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모넷코리아 [3] 미국 모넷 CEO “한국 IoT 시장의 성과는 세계의 모범”
[IT동아 x SBA] IT동아는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함께 ‘2024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서울창업허브 오픈이노베이션 참여기업 중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정, 인터뷰로 발전사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나아가 이들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사물인터넷(이하 IoT) 기술은 인공지능(이하 AI)과 더불어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핵심 기술로 통한다. IoT는 생활이나 업무 중에 접할 수 있는 모든 물건이 네트워크 접속 기능을 갖추고, 서로 긴밀히 소통하며 스마트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다.
이에 IoT 생태계를 위한 각종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모넷(Monnit)’은 IoT용 센서 시장의 글로벌 강자로 꼽힌다. 2010년 미국 유타주에서 창업한 모넷은 2억 달러(약 3000억 원) 상당의 연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구글, 나사, 인텔, 테슬라, 애플, 미국 국방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100대 기업 및 7만여 글로벌 고객사에 솔루션을 납품하고 있다. 2000여개의 제품군을 갖추고 약 4000억개의 빅데이터를 수집 중이며, 현재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시장의 경우, 모넷의 사업 파트너인 ‘모넷코리아(대표 염정훈)’에서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모넷코리아의 경우, 단순히 모넷의 제품을 들여와 유통하는 것을 넘어, 솔루션을 시장의 특성에 맞게 최적화해 한층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눈에 띈다. 이미 국내 시장에 10만개 이상의 센서를 공급해 설치했으며, 청와대, SK, 삼성 등 유수의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도 했다.
취재진은 최근 방한한 브래드 월터스(Brad Walters) 미국 모넷 본사 CEO와의 인터뷰를 통해 모넷이 지향하는 IoT 생태계의 미래 및 모넷코리아와의 파트너십에 대해 알아봤다. 이와 더불어 모넷코리아가 모넷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하고 있다는 ‘(가칭) AI 기반 설비 예지보전 플랫폼’의 면모도 살펴볼 수 있었다.
- 본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현재까지 어떤 여정을 거쳤는지도 궁금하다
월터스 CEO: 현재 미국 모넷 본사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2009년 모넷을 창업하기 이전부터 35년간 테크놀로지 산업에서 일했다. 한국과는 1999년 삼성과의 만남으로 인연을 맺었다.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임베디드 시스템을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관련 업무를 시작했다.
- 모넷은 IoT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글로벌 기업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월터스 CEO: 주요 산업 분야는 환경, 빌딩 모니터링 그리고 스마트팜 등이다. 빌딩 유지보수 관리를 위한 모니터링 플랫폼, 그리고 물 감지 및 온도 센서 등의 일반 센서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센서와 게이트웨이,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75개 산업 분야에 이르는 전세계 585개의 협력사와 함께 활동하고 있다.
- 모넷 외에도 IoT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은 많다. 모넷의 제품 및 서비스는 경쟁사 대비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나?
월터스 CEO: 우리의 제품은 단순한 IT제품이 아니라 IoT에 특화된 최적화된 센서다. 레스토랑부터 큰 공장이나 빌딩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우리가 보유한 IoT 전용 프로세서 덕분에 데이터 공유 및 통합이 타사 제품보다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우리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14개 부문에 달하는 수상을 하기도 했다.
- 현재 모넷코리아는 모넷의 한국 내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다. 모넷이 모넷코리아와 파트너십을 맺게 된 경위는?
월터스 CEO: 본인은 오래 전부터 일본 및 대만 등에서 일하며 미국의 기술을 아시아 지역에 전하고자 했다. 그 와중에 염정훈 현 모넷코리아 대표를 런던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오래 전부터 빌딩 시설 관리 사업을 하던 그와는 좋은 비즈니스 관계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염정훈 대표는 무선 통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으며, 모넷코리아 역시 특화된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소프트웨어 및 엔지니어링 부문의 전문가를 다수 보유하고 잇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 모넷코리아가 달성한 한국 시장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월터스 CEO: 아주 만족한다. 모넷코리아는 한국에서의 영업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마켓에 계속 도전해 실제로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모넷도 마찬가지로 글로벌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고 현재 많은 고객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각자 다른 지점에서 글로벌화를 진행하는 것은 분명히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 시장은 아주 특별하다. 국토는 작지만 산업 집적도가 높은데다 아주 빠르게 돌아간다. 모넷은 그 외에도 호주나 캐나다, 프랑스 벨기에, 폴란드 등 다양한 국가에서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데, 모넷코리아는 이러한 파트너십의 모범이 되고 있어 다른 나라에서도 참고 중이다.
