릿툰 “웹툰도 이젠 숏폼이 대세, 인스타그램 아닌 전문 플랫폼 필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은 ‘Hi! 동국, Hello 중구’라는 문구를 내걸고 청년들에게 ‘창업 기회’를, 지역 주민과 기업들에게 ‘상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창업 공간과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유망 스타트업도 발굴한다. IT동아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지원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현재 소셜미디어에서 유통, 소비되는 콘텐츠의 주류는 숏폼(Short-Form)이다. 긴 영상이 주류였던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도 이제는 숏폼 콘텐츠가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다. 이같은 콘텐츠 트렌드 변화는 영상 콘텐츠에만 일어난 현상이 아니다. 웹툰 또한 전문 웹툰 플랫폼이 아닌 인스타그램에서 연재되는 ‘인스타툰’과 같은 짧고 간단한 형태의 웹툰이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영역을 넓히고 있는 숏폼 웹툰만을 위한 전용 플랫폼을 만드는 곳이 있다. 스타트업 ‘릿툰(LitTOON)’의 얘기다. 박햇님 릿툰 대표는 “릿툰의 목표는 독자와 직접 소통하는 인스타그램의 커뮤니티 기능과 웹툰에 최적화된 기존 웹툰 플랫폼의 사용성을 결합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은 전 세계에서 월 10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지닌 소셜미디어라 파급력이 크지만, 웹툰을 연재하거나 감상하기 위한 플랫폼은 아니다 보니 여러 불편함도 따른다. 가령 해시태그 검색이 아닌 키워드 검색이 불가능해 원하는 콘텐츠를 찾기가 어렵고, 스토리나 연재 순서에 따라 웹툰을 일목요연하게 정렬해서 볼 수도 없다.
이러한 인스타그램의 특성은 광고주에게도 골칫거리다. 인스타툰은 브랜드웹툰(홍보성 웹툰)으로의 활용 가치가 높아 주목받고 있지만, 막상 광고주가 원하는 작가를 찾는 게 쉽지 않다. 박햇님 대표도 광고대행사에서 광고 대행 업무, 디자이너로서 브랜드 디자인 업무 등을 두루 경험하면서 이런 어려움을 절실히 느꼈다. “수많은 해시태그 속에서 광고주의 잠재 고객과 일치하는 독자층을 지닌 작가를 선별하는 건 상당히 피로도가 높은 일이었다”는 설명이다.
한편으로는 기존 웹툰 플랫폼과 숏폼 웹툰이 만났을 때 생기는 불협화음도 있다. 박햇님 대표는 “인스타그램에서 연재되던 웹툰이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되면 독자들 비난을 받는 경우가 생긴다. 많게는 70~80컷, 짧아도 20컷 이상인 네이버웹툰 이용자들에게 10컷 내외의 인스타툰은 성의 없는 작품으로 여겨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릿툰의 플랫폼은 숏폼 웹툰을 '숏툰'이란 이름으로 누구나 연재하고 감상할 수 있는 공간과 아카데미, 스토어 등의 요소로 구성될 예정이다.
아카데미는 숏툰과 더불어 릿툰의 핵심 콘텐츠이자 수익원 역할을 한다. 박햇님 대표는 “숏폼 웹툰은 대부분 전업 작가가 아닌 본업이 따로 있는 작가들의 부업이나 취미 활동으로 창작된다. 그만큼 독자들 중에서도 숏폼 웹툰 작가를 꿈꾸는 이들이 많다”면서 “작가들이 작품 창작 노하우 등을 교육하면서 강의 수익을 얻고, 새로운 작가도 양성하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웹툰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상품을 사고파는 스토어도 릿툰의 중요한 축이다. 박햇님 대표는 “웹툰 이용자 45%는 관련 상품을 구매할 정도로 2차창작물 수익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작가들의 중요한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릿툰은 브랜드웹툰을 광고에 활용하려는 광고주들과 작가를 연결하는 에이전시 역할도 할 계획이다. 기존 브랜드웹툰에 비해 컷 수가 적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단가로 진행이 가능한 숏폼 웹툰의 특징을 살려 소상공인 광고주들을 적극적으로 포섭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릿툰은 올해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이스트 오픈벤처랩의 팀빌딩 캠프를 통해 만나 창업 멤버로 합류한 카이스트 출신 개발자들이 앱 개발에 한창이다. 향후에는 AI를 활용해 웹툰 창작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창작 보조 기능들도 선보일 계획이다.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도 릿툰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손을 내밀었다. 지난 5월 동국대 하이 스타트업 타운(HAI STARTUP TOWN)에 입주한 릿툰은 앞으로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과 교육,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받는다. 박햇님 대표는 “스타트업 창업과 운영을 하며 품게 되는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얻을 수 있는 멘토가 절실했는데, 앞으로 동국대 캠퍼스타운으로부터 멘토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햇님 대표는 “릿툰을 아마추어 작가들이 프로 작가가 되는 등용문 역할을 하는 플랫폼으로 키우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향후에는 릿툰에서 연재되는 웹툰이 드라마, 영화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IP 사업으로도 연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