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기대 초창패 2024] 글로벌 콘테스트 열어 원하는 음악 찾아주는 ‘레몬사운드’
[서울과기대 x IT동아 공동기획] 초기창업패키지 지원사업(이하 초창패)은 1~3년차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꾀하는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의 주요 창업지원 사업입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2024년도 초창패 주관기관으로 초기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돕습니다. IT동아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과 함께 성장 중인 유망 스타트업의 면면을 살펴봅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음원이 존재하지만, 영화, 게임, 광고 등 작품에 딱 맞는 음악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글로벌 콘테스트 개최 플랫폼 ‘레몬사운드’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콘테스트를 열고, 음악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아티스트를 연결하는 스타트업이다.
레몬사운드의 콘텐츠 제작자(의뢰자)는 콘테스트 기반 음악 의뢰 시스템 ‘레모네이션’을 통해 작품에 맞게 작곡된 음악을 세계에서 수십 곡, 최대 수백 곡 받아볼 수 있다. 또한 작곡가(아티스트)는 콘테스트에 참가해 자신의 음악을 알리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레몬사운드는 의뢰자와 아티스트를 이어주는 동시에, 음악 전문 작업을 지원해 음악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이러한 과정으로 좋은 음악이 알맞은 곳에서 빛을 발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레몬사운드의 목표다. IT동아는 박신정 레몬사운드 대표를 만나 레몬사운드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숨은 보석을 찾아주는 음악 플랫폼
박신정 대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작곡과 재학 시절, 창업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그는 “한예종에는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음악 등 각 분야의 뛰어난 예술인들이 모여 있는데, 서로를 알지 못해 작품 제작 시 협업이 가능한 데도 불구하고 다른 곳에서 외주를 구하고 있었다”며, 그에게는 “서비스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보이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박신정 대표는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어, 작곡 전공자들의 포트폴리오를 영화과 게시판에 게시했다. 이것이 레몬사운드의 시작이다. 그는 “사이트에서 작품이 수십 개씩 탄생하는 것을 보며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여러 가지 조사 후 레몬사운드를 사업화했다”며, “음악계는 진입 장벽이 높지만, 전공 분야였기 때문에 보다 세밀하게 접근해 시장 규모도 가늠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박신정 대표는 레몬사운드를 통해 독점 구조의 음악 시장 생태계를 변화시킬 수 있길 바랐다. 그는 “주변에 숨어있는 인재가 많은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구조다. 레몬사운드는 의뢰자에게 도움을 주지만, 무명 아티스트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의뢰자·아티스트 윈윈(win-win)하는 음악 의뢰 시스템
레몬사운드는 콘텐츠 제작자에게 맞춤형 옵션을 제공하며, 음악 제작의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레몬사운드는의 주요 서비스는 ▲레모네이션(글로벌 음악 콘테스트) ▲일대일 매칭 ▲음악 라이센스 판매 등 세 가지다.
글로벌 음악 콘테스트 ‘레모네이션’은 콘텐츠 제작자가 음악을 의뢰하면, 세계 작곡가로부터 원하는 음악을 제공받는 서비스다. 현재 기준 콘테스트로 최대 326곡이 제공된 바 있다. 박신정 대표는 “콘텐츠 제작자는 레몬사운드에서 글로벌 음악 콘테스트를 열어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세계에서 다양한 음악을 수집하고, 동시에 글로벌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모네이션의 홍보 효과 덕분에 이는 기업의 자체 이벤트로도 활용된다. 예컨대, 게임사는 사용자 대상 자체 이벤트, 출시 전 프로모션 등을 위해 레모네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게임 출시 직전 신작에 삽입될 음악을 고르는 콘테스트를 여는 경우, 레몬사운드는 SNS, 커뮤니티 등 홍보·마케팅을 진행하고, 영어·일본어·중국어로도 번역 배포한다. 구글 계정을 가진 사용자는 홈페이지 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박신정 대표는 “게임, 웹툰, 뮤지컬 등 팬층 확보가 중요한 업계의 콘텐츠인 경우, 레모네이션이 유리하다. 