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까지 판금 되면 한국 시장에서 외산폰 '전멸'
지난주, 삼성전자와 애플은 한국과 미국의 법원에서 각각 1승과 1패를 주고받았다. 한국에서는 삼성, 미국에서는 애플의 승리다. 이 중 특히 국내 소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한국에서의 판결 내용이다. 지난 24일, 서울지방법원은 애플이 삼성전자의 통신기술 일부를 침해했다는 사실을 인정해 애플의 아이폰3GS와 아이폰4, 그리고 아이패드와 아이패드2의 판매를 금지시켰다. 이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은 빠르면 9월 중에 출시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아이폰5의 국내 판매가 이루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텃세 심한 한국 스마트폰 시장, 유일하게 남은 애플
한국 시장에 진출한 외국 스마트폰 업체는 애플 외에 모토로라, HTC, 델, 소니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구 소니에릭슨, 이하 소니), 노키아 등 다양하지만 애플을 제외한 업체들이 내놓은 제품의 판매량은 극히 미미했다. 이들은 2012년 들어 신제품 출시가 거의 끊겼으며, HTC의 경우는 얼마 전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하기까지 했다.
이들 업체들의 성과가 미미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 토종 업체들의 텃세가 심하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은 규모가 큰 편이 아니지만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과 같은 큰 규모의 업체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들 토종 업체들의 판매 및 마케팅 망, 그리고 서비스 센터 구축 규모를 외국 업체들이 따라가기가 힘겨운 것이 당연하다.
더욱이, 이들 외국 업체들이 내놓는 제품들은 한국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 전체를 겨냥한 제품들이라 일부 기능이나 디자인이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상당수 제품들은 두께나 무게가 상당한 수준이라 얇고 가벼운 제품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았으며, DMB 기능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 인데다, 동영상을 구동할 때 파일 호환성이나 자막 표시 기능이 미흡한 경우가 많은 점도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주저하게 했다. 또한, 최근 국내 스마트폰 소비자들이 주목 하고 있는 LTE 통신 기능을 탑재한 제품도 외국산 스마트폰 중에는 HTC의 ‘레이더 4G’가 유일하다.
그나마 애플이 유일하게 한국 시장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스마트폰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으나 이는 애플 제품의 종류가 다양하고 A/S가 우수하며,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이보다는 애플 특유의 감성적인 디자인과 다양한 앱(응용프로그램), 그리고 애플에 거의 종교적인 지지를 보내주고 있는 많은 팬 층의 존재가 바로 애플의 최대 경쟁력이다. 애플의 이러한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면 애플의 제품은 국내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의미 있는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긴 해도 장차 다른 토종 업체들을 완전히 압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외산폰의 마지막 희망, 아이폰5 LTE 버전
한국 시장에서 외산 스마트폰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애플의 아이폰5가 주목 받는 이유도 그것이다. 아이폰5는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LTE 통신 기능이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허나 LTE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아이폰5의 출시를 즈음해 다시 한번 법정 공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삼성전자의 앞마당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에서는 미국에 비해 삼성 측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과연 애플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토종 업체들의 공세를 뚫고 아이폰5의 LTE 버전을 성공적으로 한국 시장에 내놓아 정착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만약 아이폰5마저 한국 시장에서 사라진다면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외국산 스마트폰의 불모지나 다름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