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비투랩 [3] 김병규 병천치과의원장 “레이저 표면처리, 임플란트 기본 높일 것”
[IT동아 x SBA] IT동아는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함께 ‘2024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서울창업허브 오픈이노베이션 참여기업 중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정, 인터뷰로 발전사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나아가 이들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스타트업 비투랩은 펨토초 레이저(Femtosecond Laser, 1초를 1000조 번으로 나눈 시간만큼 짧은 파장을 가진 레이저)를 활용해서 임플란트, 침 등 의료기기의 표면을 처리한다. 이 가운데 주력은 임플란트다. 정보수 비투랩 대표는 펨토초 레이저로 임플란트의 표면을 처리하면 비용과 시간 절감, 완성도 향상과 친환경 등 여러 효용을 얻는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임플란트는 대부분 SLA(Sandblasted, Large grit, Acid-etched) 방식으로 만들었다. 연마재로 임플란트를 만들고 표면을 강산으로 화학 처리, 미세한 구조를 만들어 뼈에 잘 붙게 한다. 하지만, 강산을 쓰는 공정은 복잡하고 위험하다. 표면 처리 비용도 비싸고 환경 오염도 일으킨다.
강산이 아니라 펨토초 레이저로 임플란트 표면을 처리하는 비투랩의 기술은 과정이 간결하고 위험하지 않다. 전기만 있으면 임플란트의 표면을 단 수 초만에 처리하고, 강산을 쓰지 않기에 환경 오염도 일으키지 않는다. 기존 기술로는 다루기 어려웠던 티타늄 합금도 원활히 다룬다. 잇몸과 뼈에 잘 붙도록 처리하는 것은 물론이다.
비투랩은 펨토초 레이저 표면 처리한 임플란트와 표면 처리 기기를 세계 치과에 보급하려 한다. 정보수 대표는 아직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낮지만, 저비용 친환경 기술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차근차근 비투랩을 알린다.
비투랩 임플란트를 도입해 시술 중인 병천치과의원의 김병규 대표원장은 비투랩에게 든든한 원군이다. 그는 비투랩의 기술이 기존의 단점을 보완한 덕분에 사뭇 색다른 개성과 장점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병천치과의원을 찾아 김병규 원장에게 비투랩의 기술의 장점, 이 기술이 소비자에게 줄 효용을 물었다.
임플란트, 종류 선정과 시술 모두 섬세하게 해야
김병규 원장은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후 미국 임플란트 학회 인정의(AAID Associated Fellow), 미국 컬럼비아 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 얼럼나이 멤버, GDLP(Global Dental Leadership Program) 학술이사 경력을 쌓으며 이 부문의 전문가로 성장했다. 그의 진료 철학은 ‘자연 치아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다. 이어 다양한 시술 사례와 만날 목적으로 어려운 임플란트 시술 유형이 많은 충청남도 천안시 병천에 병천치과의원을 세웠다.
김병규 원장은 오랫동안 임플란트를 시술하면서 안타까운 사례를 많이 봤다고 한다. 환자가 임플란트를 잘 관리했음에도, 시술 당시 임플란트 픽스처(Fixture, 고정체)나 임상 의견의 한계 때문에 주변 뼈가 흡수돼(골흡수) 염증이 생기는 사례다. 임플란트 시술 시 치아를 빼는데, 이 때 잇몸 뼈가 내려앉아 보철 주변에 음식물이 쌓인 사례도 자주 나온다. 임플란트 픽스처가 깨지거나, 고정용 나사가 헐거워지는 일도 잦다.
김병규 원장은 임플란트의 종류를 신중하게 고르고 정확한 방향, 깊이로 이식해야 이런 안타까운 사례가 일어나는 것을 막는다고 말한다. 예컨대 서브머지 타입 임플란트는 충분히 깊게 심어야 골흡수 가능성을 낮춘다. 반면, 픽스처나 나사가 잘 깨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티슈 레벨(Tissue Level) 타입 임플란트는 골높이와 방향을 아주 정확하게 계산해서 심어야 한다. 나사로 연결된 두 물체에 강한 힘을 가했을 때, 가장 응력에 취약한 부위는 나사 혹은 그 주변이라는 걸 떠올리면 쉽다. 티슈 레벨 타입 임플란트는 나사 부분에 큰 힘이 전달되는 것을 막아주는 디자인이다.
