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창경 BEF 2024] 불편하고 폐쇄적인 국내 주류 유통시장을 디지털 전환한 스타트업 '링크업'
※부산 창업 생태계 허브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BEF 액셀러레이팅, BEF 중소기업 ESG 바우처 지원, BEF ESG 소셜벤처 글로벌 진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BEF(Busan ESG Fund, 부산경제활성화지원기금) 프로그램은 중소벤처기업의 ESG 경영 확산 목적으로 공공기관 9곳(기술보증기금·부산도시공사·부산항만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한국남부발전·한국예탁결제원·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해양진흥공사)이 조성한 기금으로 운영된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BEF 프로그램이 지원한 유망 ESG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IT동아] 음식점이나 주점 등에 필요한 주류 상품은 대개, 점주나 업소 대표가 주류 유통사(이하 유통사)에 연락해(전화, 문자, 카카오톡 등) 주문하면, 유통사가 여러 주류 제조사(이하 제조사)를 통해 각 주류 상품을 공급 받아 각 음심점과 주점에 일괄 배송된다.
이 과정에서 주문 내역 또는 배송의 오류가 잦고, 주류 객단가나 총 결제 비용도 유통사마다 다른 경우가 많아 점주, 유통사, 제조사 모두 불편을 겪고 있다. 요즘 같이 플랫폼 서비스가 다양한 시대에 주류 주문/배송 플랫폼은 아직 주류 시장에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다.
제조사-유통사-판매자를 투명하고 정확하게 이어주는 B2B 주류 유통 플랫폼 '월드비어마켓'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월드비어마켓은 부산 소재 푸드테크 스타트업인 '링크업(대표 정용희)'이 2022년 국내 최초로 정식 런칭한 후, 부산 및 수도권, 광역도시 중심으로 빠르게 주류 시장에 자리 잡고 있다.
월드비어마켓 외 링크업은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서, 무인 주류 자동판매기를 개발, 시장 검증 단계에 있으며, 각 지역 축제/페스티벌 관련 운영 등, 낙후된 주류 유통 시장의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링크업의 정용희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링크업과 주요 사업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링크업은 2017년 설립 후 현재 세 가지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첫째로, B2B 온라인 주류 유통 플랫폼인 '월드비어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낙후되고 불편한 주류 주문/배송 절차를 디지털 전환(DX)한 솔루션이다.
주류 주문/발주 후 주문 목록, 예상 배송일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주류 유통사의 취급 상품 여부와 무관하게 한 번에 주문/발주할 수 있으며, 특히 유통사별 공급 단가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어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즉 월드비어마켓은 주류 제조사, 주류 유통사, 일반 판매업소가 가맹점으로 등록된 B2B 솔루션이다. 현재 전국 6300여 종 이상의 주류 상품이 등록돼 있고, 가맹점은 5500곳이 넘는다. B2B 주류 시장에서 유통과 공급간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는 유일한 솔루션이다.
둘째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무인 주류 자동판매기도 개발하고 있다. 누구라도 적법한 성인 인증을 거치면, 음료 자판기처럼 쉽고 간편하게 주류를 구매할 수 있다. 호텔이나 모텔, 펜션 등의 숙박업종이나 캠핑장, 스크린골프 매장 등 주류가 판매될 수 있는 모든 내외부 공간에 배치하면 인건비 지출 없이 24시간 운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ESG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축제, 페스티벌, 행사 관련 데이터 플랫폼 사업도 추진 중이다. 부산을 비롯해 전국 각 지역에서 다양한 특화 축제나 페스티벌 등이 개최되는데, 이와 관련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목표 수립부터 준비, 운영/진행, 종료 결과 데이터 취합 및 평가 등의 실질적인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월드비어마켓과 유사한 주류 유통 플랫폼/서비스가 몇 종 운영되고 있다. 이들과의 차별점이나 강점은 무엇이라 여기는가?
현재 국내 주류 시장의 전체 매출 중 90%가 소주나 맥주 등의 대중 주류가 차지한다. 우리의 활동 영역이 이 대중 주류인 반면, 유사 경쟁 플랫폼은 10% 비중의 와인이나 위스키 영역을 토대로 한다. 우리 역시 와인, 위스키를 일부 취급하고 있으니, 주류 시장 점유율이나 매출 규모로 보면 우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라 판단한다. 아울러 유사 경쟁 플랫폼은 대개 일반 소비자 대상 서비스(B2C)임에 반해, 우리는 주류사, 유통사, 소상공인 등의 B2B 전용 플랫폼이다.
