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AI 도약 위해 누구와 손잡았나
[IT동아 김예지 기자] 국내 이통 3사(SKT, KT, LG유플러스)는 비통신 사업 영역으로 인공지능(이하 AI)을 접목한 서비스 생태계를 확장하느라 분주하다. 이통 3사는 자체 기술·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뿐만 아니라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과 협력을 늘려가고 있다.
SKT는 2023년 글로벌 AI컴퍼니로서의 도약 목표를 밝힌 이후, 가장 바쁜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 7월 SKT 유영상 CEO는 “SKT의 AI 전략은 단기적으로 ▲AI DC ▲AI B2B ▲AI B2C 등 신성장 사업 영역의 사업 모델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통신 사업(Telco BM)의 AI 전환을 완성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SKT는 AI 인프라, AI 반도체, AI 서비스 등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 우선 AI 인프라 영역 협력 일환으로, SKT는 지난 7월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 ‘스마트 글로벌 홀딩스(Smart Global Holdings)’에 2억 달러(약 2800억 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 회사는 대규모 GPU 서버로 구성된 AI 클러스터를 구축한 역량으로 SKT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 8월에는 미국 GPUaaS 기업 ‘람다(Lambda)’와 손잡았다. 람다는 오는 12월 여는 SK브로드밴드의 서울 가산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GPU ‘H100’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AI 반도체 영역을 키우기 위해, SKT는 지난 8월 SKT 계열사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 간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안에 합병 법인을 출범하는 것이 목표다. 양사는 법인명을 ‘사피온코리아’로 유지하고, 리벨리온 경영진이 이를 이끌어 감에 따라 사명은 ‘리벨리온’으로 결정했다. 기업가치 비율은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 각각 1 : 2.4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SKT, SK하이닉스, SK스퀘어로 구성된 사피온 주주진은 보유 주식 중 3%(합병 후 기준)를 합병 전까지 매각해 리벨리온 경영진 1대 주주 지위를 보장한다. 사피온코리아의 고성능 AI 반도체 ‘X330’ 개발 역량과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아톰(ATOM)’ 및 ‘리벨(REBEL)’의 만남에 귀추가 주목된다.
AI 서비스 영역에서는 문어발처럼 다양한 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다. 지난 상반기 SKT는 오픈AI, 앤트로픽과 텔코 LLM(통신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SKT는 연내 이를 고객 상담 업무에 적용해 차별화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출범해 도이치텔레콤, e&, 싱텔,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통신사들과 텔코LLM 공동 개발 및 AI 관련 사업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SKT는 텔코 LLM에 이어 멀티 LLM에도 집중하는 분위기다. 지난 9월에는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검색엔진 기업 ‘퍼플렉시티’에 1천만 달러(약 134억 원) 투자했다. SKT는 자사의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A.)’ 고도화를 위해 퍼플렉시티와 AI 검색엔진 개발에 주력한다. 이미 SKT는 지난 8월 에이닷을 전면 개편하며 퍼플렉시티의 AI 검색엔진을 탑재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KT도 활발하게 AI를 기존 사업과 신사업 이곳저곳에 적용하고 있다. KT 김영섭 대표는 지난 ‘M360 APAC’에서 “KT는 지속적인 혁신과 협력을 통해 AI와 ICT(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AICT 회사로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지난 6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수 조원의 대규모 협력을 다졌다. 양사는 ▲한국형 AI ▲클라우드 ▲IT 서비스 등을 함께 연구·개발하고, 인재양성에도 힘쓴다. AI GPU팜(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팅 시스템)과 이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이는 KT도 멀티LLM 전략으로 우회했음을 드러낸다.
또한 KT는 대학교와도 연계해 AICT 기술을 연구한다. KT는 지난 7월 고려대학교와 AICT 응용기술의 실질적 사업화를 추진키로 약속했다. 주요 협약 내용으로는 ▲AI 사업 경쟁력 강화 위한 R&D 과제 추진 ▲KT-고려대 공동연구개발센터 설립 ▲산학연구개발용 GPU 공동 활용 등을 포함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AI 기반 B2B 전략으로 ‘All in AI’를 발표했다. 권용현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전무)은 “LG유플러스는 모든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기업 고객과 함께 성장하고, 올해 인프라, 데이터, 플랫폼 중심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비교적 글로벌 빅테크와의 AI 모델 개발을 위한 협력은 적은 편이다. 이는 LG AI 연구원에서 LLM ‘엑사원’을 비롯해 sLLM(소형언어모델) ‘익시젠’까지 자체 개발해 낸 덕이다. 한편 AI 인프라 영역으로는 온디바이스AI 사업을 추진한다. LG유플러스는 국내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딥엑스’와 익시젠을 접목한 AI 반도체를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AI 반도체는 특정 산업에 활용되기 적합하도록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가격은 낮출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익시젠을 기반으로 AI 솔루션, 플랫폼 기업 등과 전방위 협력을 도모한다. 지난 1월 생성형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에 1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양사는 AICC, LLM과 관련한 B2B 사업 전 과정을 도모한다. 이외에 LG유플러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델 테크놀로지스’, ‘메타’ 등과 AI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노리고 있다.
글 / IT동아 김예지 (y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