비투랩의 펨토초 레이저 표면처리, 임플란트에 다양한 장점 가져와
임플란트를 신중하게 시술하던 김병규 원장은, 함께 연구하던 이정환 단국대학교 교수로부터 비투랩을 소개 받는다. 그는 비투랩의 기술을 보고 ‘강산 부식과 복잡한 세척 처리 없는, 레이저 표면처리 임플란트 픽스처’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말한다. 강산 부식과 복잡한 세척 표면 처리가 아닌 초미세 레이저로 표면을 처리하면, 임플란트 표면을 기존 SLA 방식 표면과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생산 공정 효율도 높일 것으로 생각했다. 강산과 폐수가 거의 없는 친환경 기술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비투랩의 임플란트를 접한 김병규 원장은 여러 가지 장점, 그리고 개선할 점을 함께 느꼈다고 밝혔다. 그가 든 장점은 우선 내구성이 우수한 점이다. 임플란트는 대개 튼튼한 4등급 티타늄으로 만든다. 여기에 금속을 섞어 내구성을 더욱 높인 5등급 티타늄 합금도 있는데, SLA 방식으로는 5등급 티타늄을 다루지 못한다. 강산이 합금을 제대로 녹이지 못해서다.
반면, 비투랩의 펨토초 레이저는 5등급 티타늄의 표면도 잘 처리한다. 덕분에 더 튼튼한 임플란트 부품을 만든다. 김병규 원장은 실제로 비투랩의 임플란트를 시술하고 ISQ(Implant Stability Quotient, 임플란트 안정 지수)를 측정하면 식립 기간 대비 수치가 기존 임플란트에 뒤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레이저로 임플란트의 표면을 처리하기에 품질을 늘 일정하게 유지하는 점, 강산 처리와 복잡한 세척 과정이 없어 공정을 간소화하고 비용을 줄이는 점, 임플란트 부품의 크기나 형식을 손쉽게 바꾸도록 돕는 점도 비투랩 펨토초 레이저 기술의 장점으로 들었다.
이어 그는 비투랩에게 조언도 건넸다. 우선 더 많은 치과에 기술과 기기를 공급해 검증을 많이 받으라고 권했다. 임플란트 시장 관계자들에게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다. 김병규 원장은 자신이 비투랩의 임플란트를 시술했을 때에는 대개 예후가 좋았지만, 그럼에도 보수적인 치과의 인식을 바꾸려면 더 많은 사례와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최근 임플란트 업계가 주목하는 티슈 레벨 타입 임플란트 제품을 만들어 치과에 공급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임플란트 환자, 성실한 치과와 함께 관리에 힘써야
김병규 원장은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려는 환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자연 치아, 임플란트를 포함해 입 안에 넣는 모든 보철물의 수명을 결정하는 것이 ‘힘’과 ‘염증’이라고 말한다. 입 안에서 힘을 많이 받는 곳, 염증이 자주 생기는 곳에 있는 치아나 보철물은 수명이 짧다. 따라서 임플란트 시술 전 어느 치아에 힘이 많이 실리는지, 잇몸 어느 곳에 염증이 잘 생기는지를 파악하고 이 힘과 염증을 제어할 능력을 가진 치과, 품질이 검증된 임플란트를 써서 사후 관리를 잘 하는 치과를 선택하라고 강조했다. 사후 관리 여부를 잘 밝히지 않거나 초저가 임플란트를 추천하는 곳은 경계하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김병규 원장은 임플란트를 한 부위는 힘과 염증 조절에 가장 취약하기에 자연 치아가 손상된 것이라며, 임플란트를 심은 후에도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임플란트에는 신경이 없어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탓에 되려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고 말한다. 그래서 염증이 상당 부분 진행된 후에야 치과를 찾는 환자가 많다며, 때마다 치과에 내원해 임플란트를 꼼꼼히 살피라고도 권했다. 치실과 치간 칫솔 관리는 기본이라고도 덧붙였다.
정보수 대표는 김병규 원장의 소감과 조언을 들으면서 제품 개발 일정과 기술 고도화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이룬 성과, 개발을 마친 기술과 기기를 앞세워 우리나라 치과에 차근차근 보급하는 한편 해외 치과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세웠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임플란트의 선택 기준으로 저렴한 가격과 내구성을 주로 꼽았다. 비투랩은 여기에 균일한 부품 품질, 강산을 쓰지 않는 친환경 기술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려 한다. 이들의 계획이 현실로 이뤄져서 세계인 누구나 깨끗하고 안전한 임플란트를 선택, 좋은 것을 먹으며 사는 삶의 즐거움을 누리기를 바란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