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해외 특허 플랫폼 수익화, 기술 보호·발전 동시에”

[IT동아 차주경 기자] 정보통신기술은 기업, 나아가 한 나라의 경쟁력이다. 오늘날 세계를 이끄는 정보통신기업 대부분이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탁월한 기술을 앞세워 성장했다. 자연스레 기업과 업계는 유망한 기술을 선점하려고 경쟁을 벌인다. 반대로 유망한 기술의 사업화와 이전을 목적으로 홍보전을 펼치는 연구 기관도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산학연 중심으로 기술 이전과 특허 매각 등 기술 사업화가 활발하다. 이 가운데 고려대학교는 해외로의 기술 이전과 특허 수익화에 집중한다. 유망 특허를 발빠르게 발굴해 해외에서 가치를 인정 받도록 하는 구조, 특허 수익화 시 위험을 줄일 방안도 각각 마련했다.

고려대학교는 2021년부터 미국에 등록을 마친 특허 기술 전체를 조사하고, 이 가운데 우수 특허를 선정해서 사업성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를 토대로 특허 기술을 S급, A급, B급으로 등급화하고 해외로의 매각을 시도했다. 특허 기술의 정성 분석과 침해예상특허권 권리 분석, 거래 적정가격의 선정과 미국으로의 중개 마케팅 방안도 차례로 마련했다.

고려대학교가 특허 단체, 기업과 함께 해외로의 특허 매각에 나선다 / 출처=고려대학교
고려대학교가 특허 단체, 기업과 함께 해외로의 특허 매각에 나선다 / 출처=고려대학교

이러한 과정을 거쳐 고려대학교는 미국 특허보호단체인 AST(Allied Security Trust)에 2022년 패킷 처리 기술 특허를 매각, 기술료 8만 달러(약 1억 1000만 원)를 확보했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같은 방식으로 특허를 매각해서 기술료 43만 달러(약 5억 9300만 원)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4년에는 지금까지 AST와 39만 달러(약 5억 3800만 원)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다. 3년 연속 해외기술이전에 성공한 총 금액을 계산하면 90만 달러(약 12억 4100만 원)에 이른다.

고려대학교와 함께 한 AST는 2007년 만들어진 단체로, 세계 기술 기업 약 4000곳이 참여했다. 이들은 협력 구조를 만들어 특허 관련 위험을 줄인다. 주요 기술의 특허를 사서 권리를 확보하고, 이 특허를 회원사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인증을 주는 구조다. 회원사는 해당 특허를 잠시 소유한 다음 다른 시장 참여자에게 판매한다.

성과를 거둔 고려대학교는 2024년, 해외 특허 수익화의 완성도와 성과를 더 높일 프로그램을 만든다. 일환으로 기술 사업화 의지가 강한 연구실을 찾아 지원하며 해외로의 기술 이전 가능성을 높이는 ‘랩 비즈니스 인터뷰’를 운영한다.

고려대학교가 연구실을 발굴하면 기술사업화센터와 민간 전문기관이 협력해서 기술소개자료(SMK, Sales Material Kit)를 만든다. 이 때 기술소개자료는 기존의 서술식이 아니라 시장 동향과 특허 요약, 기술 비교표와 기술성숙도(TRL, Technology Readiness Level) 진단, 인증과 평가 현황 등 풍부한 내용을 담는다. 수요 기업이 효용을 바로 이해하도록 꾸밀 목적에서다.

/ 출처=AST 홈페이지
/ 출처=AST 홈페이지

이어 고려대학교는 특허 전문 기업 유니허브와 손 잡고 해외 특허 수익화 프로그램 고도화에 나선다. 유니허브는 우리나라 대학들의 해외 특허를 기술별로 분류, 분석하고 해외 기업과의 라이선스나 소송을 활용한 수익화를 돕는다. 특히 인공지능과 로봇, 반도체와 무선통신 등 정보통신기술 특허의 분석·매각 경력이 풍부하다. 지금까지 해외에 매각한 특허 대부분이 정보통신기술이기에, 고려대학교는 유니허브와의 협업으로 상승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고려대학교 기술사업화센터는 “대학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경쟁력 있는 혁신 기술 특허를 많이 만들었다. 이를 기업과 적극 연결해서 상용화하고 라이센싱으로 추가 수익을 만들 계획이다. 고려대학교가 가진 다방면의 특허를 세계 산업 현장에 제공,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동시에 우리나라 내외 특허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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