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AI 길라잡이] 상업 AI의 성공 가능성 보여주는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생성 인공지능이 세계를 뜨겁게 달굽니다. 사람만큼, 더러는 사람보다 더 그림을 잘 그리고 글을 잘 쓰는 생성 인공지능. 생성 인공지능을 설치하고 활용하는 방법과 최신 소식을 매주 전합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어도비 파이어플라이는 현재까지 공개된 생성형 AI 관련 서비스 중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모델 중 하나다.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초기의 이미지 생성형 AI 서비스들이 무분별한 학습용 이미지 확보로 문제를 일으킨 반면, 어도비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위키미디어, 플리커 커먼스 및 어도비 스톡 등 다양하고 확실한 출처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확보해 안전하고 완성도 높은 서비스 기반을 다졌다.
파이어플라이는 2023년 3월 어도비 서밋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서비스는 어도비의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툴에 다양하게 적용돼 있으며, 시험 단계를 거친 정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은 물론, 새로 개발된 베타 기능들도 계속 추가되고 있다.
어도비 파이어플라이는 어도비의 크리에이티브 생성형 AI 모델 제품군으로,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미어 프로에도 어도비 파이어플라이로 구동되는 생성형 AI 기능들이 탑재되며, 다양하고 새로운 생성형 AI가 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적용된다.
특히 파이어플라이는 어도비 스톡은 물론 저작권이 만료된 퍼블릭 도메인 이미지를 포함한 라이선스 콘텐츠를 기반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상업적으로도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설계된 게 장점이다.
지난 10월 새로운 버전이 공개되고, 최근 본 버전으로 업데이트된 어도비 파이어플라이의 신기술을 바탕으로 상업적 생성형 AI의 최신 동향을 짚어본다.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크리에이티브 툴의 일반 기능으로 적용 중
어도비 파이어플라이는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툴 내 기능으로도 제공된다. 주로 ▲ 텍스트를 이미지로 ▲빈 공간 및 주변 사물을 인식한 생성형 채우기 ▲입력 문구를 바탕으로 텍스트 효과 생성 ▲벡터 이미지의 색상 및 테마를 변경하는 생성형 다시 칠하기 등으로 구분된다.
CC 2025 최신 버전을 기준으로는 포토샵의 ‘산만한 부분 제거’, ‘생성형 채우기’, ‘생성형 확장’ 등이 대표적이며, 일러스트레이터의 ‘텍스트를 벡터 그래픽으로’, ‘생성형 모양 채우기’, ‘텍스트를 패턴으로’ 등도 널리 쓰인다. 인디자인에서도 ‘텍스트를 이미지로’와 ‘생성형 확장’으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크기를 조정할 수 있다.
어도비는 지난 10월 파이어플라이 비디오 모델도 발표했다. 현재 프리미어 프로 베타 버전에서 '생성형 확장'으로 프레임 추가나 배경 오디오 확장 등의 동영상 관련 기능을 테스트 중에 있다.
포토샵 최신 업데이트에 반영된 파이어플라이 기반 AI 기능은?
파이어플라이 기반의 AI 도구는 포토샵 혹은 일러스트레이터 등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툴 외에도 파이어플라이 웹 앱 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파이어플라이 이미지 3 모델 기반의 ‘생성형 채우기’다. 생성형 채우기는 사용자가 지정한 공간에 프롬프트를 입력해서 원하는 이미지 및 피사체 등을 새로 구성하는 기능이다. 생성에 사용되는 이미지는 어도비 내부 자산을 활용하므로 상업적 이용에도 저작권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활용 방식은 간단하다. 포토샵 CC 2024 버전 이후에서는 작업 공간 내에 마우스를 올리면 ‘이미지 가져오기’ 및 ‘이미지 생성’ 작업바가 생성된다. CC 2024 버전까지는 단순 텍스트 입력만 제공돼 이미지를 세부적으로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CC 2025부터는 별도의 이미지 생성 창이 생성되고, 이미지 프롬프트와 콘텐츠 유형, 참조 이미지를 세부적으로 지정한다. 베타 버전에서는 이미지 참조를 활용해 합성 수준까지 구현한다.
생성 창에서 이미지 생성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아트 및 포토 중 원하는 선택지를 고른다. 효과는 결과물의 구성 및 비슷한 형태를 선택할 수 있고, 스타일 참조에서 한번 더 세부 스타일을 선택한다. 이때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업로드해 이미지 결과물을 원하는 스타일대로도 바꿀 수 있다. 유명 작가의 유화 그림 등을 넣으면 원하는 이미지도 작가의 유화 형태로 만들어주는 식이다. 제작은 컴퓨터 자원이 아닌 클라우드 기반으로 진행되므로, 인터넷 회선과 복잡도에 따라 결과물 속도가 정해진다.
프롬프트로 ‘아이슬란드의 빙하가 있는 장소, 얼음 위에 서 있다. 하늘에는 오로라가 가득하고, 빙하 위에 북극 여우 한 마리가 돌아다닌다’를 입력하고, 수채화 및 조각난 형태의 일러스트레이트 이미지를 스타일로 수동 입력했다. 그 결과 생성 AI는 사전에 입력한 효과와 스타일, 프롬프트를 모두 고려해 적합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미지는 한 번에 세장까지 생성되며, 원하지 않을 경우 재생성할 수 있다.
