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세계 가상화폐 탈취액 3분의 1 차지…민간기업, 사이버 보안 강화 절실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해킹 시도 건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으며, 이를 통해 북한은 약 7억 달러를 수익으로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국가정보원은 2023년 국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해킹 시도 중 80%가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북한 해커들의 사이버공격 목표는 가상화폐(암호화폐) 탈취다. 실제로 블록체인 인텔리전스 업체 TRM랩스(TRM Labs)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해커의 가상화폐 탈취량은 전 세계 탈취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오랜 기간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로 자금줄이 막힌 북한의 입장에서 가상화폐 해킹은 마지막 남은 자금줄인 셈이다.

보안위협 이미지 / 출처=셔터스톡
보안위협 이미지 / 출처=셔터스톡

가상화폐를 탈취하려는 북한의 공격에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인 범행 수법은 악성 메일이다. 악성 코드가 담긴 메일을 가상화폐 거래소에 보내, 내부 PC에 악성 코드가 감염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4월, 국내 모 가상화폐 거래소는 이러한 악성 메일로 인해 3억 원 상당의 피해를 보았다. 해커는 거래소 직원이 고객사와 주고받은 이메일 제목을 그대로 모방한 ‘악성 이메일’을 보내, 해당 직원이 아무런 의심 없이 메일을 클릭하도록 유도했다. 정부의 조사 결과, 해당 거래소의 해킹 주체는 북한 해킹 그룹인 ‘라자루스’로 추정되었다.

이처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면서, 정부는 사이버 안보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정보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각각 정부기관 및 민간기업을 담당해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도록 법제화되어 있다. 더 나아가 정부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사이버 공격에 전략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사이버위협정보공유시스템(C-TAS)’도 구축했다. ‘사이버위협정보공유시스템(C-TAS)’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운영하는 사이버 위협 정보 수집, 분석, 공유 시스템이다.

민간기업은 C-TAS를 통해 파밍 IP, 피싱 IP 등의 정보를 받아 사내 보안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이버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동시에 민간기업이 공격 시도 IP와 유포지 등의 위협 정보를 직접 C-TAS에 공유할 수도 있다. 현재 C-TAS에는 정보보안, IT 서비스 기업 등 230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C-TAS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사이버 안보 체계에 더해, 민간 차원의 대응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현재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공공과 민간 구분 없이, 전방위적으로 가해지고 있다. 민간기업의 보안 관리가 미흡하다면 국가 전체의 사이버 보안 체계가 허술해질 수밖에 없다.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민간 차원에서 갖춰야 할 기본 보안 수칙은 크게 2가지다.

보안위협 이미지 / 출처=셔터스톡
보안위협 이미지 / 출처=셔터스톡

첫째, 보안 솔루션의 도입이다. 먼저,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으로 방화벽과 침입 탐지 및 방지 시스템(IDS/IPS)을 활용해 외부 공격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이라면 랜섬웨어 공격이나 데이터 유출에 대비해 암호화와 백업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중소기업의 경우, 여러 보안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위협 관리(UTM) 솔루션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사내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후에 모의해킹과 취약점 진단을 받아, 보안 취약점을 미리 발견하는 것이 보안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기본적인 보안 솔루션만 구축해도, 웬만한 사이버 공격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사전에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이, 사후에 막대한 보안 사고 피해액을 감당하는 것보다 비용 효율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두 번째로, 사이버 위협에 대한 정보를 정부 기관과 적극적으로 교환해야 한다. 일부 기업은 기업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을 우려해, 침해 사고가 발생해도 이를 은폐하려 한다. 하지만, 침해 사고를 투명하게 공유해야, 다른 기업이나 기관이 유사한 공격을 예방할 수 있다. 국가 차원의 사이버 방어력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정보 공개에 열린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북한의 해킹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정부와 기업 모두 철저한 방어 체계를 구축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기업은 보안 솔루션을 구축하는 사전 조치는 물론, 침해 사고 발생 시 이를 정부에 알리는 사후 조치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사이버 안보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협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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