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콘텐츠 리뷰 플랫폼 ‘원로우(1ROW)’, 아쉬움 남는 이유
[IT동아 김예지 기자] TV, 유튜브, SNS,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다. 다양한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최근 사람들은 단순히 감상에 그치지 않고, 다른 이들과 감상평(리뷰)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즐긴다. 이에 따라 느낀 점을 기록해두거나, 댓글을 남기는 일이 빈번하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LG유플러스의 콘텐츠 리뷰 플랫폼 ‘원로우(1ROW)’도 ‘감상을 공유하는 즐거움’에 초점을 둔 서비스다. 원로우는 영화·드라마의 배우 및 감독, 예고편 등 작품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최신 또는 인기 작품을 추천해주며, 사용자가 감상을 남길 수 있는 리뷰 공간을 제시한다.
원로우, 어렵지 않은 앱 사용 방법
평소 영화를 좋아하는 기자가 원로우 앱을 직접 사용해 봤다. 원로우는 안드로이드 및 iOS 이용자 모두 앱 마켓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만들었지만, 다른 이통사 고객도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하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거나, 카카오, 네이버, 애플, 구글 등과 연결해 간편 로그인할 수 있다.
앱 구성은 간단한 편이다. 메뉴는 크게 홈, 리뷰, MY 페이지로 구성된다. 가장 먼저 첫 화면으로 뜨는 홈을 살펴보자. 홈 화면에서 메인 배너를 누르면, 시청했던 작품에 대한 짧은 평가를 남길 수 있다. 랜덤으로 20편씩 콘텐츠가 뜨고, ‘별로예요’, ‘좋았어요’, ‘최고였어요’로 평가를 남긴다. 아직 보지 않은 작품은 건너뛰기 하면 된다. 메인 배너에는 내가 평가한 콘텐츠 수가 표시되며, 일정 개수를 초과하면 ‘새싹’, ‘꿈나무’, ‘모험가’ 등의 별명을 제공한다.
홈 화면 ‘오늘의 발견’에서는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 있다. 해당 주제는 매일 달라지는데, 신작 관련 등 랜덤하게 선정된다. 주제와 관련된 콘텐츠는 하단 나열식으로 소개된다. 이외에 우측으로 메뉴를 넘기면 ‘무비 씨즈닝’, ‘무비 페어링’, ‘금주의 화제작’ 등 키워드가 나온다. 일종의 콘텐츠 주제별 카테고리로, 새로고침할 때마다 달라진다. 주로 특정 배우가 나온 영화 소개, 장르별 콘텐츠 소개 등으로 사용자의 흥미를 이끌어낸다.
각 콘텐츠를 클릭하면 관련 영상, 리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정보’에서 콘텐츠 줄거리, 배우 및 감독 등 정보, 평점을 확인한다. ‘관련 영상’에는 작품과 관련된 공식 영상, 리뷰 영상이 나온다. 섬네일을 클릭해 바로 영상을 시청하거나, 유튜브 앱으로 이동해 볼 수 있다. 영화별, 영상별로 저장해두고 나중에 보는 것도 가능하다.
‘리뷰’에서는 해당 작품을 본 사용자가 남긴 리뷰를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사용자가 남긴 리뷰뿐만 아니라 ‘씨네21’ 영화 전문가가 작성한 리뷰, 내가 쓴 리뷰도 볼 수 있다. 공개 전 작성된 기대평도 표시된다. 사용자는 하단의 ‘평가 남기기’로 짧은 평가를 남길 수 있고, 상단의 연필 아이콘을 누르면, 바로 리뷰 작성 페이지로 연결된다.