현재 파트너사 대상으로 주류 배송비나 플랫폼 사용 수수료 등도 적용하지 않고 있다. 링크업의 수익 구조는 무엇인가?
월드비어마켓은 주류사, 유통사, 판매처 모두에게 무료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수집, 축적되는 주문/발주 데이터, 주류 구매/유통 데이터, 지역별/연령별 주문/소비 데이터 등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 영역(특히 주류 무인 자동판매기 구축)에 유용한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지역 축제/페스티벌 개최와 관련해, 여러 주류사나 운영조직 등과 협력하면서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다만 당분간은 수익보다는 저변 확대에 우선 집중하려 한다.
무인 주류 자동판매기의 구축, 배치 현황은 어떠한가?
제품 개발은 완료되어 현재 시장 실증사업(PoC) 단계를 진행하고 있고, 나이스정보통신, KB카드 등과 협업 중이다. 올해에 스크린골프장에 국내 최초로 설치 완료했으며, 내년에는 무인매장뿐 아니라 호텔/모텔이나 캠핑장 등 각지에 확장 배치할 예정이다.
참고로, 일반 음료 자동판매기와 유사하지만, 스마트폰을 통한 성인 인증 단계(QR코드)를 거치면 자동판매기 쇼케이스 도어를 열 수 있고, 원하는 주류를 꺼내면 자동으로 구매 목록(장바구니)에 추가되며, 이후 신용카드를 꽂아 결제하면 된다. 꺼낸 주류를 결제 전에 쇼케이스에 다시 넣으면 구매 목록에서 제외된다.
지역 축제나 페스티벌, 행사 관련 사업 영역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지 궁금하다.
앞서 잠깐 언급한 대로, 매년 전국에서 다양한 지역 행사나 축제 등이 개최되는데, 주먹구구식으로 개최, 운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행사 준비부터 진행, 운영, 완료 단계가 그리 체계적으로 추진되지 못하는데, 여기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행사 운영 이력과 데이터가 제대로 관리,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라 추측한다.
이에 우리는 그간의 행사 지원 경험과 축적 데이터를 통해, 특정 행사 운영에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안하고 있다. 매년 전국 10개 이상의 지역 행사, 페스티벌을 각 지자체와 협력하며 운영 데이터를 쌓고 있다. 궁극적으로, 국내 모든 지역 행사, 페스티벌 정보를 아우르는 '페스티벌 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지향한다. 각 지역마다 차별된 행사 콘텐츠도 개발하고, 행사와 연계되는 관광상품도 기획하며 지역 관광 산업에 기여하고자 한다.
올해 개최된 보령머드축제나 가평 글로벌 아웃도어 캠핑 페어, 송도맥주축제, 부산바다축제 등에 주류와 푸드 유통/공급, 이벤트 공간 기획, 체험 프로그램 기획 등을 담당했다. 최근 개최된 부산불꽃축제의 경우 부산 지역 워케이션 관련 업체와 협력해 워케이션 패키지 상품을 기획해 운영한 바 있다. 축제 직후 관람객 설문조사도 진행해 데이터를 쌓았다.
현재 스타트업 투자 유치 현황과 매출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작년 2023년에 프리-A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팁스(TIPS. 민간주도 기술창업지원)에도 선정됐다. 올 10월에는 한달만에 브릿지 투자 유치도 완료했다. 현재까지 총 투자 유치 규모는 15억 원이며, 2023년 매출은 20억 원 정도로 집계됐다. 올 한해 관광 분야와 무인 주류 자동판매기 사업의 기반이 잡혀, 내년에는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부산 소재 스타트업으로서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부산창경)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고 있는가?
이번 BEF(부산경제활성화지원기금)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의 유망 스타트업으로 선정되어, 운영 지원금 지원과 함께 마케팅 및 홍보 활동을 제공 받고 있다. 또한 ESG 분야에 관심이 많은 부산 소재의 다른 기업과의 사업 연계, 네트워킹 활동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
향후 사업적 각오는 무엇인가?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가 그랬듯, 링크업도 다소 보수적인 주류 유통시장에 새로운 문화와 트렌드를 만들고 싶다. 그동안 관행에 따라 움직이며 음성적인 시장으로 여겼던 전국의 주류시장을 투명하고 안전하게 시스템화 해서, 지역별 행사/페스티벌 운영과 접목해 새로운 지역 관광 아이템으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 우리나라도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맥주축제) 같은 글로벌 축제를 만들고 싶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