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클 “의류 재활용 비즈니스를 위한 업무혁신, 그랜터 AI로 가속화”
[IT동아 김영우 기자] 현대 비즈니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키워드는 ‘인공지능(이하 AI)’, 그리고 ‘ESG(환경 친화성과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개선)’다. AI를 통한 업무혁신과 더불어, 환경과 주변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착한 비즈니스’가 대세라는 의미다.
이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스타트업도 예외가 아니다. 의류 수거 및 재판매∙재활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클(대표 양수빈)’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헌 옷 관련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이를 통한 ESG를 실현하고 있다.
또한, AI 기반의 지출분석 서비스 ‘그랜터’ 도입을 통해 재무업무를 크게 개선하는 등, 현대 스타트업 특유의 업무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취재진은 양수빈 리클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추구하는 헌 옷 관련 생태계의 방향성, 그리고 업무혁신의 의지에 대해 살펴봤다.
- 창업에 이르기까지 어떤 여정을 거쳤나? 다른 분야도 아니고 ‘헌 옷’에 집중하게 된 이유도 궁금하다
: 창업 이전에 10년 이상 IT서비스 개발 및 기획 업종에 종사했다. 리클의 창업은 일상생활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헌 옷을 처리하는 과정이 상당히 불합리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아파트 회수함에 넣거나 중고거래를 하는 것이 귀찮은데다, 매입업체가 있다지만 서비스 신청방법도 번거롭고 매입 단가도 너무 낮았다.
또한 해외 시장에선 이미 헌 옷 관련 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이를 제대로 바라보는 기업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이런 블루오션을 선점해야 한다고 생각해 2021년 5월에 리클을 창업했다.
- 리클은 의류 수거 및 재활용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동한 생태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는 것 같은데, 해당 비즈니스모델의 특징이라면?
: 우선 의류 수거의 장벽을 낮췄다. 기존 매입 업체는 20kg 이상만 수거 서비스가 가능했지만 우리는 종류나 무게와 상관없이 20건 이상이면 수거한다. 그리고 서비스 진행을 위해 전화를 하거나 카페(커뮤니티) 가입이 필요했던 기존 서비스와 달리, 우리는 웹이나 앱을 통해 손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수가 외에 리세일(재판매) 서비스도 제공한다. 곧장 소비자들에게 팔 수 있는 제품은 매입 시 추가 금액을 주기도 하며, 전문 세탁 서비스와 제휴해 제품을 손질한다. 온라인 판매 외에 ‘리클 스토어’ 매장을 통한 오프라인 판매도 진행한다. 서울 성수동 및 양주 옥정 신도시, 오남역 등 3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서울 성수동의 ‘리뉴드(ReNewed)’ 매장은 플래그십 스토어로 차별화했다. 그 외에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서울 강남에서 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온라인/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수거 및 판매를 비롯한 사업 전반을 소프트웨어 시스템으로 처리하고 있다. 우리가 IT 기반으로 시작한 기술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 시장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것 외에도 다양한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면에서 어떤 차별점을 강조하고 있나?
: 우리의 주요 고객층인 2030세대는 이른바 ‘가치소비’나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우리 서비스를 통해 용돈벌이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의류 폐기물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편의성이 높은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외에, 수거한 의류를 하나도 빠짐없이 100% 재판매, 혹은 재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알려드리고 있다.
어지간해서는 매입하지 않을 것 같은 손상된 옷까지 매입해 다양한 상품(반려동물 의류 등)으로 재탄생시킨다. 우리 서비스에서 ‘매입거부’가 거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또한, 수거한 헌 옷을 통해 소나무 몇 그루, 물 몇 리터를 절약한 효과를 봤는지 시각적으로 보여드리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설립 2년만에 국내 단일 기업 중에는 일일 회수량이 가장 많은 기업이 되었다. 하루에 수십 톤 분량의 의류를 수거하고 있으며, 국내 도소매, 원료 재활용, 수출에 이르기까지의 토털솔루션을 제공한다.
- 최근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신 기술을 활용한 업무혁신에 나서고 있다. AI 재무회계 서비스 ‘그랜터’의 도입도 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도입하게 된 경위는?
: 이전에는 자금 흐름을 비롯한 기업 관리를 스프레드시트 등에 의존했다. 하지만 그랜터 재무 AI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관리에 들어가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재무재표에 지출 발생시 AI를 통해, 복리후생이나 유류비, 소모품비 등의 항목으로 알아서 분리 및 정리해 주는 것이 편리하다.
다양한 분야의 많은 서비스를 이용해 봤지만 이 정도로 시간 및 비용 절약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시간을 절약한 만큼 더 창의적인 업무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스타트업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그랜터 도입을 통해 확인한 업무 개선 효과 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 무엇보다 스타트업의 특성 중 하나인 빠른 성장을 위한 실시간 분석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AI가 직접 거래처명 등을 보고 계정을 분리∙추천해준다. 그리고 현금 흐름을 시각화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일원화된 재무회계가 가능하며 기업 운영의 방향성도 빠르게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밤 10시에 연락해도 상담을 해줄 정도로 고객응대에 열심이다. 지속적인 서비스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는 점도 높게 평가하고 싶다.
- 남들이 외면했던 헌 옷 관련 생태계에 집중해 시장을 개척하는 점, 그리고 AI를 비롯한 최신 기술을 이용해 업무 혁신에 나서는 점이 인상적이다. 향후 포부가 있다면?
: 취급 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의류 검수를 비롯한 업무에 사람 손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고민이다. 이를 AI 기반으로 자동화하기 위한 머신러닝, 그리고 빅데이터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그랜터와 같은 AI 기반 업무혁신 솔루션을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전에 다른 사람들이 가보지 않은 길이라 이런저런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우리가 레퍼런스(본보기)를 만든다는 각오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첨단기술 기반의 친환경 패션테크 기업으로 우뚝 선 모습을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고자 하니 많은 기대를 바란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