게임사는 작품 제작 단계부터 팬들과 소통하며 그들에게 더 큰 몰입감을 줄 수 있다”며, “선정된 1등에게 상금을 수여하고, 투표수 1위에게는 게임 굿즈 등 보상을 제공하는 등 이벤트 요소를 넣는다면, 해당 아티스트가 1위를 하기 위해 투표를 권유하는 바이럴(Viral) 마케팅도 발생하고, 세계 잠재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레몬사운드는 각 레모네이션별 작곡 전공 및 음악 감독 출신 전담 매니저를 두고, 최종 선정된 음악에 대해 추가 작업을 도와 작품을 함께 완성한다. 박신정 대표는 “콘텐츠 제작자가 음악 용어를 잘 모르더라도, 레몬사운드의 전문 작업팀이 함께 소통해 작업 진행을 원활히 하고, 음악 퀄리티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레모네이션은 레몬사운드에 프리랜서로 등록된 아티스트에게도 기회를 제공한다. 아티스트가 콘테스트에 참여해 선정되면 상금을 얻고, 음원 발매까지 완료해 지적재산권(IP)을 등록하면 저작권료 수익도 얻을 수 있다. 곡이 콘테스트에 당선되지 않더라도, 다른 레모네이션에서 제출해 활용하거나, 포트폴리오에 포함해 일대일 매칭, 라이선스 판매 등으로 발매할 수 있다. 박신정 대표는 레모네이션의 차별화 요소를 강조하며, “레몬사운드는 의뢰자와 아티스트 그리고 레몬사운드 모두가 함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아티스트 작업 기회 제공
일대일 매칭은 전통적인 음악 작업 방식으로, 의뢰자가 한 명의 아티스트와 협업해 음악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주로 영화,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 초 단위로 배경음악이 맞춰져야 하는 세밀한 작업이 필요할 경우, 아티스트 선정부터 곡 완성까지를 함께 진행한다. 우선 의뢰자가 의뢰서를 제출하면, 레몬사운드는 아티스트의 경력, 예산 등이 기재된 비교 견적서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의뢰자는 가장 마음에 드는 아티스트를 한눈에 비교해 보고,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다.
레몬사운드에는 할리우드 작곡가를 비롯해 슈퍼마리오, 길드워 시리즈, 디즈니, 넷플릭스, 애플TV의 음악 작곡가 등 수많은 아티스트가 등록돼 있다. 박신정 대표는 “레몬사운드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유럽 등 어디에서든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불어 사용자들은 그들의 음악 라이센스를 간편하게 구입해 작품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센스 판매는 이미 만들어진 음악을 작품에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방식이다. 콘텐츠 제작자가 작곡할 시간이 부족한 경우, 레몬사운드에 등록된 음악의 라이센스를 구매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국내 호응 기반으로 해외 시장 안정화 가속
올해 레몬사운드는 전년 대비 약 228% 매출 성장과 480%의 수익률 증가를 기록했다. 레몬사운드는 B2B시장을 타겟으로 한 음악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제작사로서 음악 저작권 지분도 확보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IP를 활용한 B2C 시장으로의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더불어 레몬사운드는 국내를 비롯해 해외 고객을 점차 확보하는 중이다. 레몬사운드의 주요 고객사에는 그라비티, 넥슨, 아모레퍼시픽, 샌디플로어, 뉴코어게임즈, 케세라게임즈(KALPA), 브릿지뮤직 등이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에 진출한 글로벌 레코딩 플랫폼 뮤지버셜(Musiversal)과의 협업 성사, 헐리우드 음악감독 캐서린 조이(대표작 미나 리), 애플TV, 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 작곡가인 레이 킴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입증한 바 있다. 박신정 대표는 “레몬사운드는 한국, 미국, 일본과 동남아시아, 유럽권까지 폭넓은 사용자층을 확보했다”며, “올해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영입해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신정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결코 녹록지 않음을 강조하면서도, 레몬사운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박신정 대표는 “창업은 생각보다 더 많은 사명감을 요하기 때문에 무작정 창업을 장려하는 분위기는 경계해야 한다”며, “레몬사운드를 성공적으로 사업화할 수 있었던 것은 약 20년간 음악계에서 활동하며 쌓아온 경험, 이를 통해 형성된 폭넓은 네트워크, 그리고 음악 제작 과정, 유통 구조, 저작권 지분 등 관련 지식 등을 자세하게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레몬사운드를 세계 브랜드로 성장시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며, “음악 유통 및 스트리밍 시장까지 진출해 음악, 콘텐츠 분야에서 세계 1위 회사가 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