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널리시스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 가상자산 범죄도 증가”
[IT동아 한만혁 기자]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9월 10일 창립 10주년 기념 간담회를 열고 가상자산 시장 및 범죄 현황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체이널리시스는 2014년 창립한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이다. 가상자산 자금 흐름을 안전하게 추적하고 이를 통해 세계를 안전하게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가상자산 이동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재 체이널리시스는 1000개 이상의 민간 기업, 200개 이상의 공공 기관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날 간담회를 위해 방한한 마이클 그로내거(Michael Gronager) 체이널리시스 CEO는 올해 가상자산 시장과 가상자산 범죄 트렌드에 대해 설명했다.
마이클 그로내거 CEO는 가상자산 시장 현황을 공유하며 가상자산 거래 건수나 규모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초기에는 기존 금융 시장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하나의 자산군으로 인정받고 있다”라며 “가상자산 ETF처럼 가상자산 시장은 전통 금융과 유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스테이블 코인의 성장도 주목할 점으로 꼽았다.
이어 마이클 그로내거 CEO는 가상자산 범죄 현황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보다 스테이블코인의 범죄 이용률이 높다. 변동성이 적기 때문이다. 또한 가상자산 관련 범죄의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마이클 그로내거 CEO는 “과거에는 가상자산 악용 범죄에 국한되었으나 이제는 마약, 사기 등 광범위한 범죄를 포함한다”라며 “가상자산이 모든 범죄에 활용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북한의 위협 증가도 강조했다. 북한의 사이버 해킹 수법이 진화하면서 탈취 금액 규모가 80% 이상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마이클 그로내거 CEO는 공공 및 민간 기관과 협업한 스캠 예방 프로젝트 ‘스핀캐스터 작전(Operation Spincaster)’도 소개했다. 스핀캐스터 작전은 미국, 영국, 캐나다, 스페인, 네덜란드, 호주 등 6개국에서 진행했으며 약 1억 6200만 달러(약 2240억 원) 규모 피해액과 이와 관련된 7000개 이상의 단서를 발견했으며, 피해 계정 폐쇄, 자금 압수, 추후 스캠 방지 위한 정보 공유 등에 기여했다.
백용기 체이널리시스 코리아 지사장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분석했다. 그는 올해 국내 가상자산 시장 트렌드를 3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첫째는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크립토 스프링)다. 최근 들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증가세를 보인다. 2023년 국가별 가상자산 예상 수익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투자자는 10억 4000만 달러(약 1조 3923억 원)로 세계 8위를 기록했다. 또한 자체 집계한 글로벌 가상자산 도입 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27위에서 올해 19위로 올랐다.
두 번째 키워드는 가상자산 제도 시행이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시장의 안정성과 공정성이 향상되고 있다. 백용기 지사장은 “가상자산 사업자는 제도 준수와 함께 이용자 자산 보호를 위한 콜드월렛 비중 상향 등 여러 방안을 통해 완벽한 보안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세 번째 키워드는 진화하는 가상자산 범죄다. 도난 자금 건수와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탈중앙화 서비스에 대한 피해가 컸지만, 그 이후에는 중앙화 서비스를 겨냥한 공격이 늘어나고 있다. 랜섬웨어 역시 마찬가지다. 랜섬웨어 그룹은 중앙화 서비스, 대기업을 겨냥하고 있다. 백용기 지사장은 “대표적인 중앙화 서비스인 가상자산 거래소는 여러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관련 범죄의 경우 과거에는 다단계 사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SNS로 접근해 투자 권유 후 도주하는 형태의 스캠이 기승을 부린다. 백용기 지사장은 “과거에는 하나의 스캠이 약 9개월 동안 활동했지만 이제는 약 42일로 줄었다”라며 “짧게 활동하고 사라지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만큼 빠르게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백용기 지사장은 국내 수사 공조 사례를 공유했다. 지난 5월 경찰청은 마약 거래 채널을 개설하고 가상자산을 활용해 50억 원 상당의 마약을 해외에서 국내로 유통하는 범죄 조직을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체이널리시스 포렌식 도구를 사용해 온체인 추적을 진행했다. 백용기 지사장은 “체이널리시스는 현재 검찰, 국세청, 업비트, 빗썸 등 공공 및 민간 기업과 협력하면서 블록체인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체이널리시스 수사 솔루션에 대한 소개도 진행했다. 김효민 체이널리시스 수사자문 매니저는 “온체인 불법 활동을 적극 발견하고 추적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전 세계 수사당국과 적극 협조해 수사, 압수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라며 “해당 솔루션을 이용하면 복잡한 자금 흐름을 손쉽게 추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