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연간 70만 명 이상 방문’…伊 명소 ‘페라리 박물관’ 살펴보니
[마라넬로·모데나(이탈리아)=IT동아 김동진 기자] 세계적인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는 이탈리아 마라넬로와 모데나 두 곳에 박물관을 운영한다. 지난해 두 박물관을 찾은 방문객 수는 약 74만 명으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명소로 자리 잡은 ‘페라리 박물관’에는 브랜드 역사를 장식한 차량뿐만 아니라 매년 새로운 컨셉의 기획 전시, 레이싱용 시뮬레이터, 페라리 스토어 등이 자리한다. 전 세계 페라리 마니아와 가족 단위 관람객이 즐겨 찾는 ‘페라리 마라넬로, 모데나 박물관’을 각각 방문해 현장을 살펴봤다.
브랜드 과거와 현재 소개하는 페라리 마라넬로 박물관
이탈리아 마라넬로 본사 반대편에 자리한 페라리 마라넬로 박물관을 먼저 방문했다. 평일 정오를 지난 시각, 30도에 육박하는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수많은 관람객이 페라리 박물관 곳곳을 살펴보고 있었다.
1990년 개관한 페라리 마라넬로 박물관은 브랜드 과거와 현재를 소개하는 장소다. 테마별로 첫 번째 구역은 페라리의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 드라이버들의 업적에 대한 전시 공간이다. 두 번째 구역에서는 페라리 역사를 장식한 레이싱 전용 머신과 스포츠카를 보여준다. 세 번째 구역은 세미프로급 포뮬러원 시뮬레이터와 타이어 교환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페라리 마라넬로 박물관에서 특히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차량이 있었다. 최근 페라리 레이싱 팀에 경사를 안겨준 페라리 499P 머신이다.
페라리는 지난해 100주년을 맞은 유럽 최고 권위의 자동차 레이스, '르망 24시간 레이스(Le Mans 24 Hours)'에 참가해 우승했다. 르망 24시간 레이스는 이름 그대로 3명의 드라이버로 구성된 팀 구성원이 번갈아 운전하며 24시간 동안 서킷을 도는 방식의 대회다. 더 빠른 팀이 아닌 더 멀리 가는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 페라리 레이싱 팀은 51번을 단 499P 머신으로 지난해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342랩을 돌며 우승을 차지했다. 페라리는 우승 당시 차량을 마라넬로 박물관에 그대로 전시했는데, 대회 당시 치열한 경쟁의 흔적이 차량 곳곳에 남아 있었다.
페라리는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철수했다가 1974년 대회부터 다시 복귀했다. 이후 르망 24시간 100주년을 기념하는 2023년 대회에서 5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따라서 페라리에게 499P 머신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차량이다. 페라리는 올해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2연패를 기록했다.
마라넬로 박물관에는 레이싱 차량 외에도 마라넬로 공장에서 최초 생산한 차량과 한정판 모델, 최신 스포츠카 등 30여 종의 차량이 전시됐다.
페라리는 마라넬로 박물관에서 매년 새로운 테마로 기획한 전시를 진행한다. 페라리 역사를 장식한 대표 차량을 다양한 배경으로 전시하는 방식이다.
페라리 마라넬로 박물관의 또 다른 구역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 중 하나다. 세미프로급 포뮬러원 시뮬레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두 대의 시뮬레이터에 직접 탑승해 자신의 주행 기술을 뽐낼 수 있다. 포뮬러원 차량의 타이어를 직접 교환하는 체험도 가능하다.
설립자 엔초 페라리를 기리는 페라리 모데나 박물관
이탈리아 모데나로 이동해 엔초 페라리 박물관(Museo Enzo Ferrari)에 들어섰다. 이곳은 페라리 엔진 발전사를 살펴볼 수 있는 엔진 박물관(Engines Museum)까지 아우르는 공간이다.
엔초 페라리 박물관은 2012년 2월 개장했다. 설립자인 엔초 페라리가 태어난 생가를 둘러싸고 있으며, 규모는 2500평방미터다. 이곳은 전통적인 박물관에서 한발 더 나아가 관람객의 몰입을 돕는 화려한 전시 쇼를 제공한다.
일례로 엔초 페라리 박물관은 인하우스 멀티프로젝터 시스템을 갖췄다. 해당 시스템을 활용해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진 스크린으로 관람객에게 차량 컬렉션을 선보인다.
이곳에는 설립자인 엔초 페라리 집무실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도 마련됐다. 영상으로 엔초 페라리 인생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접할 수 있다. 엔초 페라리가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여긴 엔진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놓는다. 페라리 상징인 도약하는 말(Prancing Horse)과 V12 엔진을 포함한 역대 엔진들, 페라리가 개발 혹은 테스트한 다른 유형의 엔진들이 영상에 등장한다.
페라리는 현재 모데나 엔초 페라리 박물관에서 ‘원 오브 어 카인드(One of a Kind) 전시회’를 진행 중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페라리라는 뜻을 지닌 해당 전시회는 페라리 상징인 퍼스널라이제이션(Personalization, 개인화)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관람객은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가 제공하는 소재와 직물, 색상 및 다양한 옵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전시회는 전통에 따라 엔초 페라리가 태어난 날인 2월 18일 관람객에게 공개됐으며, 2025년 2월 17일까지 진행된다.
페라리 관계자는 “마라넬로와 모데나에 있는 페라리 박물관은 휴무 없이 일주일 내내 일반인들에게 개방된다”며 “다만 방문객 수 제한이 있으므로, 페라리 박물관 웹사이트에서 입장권을 사전 예매하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