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X IT동아] 그린웨어 “섬유 산업 지속가능성 주는 바이오매스 천연 염색”
[SBA x IT동아 공동기획] 서울특별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서울 성수·창동·동작에 창업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 초기 창업부터 성장기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지원해 육성합니다. 이에 본지는 SBA와 공동으로 2024년 두드러진 활동을 펼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섬유 산업은 우리나라의 경제 부흥을 이끈 주역이었다. 이전보다 규모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섬유 산업은 우리나라의 기간 산업이라 표현할 만하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과 신소재를 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려는 노력도 이뤄진다. 허현범 대표가 이끄는 스타트업 그린웨어도 그 가운데 한 곳이다.
그린웨어의 경쟁력이자 주요 사업 부문은 천연 염색 기술의 연구 개발이다. 염색은 결코 쉽게 여길 기술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나일론을 포함한 일부 섬유의 염색 기술은 고난도 기술로 꼽힌다. 일부 소재는 아예 염색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소재 기업, 섬유 기업에서 임원으로 일하던 허현범 대표는 업무 중에 접한 천연 염색 기술을 주목한다. 연구를 거듭한 그는 천연 염색 기술이 섬유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기술이자, 세계 의류 시장이 주목할 기술이 되리라는 확신을 갖는다. 의식주는 사람이 사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이 가운데 옷을 만들 때에는 반드시 염색 기술이 쓰인다. 기존 화학 염색 기술은 공정 과정에서 막대한 폐수와 탄소를 배출한다. 이 때문에 환경 오염 우려도 크다.
천연 염색 기술은 이런 단점이 거의 없다. 하지만, 단점과 한계가 있다. 허현범 대표는 자신의 경력을 살려 차세대 천연 염색 기술을 연구하면, 우리나라의 섬유 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과 ESG 만족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섬유 기업 재직 중 쌓은 인맥을 활용해서 천연 염색 기술의 전문가를 찾았다. 30년 경력을 가진 섬유 영업 전문가, 천연 염색 기술을 각종 섬유에 적용할 박사급 연구자 등 전문 인력이 속속 허현범 대표의 손을 잡았다. 새로운 염색 기술을 개발, 섬유 산업의 부흥과 단점 해결을 꿈꾸던 이들 인재와 함께 허현범 대표는 2020년 그린웨어를 세운다.
그린웨어가 구상한 것은 지금까지의 한계를 벗어난 천연 염색 기술,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고 우리나라의 섬유 산업 경쟁력을 높일 기술, 소비자에게 고품질 염색 상품을 가져다줄 기술의 연구 개발이다. 이에 허현범 대표는 우선 천연 염색 재료를 연구하고, 바이오매스 염료를 찾아낸다.
그린웨어가 쓰는 바이오매스 염료는 석류 껍질, 오배자를 포함한 약재, 히말라야 대황 등 각기 다른 색상과 물성을 가진 천연 유기물질들로 만든다. 덕분에 환경 오염을 일으키지 않고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바이오매스 염료를 찾고 이들의 성분을 정밀하게 분리, 조합해 다양한 색상을 만든다.
바이오매스 염료를 찾은 그린웨어는 천연 염색 기술을 연구 개발한다. 숱한 실험을 반복하고 대규모 연구 개발 자금을 투자한 끝에 이들은 고유의 천연 염색 기기와 기술을 완성한다. 그린웨어는 기존 화학 염색 기기의 대량 생산 기능을 유지한 채 구조를 변경, 천연 염색 기기를 만들었다. 덕분에 제작 비용 부담과 단가를 모두 낮췄다. 공정 데이터를 관리해 생산 효율도 높인다. 그린웨어는 이를 ‘바이오매스 염색’이라는 새로운 기술로 만들었다.
그린웨어 바이오매스 염색은 기존의 천연 염색과 달리 원단 물빠짐, 색 바램 현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면과 셀룰로오스 등 전통 원단은 물론,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 등 다루기 까다로운 원단에도 염색 가능하다. 심지어 염색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냉감 소재, 폴리에틸렌 염색도 가능하다. 허현범 대표는 한 섬유 대기업이 이 기술과 샘플을 확인하러 그린웨어에 찾아온 적도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매스 염색한 원단은 명료성과 견뢰도(물빠짐, 색이 바래지는 정도)도 우수하다.
여기까지 다다른 허현범 대표는 도전 과제, 바이오매스 염색 기술의 효용 알리기에 집중한다. 먼저 바이오매스 염료와 염색 원단의 성분 분석을 기관에 의뢰, 친환경 기술임을 증명했다. 유해성이 강한 화학 염색과 달리, 환경과 사람의 몸에 무해한 것을 증명할 목적에서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문화바우처 사업, 한국섬유소재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해외 유명 분석 기관으로부터 바이오매스 염료의 안전성 검증을 받았다.
이 성과를 토대로 그린웨어는 바이오매스 염색의 효용을 알리는 한편, 대량생산 물량 확보에 나섰다. 먼저 인기 의류인 이너웨어에 바이오매스 염색을 적용,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렸다. 패션디자인학과 대학생들과 손 잡고 고유의 상표 'sminun'을 런칭,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다. 대기업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해 레퍼런스를 만들었고, 생산·관리·영업 체계를 구축해 세계 바이어들의 요구에 대응할 기본기도 다졌다.
SBA는 허현범 대표와 그린웨어의 성장을 직간접으로 도왔다. 다양한 지원 사업을 소개하고 혜택을 받도록 이끌었다. 업무와 연구 공간을 마련했고, 탄소배출량 계량화처럼 스타트업이 하기 어려운 기술도 지원했다. 사업 규모를 함께 키우고 동반 성장하도록 동종 업계의 네트워킹도 여러 차례 주선했다.
도움을 딛고 그린웨어는 매년 급격히 규모가 성장하는, 세계 시장 규모가 50조 원에 달하는 유아동복과 용품 시장을 공략한다. 친환경 기술 바이오매스 염색은 아토피를 포함한 피부 질환,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허현범 대표는 풍부한 바이오매스 염색 제품군, 그 동안 받은 각종 인증을 앞세워 진정한 친환경·무해 유아동복 브랜드를 만들 각오를 밝혔다.
대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그린웨어는 업사이클링에도 도전한다. 수거한 폐그물을 원재료화하고 여기에 바이오매스 염색을 해서 새 상품으로 만드는 내용이다. 탄소배출량이 낮은 장점을 강조해서 세계의 의류, 원단 소재 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한다.
바이오매스 염색 기술과 상품도 적극 알린다.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에서 각각 열리는 원단 박람회 텍스월드, 일본 도쿄 패션월드 등에 참가한다. 북미와 유럽 등 섬유 상품 강국으로의 영업을 강화해 수출 실적도 노린다.
허현범 대표는 “바이오매스 염색 기술을 고도화, 탄소중립과 폐수 순환공정을 이루는 친환경 염색 기술을 전파하겠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 영향력을 확대해서 식용 색소와 화장품 색소, 생활용품 등으로 활동 범위도 넓히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