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글로벌] VTPL “K뷰티 이끄는 ‘씨스터앤’, 비결은 워터프루프”
[SBA X 동아닷컴 공동기획] 동아닷컴은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함께 세계를 누빌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창업 지원과 스케일업,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홍보에 이르기까지. SBA의 지원을 받고 성장할 스타트업의 실력을 동아닷컴의 스타트업 미디어 IT동아와 함께 살펴봅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K팝’, ‘K드라마’, ‘K푸드’ 등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의 우수 제품 및 콘텐츠는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인을 사로잡았다. 이는 해당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기업인들의 노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 및 정책을 선보인 공공 부문의 성과가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 불고 있는 ‘K뷰티’의 열풍 역시 예외가 아니다. 각국 소비자들의 환경 및 취향에 적합한 제품의 개발,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에 발 맞추기 위한 노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력을 통해 K뷰티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화장품 브랜드, ‘씨스터앤(SISTERANN)’을 운영하고 있는 ‘브이티피엘(VTPL, 대표 천정욱, Ryan Chun)’도 K뷰티의 주요 주자 중 하나다. 이들은 뛰어난 지속력을 갖춘 화장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취재진은 브이티피엘 천정욱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신생 브랜드인 씨스터앤으로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알아봤다.
수입으로 시작한 화장품 사업, 자체 제조로 방향 전환한 이유
천정욱 대표는 본래 IT 개발자였다. 하지만 프랑스 여행 도중, 한 약국에서 여행자들이 줄을 서서 화장품을 사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에 착안해 그는 프랑스 직송 화장품 직구 사업을 구상했다. 2012년 회사를 세우고 화장품 수입 사업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는 직접 제조로 방향을 바꾸고 자체 브랜드 씨스터앤을 런칭했다.
그가 수입에서 제조로 방향전환한 이유는 회사의 미래 때문이다. 회사 규모가 작을 때는 수입/직구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조직이 커지자 성장에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2017년을 전후해 이른바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게 되면서 수출 욕심도 생겼다. 같은 돈을 벌어도 수입 보다는 수출로 돈을 버는 것이 더 뿌듯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고 한다.
기능성으로 차별화, 핵심은 ‘워터프루프’
다만, 시장에 자리잡기까지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이미 기존의 유명제품이 시장에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자사 제품이 더 좋다’고 주장하는 것 만으로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씨스터앤은 제품의 기능성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특히 땀이나 외부 수분에 잘 견디는 ‘워터프루프(waterproof)’가 강점이라는 것을 어필했다. 덕분에 씨스터앤 제품은 다른 제품에 비해 잘 지워지지 않는다.
단순히 광고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수치를 내세웠다. 또한, 한국 및 일본, 대만 등에 관련 특허를 보유하는 등, 기술적인 뒷받침도 있었다.
첫 히트작 ‘아이펜슬’, 누적 판매량 700만개 달성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았다고 천정욱 대표는 이야기했다. 씨스터앤 브랜드의 첫 제품은 워터프루프를 강조한 틴트, 립스틱 등이었는데, 시장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립(입술) 제품은 기능보다는 색상이나 표현력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후, 씨스터앤은 아이(눈) 제품군에 힘을 실었다. 첫 아이 제품인 ‘아이펜슬(EYE PENCIL)’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화장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색이나 모양을 잘 유지하므로 오랫동안 바쁘게 활동해야 하는 직장인에게 특히 높은 호응을 얻었다. 씨스터앤 아이펜슬은 재구매 비율이 50%를 넘을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출시 이후 최근까지 총 700만개에 달하는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며 씨스터앤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매출 70%를 해외에서 올리게 된 비결
해외 시장 공략에도 워터프루프 기능을 앞세웠다. 특히 2020년을 전후해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씨스터앤은 더욱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나서게 되었다.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약점 역시 해외시장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은 현지의 에이전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씨스터앤은 직영 온라인 쇼핑몰을 열며 해외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그리고 디지털 마케팅을 위해 각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배포했다.
이를테면 동남아시아 시장의 경우, 무슬림 소비자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눈 부분 이외의 신체 노출을 꺼리기도 한다. 이런 조건은 아이 제품군이 충실한 씨스터앤에게 기회로 작용했다.
이후, ‘왓슨스(WATSONS)’, ‘쇼피(SHOPEE)’ 등의 해외 유명 플랫폼에도 납품을 시작해 한층 높은 판매량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씨스터앤 브랜드의 매출 70%는 일본, 대만,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미국 등의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천정욱 대표는 밝혔다.
2차 도약을 위한 준비
창업 10여년을 맞은 브이티피엘은 국내 150억 원, 해외 250억 원 정도의 연 매출을 내는 기업이 되었다. 2021년 전후의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매년 10% 정도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 브이티피엘은 2차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시장의 경우, 올해 3~4분기 중 전국 3800여개의 점포에 제품을 설치해 오프라인 공략 강화에 나섰다. 그리고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올해 4분기부터 현지 법인의 가동에 나섰다.
SBA의 기업 지원 프로그램, 젊은 창업가에게 추천할 만
브이티피엘은 SBA의 ‘서울어워드(Seoul Award)’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서울 소재 중소기업을 선정해 판로 개척과 수출 확대를 돕는 지원 프로그램이다.
천정욱 대표는 SBA의 지원 프로그램과 관련, “해외 진출을 위한 마케팅 기법, 혹은 최신의 기술을 지원하는 등, 실질적으로 유용한 프로그램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더불어 “특히 해외의 유명 유통 플랫폼과의 연결을 위해 SBA가 애써준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젊은 창업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다수의 프로그램이 SBA에 준비되어 있으니,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꼭 이용해보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천정욱 대표는 브이티피엘이 더 많은 인재와 함께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최근 해외 진출을 확대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천정욱 대표는 “당신이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큰 기업, 그리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말로 브이티피엘을 정의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