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기대, 실전 같은 '창업캠프'로 대학생 창업 경험 제공해
[IT동아 남시현 기자] 창업진흥원이 발표한 2021년 기준 창업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하기 전 창업 관련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7.4%로 나타났고, 경험이 없음은 82.6%로 나타났다. 또한 71%는 창업 장애 요인으로 자금확보를 꼽았고, 37.9%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30.1%는 지식·능력·경험의 부족을 꼽았다. 그러면서 20대 이하 창업자는 전체 2.6%에 불과했다. 대학생이 취업 대신 창업을 결정했을 때 도움을 받기 힘든 게 현실이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메이커스페이스는 서울 동북권 지역의 제조창업 허브로서, 대학생 예비창업가에게 기업가 정신을 심어주고, 더 나아가 과기대 및 주변 대학 간의 교류를 통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찾는 능력을 제공하고자 ‘2024 창업 캠프 (실전)’을 진행했다. 캠프는 지난 6월 26일부터 28일 사이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2박 3일 간 진행되었으며, 창업의 현실과 경험 전달을 목표로 실제 제품 제조 및 설계부터 모의 투자 및 평가까지 실전처럼 치러졌다.
창업의 시작, 팀 빌딩으로 창업에 대한 열의부터 확인
‘2024 창업 캠프(실전)’에는 지원서를 토대로 선정평가를 거친 27명이 최종적으로 캠프에 참가했다. 주요 과정은 팀 구성 이후 메이커 스타트업 트렌드 및 아이디어 구상과 관련된 전문가 멘토링, 결과물 제작 및 판매전략 구축, 상품 발표 등으로 진행됐다.
첫 시작은 팀 빌딩으로 시작했다. 서울과기대를 포함해 광운대, 건국대, 경희대, 삼육대, 상명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한양여대 등 서울 동북권 일대 학교에 재학 중이며, 일곱 개의 팀으로 나뉘어 본격적인 팀 구축 및 소개를 진행했다. 팀 별 아이디어는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차후 사업 아이템으로 삼고자 하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강사 및 멘토는 김태성 강사를 비롯해 조국진, 장우석, 박재영, 서희동 멘토가 교육에 참여했다. 전반적인 커리큘럼은 강점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한 유형 분석, 역량 분석 등을 시작으로 제조창업 스타트업 트렌드 및 아이디어 컨설팅, 펀딩용 상세 페이지 제작, 생성형 AI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구축, 그리고 실제 수익 창출 단계에 가까운 클라우드 펀딩의 순서로 진행됐다.
첫 순서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시장성과 목표 세분화, 시장 지각도 등 핵심 정보를 검색하고 경쟁력을 분석하는 실습부터 시작했다. 구체화하는 과정에는 멘토들이 참여해 팀별 아이디어를 고도화하며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도왔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인공지능으로 진행했지만 실제 창업지원에서도 전문가가 상품성을 진단하고, 사업 아이템 등을 고도화하는 과정이 실제 스타트업 경영과 유사한 면이 있었다.
본격적인 시장 목표 설정 및 정보 분석이 끝난 이후에는 각자 로고 및 브랜딩 기획, 시제품 구상까지 차례로 진행됐다. 이후 멘토링을 통한 교육 과정과 실제 제품 제작 진행, 제조 단계까지 2박 3일에 걸쳐 진행됐다. 결과적으로는 시제품 제작과 모의 클라우드 펀딩까지 끝난 이후 심사가 진행됐다. 심사는 실현 가능성과 창의성, 혁신성, 시제품 수행실적, 모의 펀딩, 발표 평가를 기준으로 진행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직접 참여한 학생들은 창업 과정에 대해 상세히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서울과기대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사라 학생은 “평소 창업에 관심이 많은데, 도움 될만한 공모전을 찾아보다가 알게 되어 신청했다. 전공을 살릴지 창업을 할지 고민하는 단계지만, 실전 캠프를 통해 생생하게 경험을 쌓고 간다”라는 뜻을 밝혔다.
같은 과 소속 자보히르 학생도 “최저 금액으로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를 기획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팀원들과 잘 어울려서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 시도해보고 싶었다”라면서, “모든 창업에서 중요한 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현하는 단계라 생각한다. 캠프를 통해 얼마나 빠르게 최소 기능 제품(MVP)을 만들 수 있을지 시험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직접 참여해 본 창업 캠프, 실질적 창업 지원에 가까워
현재 국내 스타트업 지원은 예비창업패키지로 시작하고, 초기창업패키지나 창업사관학교 등의 과정을 거친다. 정보 습득이 빠른 20대일수록 지원 사업을 더 빨리 파악하고 사업에 참여하는 경향이 있지만, 학생들이 취업이 아닌 창업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창업자의 63.6%는 재직 상태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것을 고려하면 대학교 재학, 졸업 기간에 창업하는 학생은 드물다.
그런 상황에서 서울과기대가 기획한 2024 창업 캠프(실전)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사례다. 과기대 메이커스페이스는 올해로 전문랩 운영 3년 차로,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운영 사업 재원을 통해 매년 제조창업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그중에서도 대학생만을 위한 창업 캠프는 이번이 처음이다.
메이커스페이스 관계자는 “최근 자신의 아이디어로 창업에 도전하는 대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메이커스페이스는 창업에 뛰어드는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시설과 장비, 창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라면서, “전문랩 인프라를 바탕으로 혁신적 아이디어와 열정을 현실로 옮기고 있으니, 앞으로도 꾸준히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프로그램을 통한 경험은 그 이상의 가치였다. GPT를 이용해 시장 조사를 속성으로 경험하고, 페이퍼 프로토타입이지만 시제품까지 제작하고 투자를 유치하며 판매하는 과정까지 진행함으로써 20대 학생들에게 ‘어떻게 아이디어를 스타트업으로 구현하는지’를 체험하는 계기가 됐다. 첫 창업을 시작하는 학생이라면 창업 캠프 경험의 유무에서 상당한 역량 차이를 낼 것이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학생 중심의 창업지원 사례가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