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해외 무역 기술로 돕는 ‘에이전시팀’ [과기대X글로벌]
[서울과기대 x IT동아 공동기획]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 글로벌 기업 11곳이 7년 차 이내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이중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AWS 정글, 오라클 미라클, IBM 협업 프로그램을 주관합니다. IT동아가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과 함께 올해 선정된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 참여 기업을 조명합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에이전시팀은 글로벌 무역 솔루션 ‘디캔트(DECANT)’를 개발한 기업이다. 무역에 맞춤화한 솔루션으로 수출을 원하는 브랜드 제조사와 구매를 원하는 해외 유통 수입자 사이에서 거래를 연결하고 관리한다. 각종 서류 작업과 주문 관리, 정산 관리, 배송사 연계까지, 기업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상호 간 무역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번거로움을 기술로 해소하겠다고 나선 에이전시팀 송지연 대표를 만났다.
글로벌 무역에 필요한 A부터 Z까지 책임지는 ‘에이전시팀’
에이전시팀은 2019년 해외무역 B2B 솔루션 개발, 2021년 법인 전환과 첫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무역 솔루션 개발·공급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송지연 대표는 “컨설팅 회사에서 재직한 경험이 있다. 한국 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는 정부 사업 수주를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회사였다. 따라서 패션 브랜드 종사자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았다”며 “그 과정에서 국내 패션 브랜드 사업자가 자사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게 됐다. 나라마다 무역에 필요한 서류나 지켜야 할 준수사항이 다르고, 각 나라 통화에 맞는 외환 송장 관리 등이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담 팀을 꾸리지 않는 이상 해외 무역은 어려운 일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해외 바이어의 경우에는 한국 상품을 구매하고 싶어도 어디로 연락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거나, 연락하더라도 얼마에 물품 구매가 가능한지 파악이 어렵다고 호소했다”며 “이처럼 수입, 수출 기업 간 상호 니즈가 분명한데 중간에서 생기는 불편함으로 거래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창업했다. 각 기업의 해외사업을 위한 팀이 돼 주고 싶다는 생각에 에이전시팀으로 사명을 지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계기로 송지연 대표는 국내 브랜드가 해외 바이어에게 물품을 판매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준비를 원활하게 도울 기술 개발에 나섰다. 에이전시팀 솔루션으로 각 기업이 좀 더 빠르고 쉽게 해외 진출이 가능하도록 돕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송지연 대표는 “국내 거래만 진행하던 업체들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려고 해도, 인보이스, 라인시트, LC, B/L 등 처음 접하는 다양한 용어와 처리해야 할 서류 등 생소한 거래 방식에 어려움을 느낀다”며 “이처럼 해외 무역 거래에 준비되지 않은 기업들이 K뷰티, K패션 브랜드를 빠르게 공급받기를 원하는 해외 바이어와 원활하게 물류, 외환 거래 등을 진행하도록 글로벌 무역 솔루션 ‘디캔트’를 개발했다. 디캔트는 수입, 수출 기업이 무역을 비롯해 거래 관련 주요 정보를 손쉽게 보관하고 공유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이전시팀은 디캔트를 이용하는 각 수입, 수출 기업에 거래 관리 기능뿐만 아니라, 등록된 거래의 해외 결제 대행, 물류 대행 서비스를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함께 제공 중이다. 현재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등 에이전시팀이 진출한 국가의 물류, 외환 결제 파트너와 함께 안정으로 디캔트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지난 5년간 세 차례의 개발을 거쳐 올해 3월에는 최신 버전의 디캔트 V3도 상용화했다”며 ”올해 추가로 진출한 태국, 중동, 북미 시장에서 파트너들과 첫 거래를 시작한 만큼, 최대한 빠르게 현지화·안정화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수개월간 무역 거래 테스트하며 시행착오 거쳐…누적 1300건 거래 달성
에이전시팀은 글로벌 무역 솔루션인 디캔트의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무역에 필요한 물류·외환 송장 관리 기능을 지속해서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로 각 기업이 해외 무역에 쏟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도록 돕자, 고객사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송지연 대표는 “디캔트로 그간 17개국에서 누적 1300건의 거래를 중개하며, 거래액 110억 원이 발생했다고 자체 추산한다. 국내는 패션 대기업과 해외 진출이 활발한 중견, 중소기업들이 디캔트로 해외 거래 관리 또는 해외 유통 관리에 나선다”며 “해외의 경우, 주로 한국 제조 상품을 수입해 자국에서 유통하는 대형 유통사나 백화점, 마트 바이어, 소매상들이 주요 고객사다. 최근에는 대기업 본사와 해외 자회사 간 거래가 이뤄질 때도 물류·거래관리를 위해 디캔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어, 고객사 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에이전시팀은 이처럼 수요·공급자가 국경을 넘나들며 거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번거로움을 기술로 해소하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거쳤다.
송지연 대표는 “디캔트를 선보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복잡다단한 해외 물류 관련 서류를 국가별로 자동으로 생성하고, 관련 데이터 관리를 돕기 위해서 단 한 순간의 오류나 실수도 용납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국가별로 솔루션을 선보이기 전에 기능 테스트를 위한 수입자와 수출자를 각각 선정해 직접 주문을 넣어 배송까지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이슈를 개발에 적용하는 방식을 반복하며 1~2개월을 소요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무역 영어, 무역 관리사 등 각종 무역 관련 자격증을 따며 공부도 병행했다. 데이터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하는 데이터 구매 지원사업으로 각국의 세관 데이터를 구매해 개발에 활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공부하고 준비해도, 화장품과 같은 일부 품목은 현지 인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직접 부딪혀 깨닫기도 했다”며 “이런 모든 과정을 거쳐 솔루션을 정교화한 덕분에 최근 자사는 디캔트 솔루션으로 해외무역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와 성장성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지정 전문무역상사가 됐다. 자사와 첫 거래를 시작한 한 패션 의류 제조사는 디캔트로 해외 바이어와 계약을 진행해 6개국으로 유통망을 넓히고 연간 100만불 수출성과를 바라볼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렇듯 디캔트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에이전시팀이 수입, 수출 기업을 중개하는 중간자로 자리 잡아 회사를 키우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끝으로 에이전시팀의 향후 계획을 들었다.
송지연 대표는 “의류 제품에 특화한 해외 무역 솔루션을 선보인 에이전시팀은 지난해부터 푸드와 라이프스타일로 카테고리 확장에 나섰다. 디캔트 시스템과 이용자도 각 카테고리에 맞게 분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수입, 수출 기업인 디캔트 이용자의 산업군도 다양하게 확장됐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푸드·뷰티 카테고리와 북미의 뷰티·패션 카테고리에 대한 수요로 카테고리 업그레이드 요청을 하는 이용자도 늘었다. 올해는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카테고리별 특화 개발을 마무리 짓고, 북미와 동남아 지역에 공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특히 북미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디캔트 이용자를 포괄하기 위해 서버를 AWS 클라우드로 옮기는 작업에도 매진 중이다. 서울과기대와 AWS가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인 정글에 선정돼 북미 및 해외 진출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부터, 개발 서버 향상을 위한 교육, 서버개발 지원까지 다방면으로 도움을 받는 중이다. 수입, 수출 기업이 해외 무역에 나설 때 에이전시팀을 떠올리도록 솔루션 고도화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