CC 2025부터 참조 이미지 입력이 가능해지면서, 기존의 이미지에 프롬프트를 입력해 디자인을 가미하는 작업도 가능해졌다. 다만 특정 이미지를 완전히 답습하는 것은 아니고, 어도비 스톡에도 있을만한 고유 명사를 기반으로 적절한 프롬프트를 가미해야 한다. 이전 세대의 경우 프롬프트 입력만 지원해 원하는 형태나 스타일, 구도를 위해 문구로만 입력해야 했는데, 이미지 입력 등을 통해 더 쉽고 간편하게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좌측에서 실제 촬영된 이미지에서 레이어를 분리한 다음, 잉크 및 스케치 효과를 지정하고, 원본 이미지를 스타일에 입력한 다음 결과물을 만들었다. 과거에는 이미지를 분리하고, 필터 효과로 이미지를 변환하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완성도가 크게 떨어졌다. 반면 파이어플라이는 완전히 이미지를 새로 창조하고 가공하는 것이어서 전문가가 만든 듯한 느낌의 결과물도 만들 수 있다.
특정 영역 대체, 생성형 확장도 정식 서비스로 도입
포토샵에서 특정 영역을 대체하는 작업은 다른 결과물을 끌어다 만드는 합성 작업이다. 피부 잡티를 없애는 건 옆의 피부를 복사해서 붙이는 것이고, 기존에 없는 피사체를 붙이거나 배치하는 경우에는 여기에 쓰일 자료가 추가로 필요하다. 붙여 넣을 자료가 없다면 그때부터는 창작의 영역이 된다. 새롭게 추가된 생성형 채우기는 이 문제의 해결책이다.
사용자가 영역을 지정하고 생성형 채우기를 누르면, 파이어플라이 이미지 3 모델이 프롬프트를 인식하고 자동으로 이미지를 합성한다. 수작업으로 할 경우 영역을 분리하고, 여기에 넣을만한 이미지를 별도로 구한 뒤 합성 및 배치해야 하나, 생성형 채우기는 영역에 바로 채워 넣는다. 저작권 문제도 없고, 배치할 이미지를 찾는데 시간을 쓸 필요도 없다. 영역을 지정하지 않고 완전히 처음부터 결과물을 창작할 수 있다.
어도비 포토샵 CC 2025 베타 버전에는 앞서 생성형 채우기에 참조 이미지까지 지정할 수 있다. 배경이나 전체 이미지는 물론 별도 분리한 영역에 대한 세부적인 생성도 지원한다. 현재 버전에서 기존에 영역을 선택한 뒤 ‘스프라이트 셔츠로 교체’를 주문해도 AI가 무작위로 셔츠를 만든다. 이때 셔츠의 형태나 모양 등은 지정할 수 없고, 말로 설명해야 한다. 앞서 아파트와 달 사진 역시 여러 번 생성한 뒤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선택한 것이다.
베타 버전에서는 원하는 샘플을 추가할 수 있다. 가령 특정 디자인의 스프라이트 셔츠를 참조 이미지로 넣은 뒤 스프라이트 셔츠로의 교체를 주문하면 해당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는 셔츠 이미지로 교체한다. 덕분에 원하는 이미지로 생성하는 것은 물론 합성의 완성도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생성형 확장 역시 같은 맥락의 기능이다. 원래 이미지의 크기 외 부분을 만들어내는 작업은 쉽지않다. 붙여 넣을 다른 자료를 가져와 늘리거나, 창작해야 한다. 이때 해상도나 이미지 형태 등이 다르면 완성도가 떨어지고, 색상이나 톤 등도 따로 보정해야 한다. 생성형 확장은 이미지 원본을 인식해 주변의 데이터를 만들어 이미지를 키운다.
예시의 사진에서 사용자가 수작업으로 외부 영역을 만든다면 중복되는 영역도 많고, 특히 원근감이나 거리감을 살리면서 작업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하지만 생성형 확장은 보는 각도에 따른 원근감, 나무 배치, 그러데이션까지 살린 결과물을 내놨다. 경우에 따라 여러 번 진행해야 할 수 있지만, 수작업보다 몇 배는 빠르고 완성도 높게 작업할 수 있다.
디자인 업계도 생성형 AI가 작업 능률 올려
어도비 파이어플라이의 핵심은 자유로운 상업적 이용에 있다. 온라인에서 수집된 데이터로 결과를 제공하는 미드저니, 사용자가 학습을 시켜야 하는 스테이블디퓨전 등과 달리 어도비가 모든 재료를 기본 제공한다. 이 자료들은 저작권 문제가 없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출처나 저작권 등에 민감한 상업 이미지 업계에서는 중요한 대목이다.
또한 후발주자로서 부족함이 많았던 초기 버전과 비교해 상용 버전의 완성도가 급격하고,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기존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트 등의 도구와 결합해 활용도를 높이는 점 등도 강점이다.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기반 기능은 현시점으로도 활용도가 높으나, 베타 버전으로 선보이는 기능들이 더 인상적이다. 조용히 출시되는 뉴럴 필터나 카메라 RAW 등의 AI 기능들도 기대 이상이다. 내년, 그리고 또 그 이후에는 어떤 생성형 AI 기능들이 상업 시장을 흔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