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내 아이폰이 오토 트래킹 카메라로, 벨킨 오토 트래킹 스탠드 프로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혼자서 영상을 찍을 때는 여러 여러움이 따른다. 특히 피사체가 촬영자 자신일 때 더 그렇다. 야외에서 삼각대나 스탠드로 카메라를 세워두고 촬영을 한다면, 화면에 내 모습이 제대로 잡히는지 계속 왔다갔다 하며 확인해야 한다. 내 움직임에 맞춰 카메라를 움직여 줄 사람이 없으니 고정된 프레임 내에서 제한된 움직임만을 담을 수 있다는 점도 한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는 게 피사체를 추적하는 오토 트래킹 기능이다.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최신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 17부터 지원하는 ‘독킷(Dockkit)’은 오토 트래킹을 아이폰으로 구현할 수 있게 한 기능이다. 독킷을 지원하는 전동 회전 스탠드와 아이폰을 조합해 아이폰을 오토 트래킹 카메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벨킨이 국내에 올해 5월 출시한 ‘오토 트래킹 스탠드 프로’가 바로 이 독킷을 처음으로 지원하는 전용 스탠드 제품이다.

벨킨 오토 트래킹 스탠드 프로 / 출처=IT동아
벨킨 오토 트래킹 스탠드 프로 / 출처=IT동아

사용법은 간단하다. 첫 사용 전에는 우선 스탠드와 아이폰을 연결해야 한다. 스탠드 전원을 켜고, 스탠드 본체에 아이폰 상단을 가져다 대기만 하면 NFC(근거리 무선 통신)를 통해 거의 자동으로 이 과정이 진행된다. 연결을 마친 후 아이폰을 맥세이프로 스탠드에 부착하면 사용 준비는 끝이다.

별도의 전용 앱을 설치할 필요도 없다. 트래킹 기능은 아이폰의 기본 카메라 앱에서 비디오 촬영을 활성화시키기만 하면 자동으로 작동한다. 우선 카메라에 얼굴을 인식 시키고 나면 스탠드가 좌우 360도, 상하 90도 범위에서 자동으로 회전하며 피사체를 알아서 추적한다. 필요에 따라 전원 버튼을 짧게 한 번 눌러서 트래킹 기능을 켜고 끌 수도 있다.

스탠드 상단의 부채꼴 모양 NFC 아이콘에 아이폰을 갖다 대면 제품이 자동으로 연결된다 / 출처=IT동아
스탠드 상단의 부채꼴 모양 NFC 아이콘에 아이폰을 갖다 대면 제품이 자동으로 연결된다 / 출처=IT동아

트래킹 기능은 전면, 후면 어느 쪽 카메라를 쓰더라도 사용할 수 있다. 기본 비디오 촬영 모드 뿐만 아니라 슬로 모션 촬영 모드에서도 작동한다. 다만 시네마틱 모드에서는 지원하지 않았다. 참고로 애플워치가 있다면 카메라 앱의 원격 조작 기능으로 오토 트래킹 스탠딩 프로를 더 편하게 쓸 수 있다. 멀리서 전후면 카메라 전환이나 녹화 시작 및 중지 등 조작이 가능한 건 물론이고, 촬영 중인 화면을 모니터링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트래킹 기능은 매우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물론 완벽한 건 아니다. 회전 속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주 빠르게 움직일 때는 화면에서 피사체가 잠시 벗어나는 일도 생긴다. 높낮이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아쉽지만, 스탠드 하단에 있는 1/4-20 규격 나사 구멍을 통해 삼각대와 조합해 쓰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벨킨 오토 트래킹 스탠드 프로에 아이폰을 결합한 모습 / 출처=IT동아
벨킨 오토 트래킹 스탠드 프로에 아이폰을 결합한 모습 / 출처=IT동아

오토 트래킹 스탠딩 프로의 가장 큰 장점은 기본 카메라 앱 외에도 독킷과 호환되는 여러 앱과 조합해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팀즈, 줌, 카카오톡 등 영상 촬영이나 화상 통화 및 회의 기능이 있는 대부분의 주요 앱이 독킷을 지원한다. 스탠딩 프로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올릴 숏폼 콘텐츠를 촬영하는 용도로 쓸 수도 있고, 줌이나 팀즈와 조합하면 값비싼 화상 회의 카메라를 대신하는 역할도 해낸다. 현재는 지원하지 않는 앱이라도 추후 독킷 지원을 업데이트하면서 활용도가 더 높아지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제품 하단에는 USB-C 충전 단자와 카메라 삼각대와 연결할 수 있는 1/4-20 나사 구멍이 있다 / 출처=IT동아
제품 하단에는 USB-C 충전 단자와 카메라 삼각대와 연결할 수 있는 1/4-20 나사 구멍이 있다 / 출처=IT동아

오토 트래킹 스탠드 프로는 자체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어 별도의 전원 연결 없이도 최대 5시간까지 작동한다. 충전은 USB-C를 통해 최대 30W PD 충전을 지원하는데, 이렇게 스탠드가 충전 중일 때는 아이폰에도 맥세이프 15W 무선 충전으로 전원이 공급된다. 충전 선만 연결해두면 아이폰, 스탠드 양쪽 다 배터리 걱정 없이 장시간 촬영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촬영 중이 아닐 때는 책상 위에 올려두고 일반 충전 스탠드처럼 쓸 수도 있다.

사실 오토 트래킹 기능 자체는 희귀하거나 새로운 건 아니다. 시중에 저렴한 가격에 스마트폰과 결합해 쓸 수 있는 오토 트래킹 스탠드는 꽤 흔한 편이고, 브이로그용 짐벌 카메라에서도 트래킹 기능을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저렴한 제품은 성능이나 사용 편의성, 제품 내구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제대로 된 제품은 가격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소셜 미디어에 올릴 숏폼 콘텐츠 촬영이나 화상 회의용 카메라, 무선 충전 스탠드 등 여러 용도로 활용 가능한 제품이다 / 출처=벨킨
소셜 미디어에 올릴 숏폼 콘텐츠 촬영이나 화상 회의용 카메라, 무선 충전 스탠드 등 여러 용도로 활용 가능한 제품이다 / 출처=벨킨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미 갖고 있는 아이폰에 오토 트래킹 기능을 더해주는 벨킨의 오토 트래킹 스탠드 프로는 꽤나 매력적인 제품이다. 제품의 만듦새도 벨킨 제품답게 우수할뿐더러 맥세이프를 통한 충전 지원, 독킷을 통해 구현하는 아이폰과의 호환성과 범용성 등 이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가격은 벨킨 공식 네이버 스토어 기준 20만 원대다. 혼자서 영상 촬영을 하는 일이 잦거나, 화상 회의용 카메라 거치대가 필요할 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다만 제품 구매 전에 아이폰 기종 호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오토 트래킹 스탠드 프로는 맥세이프 기능과 독킷을 활용하므로 아이폰 12 이후 기종, iOS 17 버전 이상부터 지원한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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