 다양한 방면에서 사업 지원을 받고 있다.

장세훈 대표는 창업도약패키지를 통해 사업화 자금부터 컨설팅, 대기업 사업 연계 등 다양한 도움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술벤처재단은 사업화 자금 지원은 물론, 해외시장 경쟁기업 조사와 관련된 컨설팅 및 마케팅 연계, 금전 외적인 멘토링 지원 및 실무진 매칭 등 다각적으로 사업을 지원해 왔다. 또 CJ제일제당 프론티어랩스 3기로도 선정돼 개념증명(PoC) 사업도 진행하고, 관련 투자도 이끌어냈다”라면서, “기관도 민간도 모두 스타트업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안다. 이를 잘 활용해 본인 사업에 맞는 지원 프로그램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닦자”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재밌지만 어려운 일··· 올해 수익 전환이 목표”


에스앤이컴퍼니는 지난해 말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보호 선도기업으로 선정됐다. 예측 관련 기술이 전 세계적인 원천 기술임을 인정받은 셈이다 / 출처=IT동아
에스앤이컴퍼니는 지난해 말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보호 선도기업으로 선정됐다. 예측 관련 기술이 전 세계적인 원천 기술임을 인정받은 셈이다 / 출처=IT동아

물론 어려운 점도 없진 않다. 장세훈 대표는 “혁신 서비스로 인정은 받지만, AI 고도화 기술 개발도, 수익 모델로 연결하기도 어렵다. 회사 경영과 투자 유치, 인력 조달 등등 매 순간이 증명의 연속이다. 스타트업은 재밌는 게 많고, 쉬운 건 없는 일이다. 세계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혁신 모델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에 대한 성취감은 무엇보다 크다. 비굿 자체가 스타트업으로 담기에는 큰 서비스지만, 어쨌든 세상을 담아내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장세훈 대표는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1년 6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우리 회사를 기술보호 선도기업으로 지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와 비슷한 기술이 없는, 원천 기술임을 인정받은 셈이다. 올해는 수익 전환을 목표로 비굿 SaaS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고, 이를 통해 글로벌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게 핵심 과제다. 2025년을 내수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첫 해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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