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산업, 인공지능에 대한 고찰 ‘2024 울산 디자인혁신 포럼’
[IT동아 강형석 기자] 2024년 11월 26일, 울산시는 울산대학교 청운학사 국제관에서 ‘2024 울산 디자인혁신 포럼’을 개최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주최하고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에서 주관하는 이번 포럼은 ‘울산 디자인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 (디자인 그리고 인공지능의 역할)’을 주제로 디자인 업계 전문가와 교수 등 4명의 연사가 참여, 여러 관점이 담긴 정보를 공유했다.
먼저 개회사에 나선 오승희 한국디자인진흥원 지역디자인혁신실 실장은 “2024 울산 디자인혁신 포럼은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가 설립된 이후 처음 개최되는 행사로 디자인과 인공지능에 기반한 울산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준비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는 의미도 있다. 울산광역시는 우리나라 최대 공업도시로 대한민국 ▲산업 ▲경제 ▲수출 등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울산시가 앞으로도 ▲공업 ▲문화 ▲관광 도시를 넘어 우리나라 최고의 디자인 도시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승대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이 연단에 올라 “울산은 오랜 세월 대한민국 산업 수도로써 수많은 혁신과 도약을 이뤄왔고 이제는 디지털과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디자인이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고민해야 되는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디자인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창의적 사고의 폭을 넓혔고 우리의 ▲안목 ▲품격 ▲공간 등에 변화를 주고 있다. 2024 울산 디자인혁신 포럼을 통해 울산시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백현조 울산광역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위원장은 “2024 울산 디자인혁신 포럼은 디자인 혁신 현장에 있는 전문가와 함께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는 자리다. 울산은 그동안 대한민국 산업의 중심으로 혁신과 성장을 이끌었다. 디자인 분야에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과 디자인의 융합은 단순히 기술적인 변화에 머물지 않고 우리 삶과 산업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지역 중소ㆍ중견 제조기업들이 자체상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도록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스마트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는 ▲서울 ▲경기 ▲경남 ▲경북 ▲광주 ▲대구 ▲울산 등 총 7개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수소ㆍ전기 자율주행차 ▲친환경 스마트 조선 산업 ▲제조 연계 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별도 마련된 공간에는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의 2024년 디자인 지원사업 성과물이 전시됐다. 기업을 대표할 ▲캐릭터 ▲로고 외에 ▲제품 디자인 ▲패키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디자인 협업 지원이 이뤄졌다. ▲안승대 부시장 ▲백현조 의원 ▲오승희 실장 등 행사 관계자들이 전시장을 둘러보며 결과물을 살펴보며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울산의 미래를 위한 디자인은 무엇인가?
2024 울산 디자인혁신 포럼은 도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디자인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며 시작됐다. 기조강연에 나선 나건 홍익대학교 교수는 “이제 국가보다 도시가 더 중요해진 시대가 됐다. 동시에 대한민국 내 모든 도시가 갖게 될 고민이다. 도시는 ▲인간 ▲공간 ▲시간이라는 3간 구성이 중요하다. 한마디로 도시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도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라고 말했다.
도시가 오랜 시간 유지하려면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대중교통이나 도시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구성원이 오래 머물며 활기를 이어갈 요소가 없다면 무의미하다. 도시 경쟁력을 갖추려면 산업 연계를 통한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 나건 교수는 “가장 큰 도시 디자인 이슈는 시민이다. 시민이 얼마나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도시 디자인에 영향을 주는지가 선진 도시의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 디자인과 도시의 디자인이 다르다는 점도 언급됐다. 도시 디자인은 도시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건물과 공공시설 등 인위적인 부분을 포함한다면 도시의 디자인은 디자인 정책과 민간 기업의 디자인 수행 능력의 결정체라는 이야기다. 특히 울산은 산업 도시이기에 산업을 중심으로 어떻게 혁신을 이룰지 여부가 중요하다.
나건 교수는 “디자인은 목적이 아니라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좋은 수단이다. 하지만 심미적 요소와 실용적 요소 사이를 놓고 갈등을 빚는다. 현재는 보기 좋은 게 쓰기 좋다고 말하고 싶다. 쉽지 않지만 이것이 다음 성장 단계로 넘어가는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한다. 좋은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과 시의 일관된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바꾼 디자인 산업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은 디자인 산업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명령어를 입력하면 단시간 내에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주기에 전문가가 아니어도 창작활동이 가능하다. 이단비 호서대학교 교수는 “과거 사람이 2D 일러스트를 완성하는 데 1개월 정도 걸리던 것이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1주~2주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제품 디자인 분야는 프로세스 활용 측면에서 아직 한계가 있어 변화하는 시장에 따라 필요한 분야에 집중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것이 3D CAD(Computer Aided Design) 운용 능력의 고도화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할수록 디자이너 임무 본질은 명확해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주현상 고스 서울 대표도 “제품 디자인 영역은 인공지능이 최종 결과물까지 이어주지 못한다”면서 “하지만 의뢰인과 소통하는 과정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디자인 과정을 ▲탐구 ▲연구 ▲개발 등으로 나눈다면 인공지능은 연구 단계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는 이야기다.
인공지능 기반 CMF 디자인에 대해 강연한 이순영 리소페앤코인터내셔날 대표는 인공지능이 색상(Color)ㆍ소재(Material)ㆍ마감(Finish)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다양한 소재를 검색해 디자이너에게 제안하고 환경에 대한 영향까지 계산해 준다는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시장 요구에 선제 대응하는 프로액티브(Pro-Active) 또는 인공지능과 전문가가 협업하는 하이브리드(Hybrid) 형태로 디자이너 성향이 나뉠 것으로 예상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