리뷰 작성은 원로우가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다. 먼저 제목처럼 표시되는 40자 리뷰를 남길 수 있고, 글씨체, 정렬, 배경을 바꿀 수 있다. 하단의 리뷰 작성 시에는 글자 수 제한이 없다. 또한 작품의 포스터 및 스틸컷 등 이미지를 쉽게 추가할 수 있다. 이외에 관람 일시, 관람 횟수, 태그를 추가할 수 있다. 작성된 리뷰를 공개하면 콘텐츠와 함께 뜨지만, 비공개 처리하여 나만의 기록으로 남겨둘 수 있다.
이렇게 작성된 리뷰는 앱 하단 리뷰 메뉴에 나온다. 다른 사용자의 리뷰, 베스트 리뷰, 씨네21 전문 리뷰어가 남긴 리뷰, 기대평 등도 모아볼 수 있다. 또한 MY 메뉴에는 내가 메인 배너에서 짧게 평가를 남긴 콘텐츠 리스트가 나온다. 여기서도 콘텐츠별 리뷰를 작성할 수 있고, 저장해 둔 영상과 리뷰를 볼 수 있다.
왓챠피디아 유사하지만…기능 아직 부족해
원로우는 콘텐츠 리뷰에 초점을 둔 앱으로써, UI/UX는 깔끔하고 다루기 쉽지만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콘텐츠 리뷰 플랫폼으로써의 기능도 부족하고, 커뮤니티로써의 특징도 모호하다. 이렇다 보니 ‘왓챠피디아‘ 등 이미 존재하는 콘텐츠 추천·리뷰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내세울 장점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왓챠피디아는 이미 7억 개가 넘는 리뷰를 보유한 서비스다. 콘텐츠도 영화, 드라마와 더불어 책, 웹툰까지 다루며, OTT 서비스 왓챠와 연동된다.
원로우는 아직 출시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체적인 기능이 부족하다. 우선 LG유플러스가 강조한 리뷰 공유 기능이 아쉽다. 다른 사용자의 리뷰를 공유 및 저장할 수 있지만, 댓글 기능이 아직 구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콘텐츠별 리뷰는 표시되지만, 해당 리뷰를 남긴 사용자가 남긴 다른 콘텐츠의 리뷰는 볼 수 없다. ‘좋아요’ 등 공감도 남길 수 없다.
이 결과로 원로우가 내세우는 ‘나만의 리뷰 공간’은 존재하지만, 이는 그저 메모장에 지나지 않게 됐다. 글자 수 제한 없는 장문의 리뷰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도 이를 통해 사용자가 얻는 바가 적다면 무의미하다.
또한 왓챠피디아는 사용자 취향 분석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한다. 사용자가 남긴 별점 평가를 기반으로 장르별, 배우별 분석표를 제공해 사용자가 자신의 영화 취향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이를 바탕으로 예상 별점이 높을 만한 작품을 제시한다. 원로우는 영화별 짧은 평가는 가능하지만, 이를 토대로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바가 부족하다. 물론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익시(ixi)’를 적용해 편의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업데이트를 기대해 볼 수는 있겠다.
왓챠피디아는 왓챠와 한 몸으로 움직인다. 콘텐츠 리뷰 플랫폼은 콘텐츠가 선행되기 때문에 각종 콘텐츠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와 연동했을 때 효과적이다. 원로우는 해당 서비스에서 콘텐츠 시청을 제공할 수 없어 콘텐츠별 관련 유튜브 영상을 모아둔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유튜브에 직접 검색만 해도 얻을 수 있는 정보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 IPTV 서비스인 유플러스 모바일 TV(U+모바일 TV)와 협업해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정확한 시점은 밝히지 않았으나, 콘텐츠 시청 서비스와 연동될 경우 원로우가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시점에서 원로우가 제공하는 차별점이 모호한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원로우를 통해 사용자를 사로잡을 기능 구현이 시급하다. 어떤 콘텐츠를 볼지 고민될 때 참고용으로 볼 수 있겠지만, 이미 나에게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는 차고 넘친다. 서비스의 특장점을 내세우지 못한다면 결국 플랫폼은 인기를 얻지 못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원로우가 추구하는 바를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