- 모넷이 꿈꾸는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 그리고 모넷코리아와의 파트너십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궁금하다
월터스 CEO: 모넷의 계획은 모넷코리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IoT를 더욱 스마트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회사만큼 센서 관련 데이터를 많이 가진 곳은 없다고 자부한다. 우리는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단순히 문제상황을 인식하고 대처를 유도하는 기존 IoT의 기능을 넘어서 미래의 사고를 예측하고 방지할 수 있는 AI가 탑재된 센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부분에서 모넷코리아와의 밀접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월터스 CEO는 모넷코리아가 개발 중인 AI 솔루션을 언급했다. 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염정훈 대표: 우리는 센서 관련 사업을 8년 이상 했다. 이 과정에서 느낀 것이라면 센서에서 얻은 데이터를 관제실에 전달해도 현장에서 그 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점이다. 기술을 이해하고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할 수가 없다. 데이터 분석능력을 가진 전문가는 찾기 힘들고, 있더라도 높은 임금이 든다.
이와 관련해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것이 ‘(가칭) AI 기반 설비 예지보전 플랫폼’이다. 설비의 온도나 압력 등의 값만 보여주는 일반적인 IoT 시스템과 달리, 우리 시스템은 AI 비서처럼 ‘지금 어떤 기기에 이상이 예상되므로 이렇게 조치하라’고 플랫폼을 통해 알려준다.
AI가 수많은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다양하게 설정된 시나리오에 따라 구체적인 대응책을 알려주는 것이다. 단순히 데이터 값만 보고 사람이 이를 분석해서 대응책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현재는 400여개 빌딩설비에 9만개의 센서를 부착하여 빅데이터 축적 및 AI 알고리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 모넷코리아가 ‘(가칭) AI 기반 설비 예지보전 플랫폼’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염정훈 대표: 앞서 말한 대로 우리는 AI 알고리즘을 완성하기 위한 빅데이터를 취합하고자 한다. 데이터가 많을수록 AI의 판단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관리를 해야 하는데, 사람이 하기에는 인력도 부족하고 전문성도 떨어진다. 이 때문에 50년, 100년 쓸 수 있던 건물이 빠르게 노후화되는 것이 안타까웠다.
우리의 ‘(가칭) AI 기반 설비 예지보전 플랫폼’을 통해 각종 설비의 수명을 늘릴 수 있고 인건비 및 에너지 낭비도 줄일 수 있다. 특히 최근 인건비가 크게 상승해 인력을 충분히 고용하지 못해 서비스의 질이 하락하는 사례가 많은데 우리의 AI 플랫폼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해당 시스템은 언제 즈음 볼 수 있을 지, 그리고 이를 위해 모넷 본사와 어떻게 협력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염정훈 대표: 내년 상반기에 시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위해 미국 모넷에서 개발한 차세대 칩셋을 비롯한 고성능 하드웨어를 이용한다. 처리 속도는 50배, 무선 투과 능력은 15배 증가를 기대할 수 있으며, 실시간 데이터의 측정 및 분석이 가능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주요 고객은 대형 상업건물이나 빌딩을 위주로 시작하며 향후에는 공장 등으로 범위를 넓힐 것이다. 그리고 1단계 제품은 AI가 문제를 분석해 대응책을 알려주는 정도지만, 이후에는 플랫폼이 스스로 조치를 취하는 기능까지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람이 더 이상 기계실에 있을 필요가 없게 되며, 그 시간 동안 사람들은 더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기대를 바란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