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AI 사진' 꼬리표에 사진작가들 불만 …AI 도구 확산에 혼란 가중
[IT동아 권택경 기자] 메타가 AI 창작물에 이를 알리는 라벨을 표기했다가 사진작가들의 반발에 한발 물러섰다. 단순 보정 사진에도 라벨이 붙는다는 불만이 속출하면서다.
메타는 7월 1일부터 AI 생성 이미지에 붙이던 ‘AI로 제작됨(Made With AI)’라는 라벨을 ‘AI 정보(AI Info)’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메타는 올해 5월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 자사 소셜 미디어에서 AI로 생성된 사진에는 이를 알리는 라벨을 표시해 왔다. AI가 사용된 흔적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라벨을 붙이는 방식이다.
메타가 AI 콘텐츠 라벨을 도입한 건 AI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최근 소셜 미디어 업계에서는 AI 생성 이미지로 발생할 수 있는 오해나 혼란을 막기 위해 AI 사용 여부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메타뿐만 아니라 틱톡 또한 5월부터 자사 혹은 타사의 AI를 활용해 생성한 콘텐츠에는 AI 사용 여부를 표기하는 라벨을 붙이기로 했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AI 생성 사진이 아님에도 ‘AI로 제작됨’ 라벨이 붙는다는 사진작가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최근 사진 편집 앱들은 기본 편집 도구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단순 ‘디지털 보정 사진’까지도 마치 AI 생성 이미지처럼 오해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예컨대 어도비는 포토샵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생성형 채우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AI가 사진에서 원치 않는 물체나 지워주거나, 여백을 자연스럽게 채워주는 기능이다. 그런데 이러한 AI 편집 도구로 단순히 잡티를 제거하는 등 흔히 하는 사진 보정 작업만 한 사진에도 ‘AI로 제작됨’ 라벨이 붙었다는 사진작가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전속 사진사인 피터 수자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미국프로농구 경기 사진은 40년 전 필름으로 촬영한 실제 사진임에도 ‘AI로 제작됨’ 라벨이 붙었다. 소우자는 어도비 포토샵의 자르기 기능을 사용한 점 등이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사진작가 노아 칼리나는 스레드에서 “자동채우기가 감지되면 ‘AI로 제작됨’ 태그를 붙이는 인스타그램의 정책은 잘못 됐고 나쁘며, 득보다 실이 더 많다”면서 “‘보정된 사진’을 ‘AI로 제작됨’으로 표기한다면, 이 용어는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메타는 라벨 문구 변경 후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이러한 라벨이 항상 사람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며 항상 충분한 맥락을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라벨링 방식이 메타의 의도에 더 잘 부합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업계 전반 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성형 AI 서비스나 AI 편집 도구가 확산할수록 비슷한 혼란은 되풀이될 전망이다. 단순 ‘AI 산출물’과 ‘AI를 활용해 만든 창작물’ 사이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세계보도사진재단이 세계보도사진전에서 생성형 AI 활용을 일부 허용했다가 철회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재단은 당초 ‘도구에 제한을 두는 건 논리적이지 않다’는 입장으로 AI 사용을 허용했지만 보도사진 취지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오히려 AI 편집 도구 사용을 더 엄격하게 제한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재단 측은 생성형 채우기, 생성형 AI 기반 업스케일링 등 생성형 AI로 새로운 정보를 추가하거나 제거하는 기능을 모두 금지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