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디컴퍼니 x 타임빌라스 수원 “대형 매장 서빙, 로봇으로 거뜬히”
※ 우리 삶 속 곳곳을 누비는 로봇은 이제 익숙한 기술이 됐습니다. 서빙, 청소 등 사람의 수고를 줄이고 일의 효율을 높이는 로봇을 도입하려 고민하는 매장 운영자가 많습니다. 로봇을 포함한 매장 자동화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 브이디컴퍼니로부터 로봇을 잘 운용 중인 매장 네 곳을 추천 받았습니다. 이들의 로봇 도입기와 사용기를 전합니다. 서빙, 청소 로봇을 들여놓으려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2024년 4월 롯데백화점은 수원점을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새단장했다. 전국 맛집 26곳과 좌석 1100개를 1500평 대규모 공간에 모은 프리미엄 푸드홀 ‘다이닝 에비뉴’도 만들었다. 이 곳에 업계 최초로 도입된 것이 ‘테이블 딜리버리 서비스’다. 소비자가 음식을 주문하고 좌석에 앉으면 서빙 전담 직원이 가져다준다.
하지만, 한쪽 면에서부터 다른쪽 면까지의 최장 거리가 70m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큰 이 곳을 오가면서 음식을 나르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것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음식이 잘못 전달될 우려도 있고, 소비자가 오래 기다릴 가능성도 있다. 서빙 전담 직원을 여러 명 두면 이 문제를 해결 가능하지만, 이러면 인건비 지출이 늘어난다.
문제를 해결하려 고민하던 임기우 타임빌라스 수원 푸드리빙팀장에게 브이디컴퍼니가 손을 내밀었다. 이들은 해법으로 로봇 배치를 제안했다.
테이블 딜리버리 서비스의 관건은 맛집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소비자에게 안전하게, 정확하게 운반하는 것이다. 브이디컴퍼니는 우선 타임빌라스 수원 다이닝 에비뉴의 내부 구조를 분석했다. 내부 구조는 원형에 가깝다. 가운데에는 맛집 매장이 있고 주변부에 좌석이 있다. 가장 주변에는 좌석과 함께 자리 잡은 맛집 매장도 있다.
이어 브이디컴퍼니는 로봇을 배치하고 운용할 때 주의할 점을 조사했다. 백화점 푸드홀에는 항상 사람들이 모인다. 점심, 저녁 식사 시간에는 유독 혼잡해진다. 특히 맛집 매장이 자리 잡은 가운데에는 주문하려는 사람과 주문을 기다리는 사람이 뒤섞인다.
이 상황에서 만일 로봇에게 테이블 딜리버리 서비스를 모두 맡긴다면, 효율은 기대한 것보다 높지 않을 것이다. 음식을 주문하거나 받으려는 사람을 좌석으로 유도할 수는 있다. 하지만, 로봇이 이동하는 거리 자체가 길다. 다이닝 에비뉴 내부가 혼잡할 때에는 로봇이 사람을 자동으로 피한다. 하지만, 그러느라 로봇이 서빙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이다.
브이디컴퍼니와 타임빌라스 수원은 다이닝 에비뉴를 여덟 구역으로 나눠서 서빙로봇 한 대가 구역 한 곳을 전담하는 구조, 그리고 서빙로봇과 서빙 전담 직원이 협업하는 구조를 고안했다. 서빙로봇은 평소에는 담당 구역 인근에서 대기한다. 음식 주문이 들어오면 맛집으로부터 음식을 받아 좌석 인근에 있는 서빙 전담 직원에게 가져간다. 서빙 전담 직원은 서빙로봇이 가져온 음식을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이러면 서빙로봇은 맛집에서부터 좌석 인근까지만 음식을 서빙하면 된다. 사람이 붐빈다고는 해도, 좌석이 있는 주변부에 주로 있을 것이므로 로봇이 움직이는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서빙 전담 직원은 서빙로봇에게 음식을 받아 소비자에게 가져다주면 된다. 이동 거리가 줄고, 음식이 제대로 왔는지 확인 가능하다. 소비자의 응대, 식사 후 자리 정돈에 집중하는 것도 된다.
브이디컴퍼니는 이 구조를 도입하고 실험을 거듭했다. 결과를 토대로 서빙 로봇의 동작 범위, 대기 장소를 여러 차례 조정했다. 결과는 좋았다. 서빙 전담 직원이 들이는 수고와 이동 거리는 줄고, 맛집의 운영 효율은 좋아졌다.
타임빌라스 수원 다이닝 에비뉴에 온 소비자들도 이곳저곳을 누비는 브이디컴퍼니 서빙로봇에 흥미를 보였다. 특히 영유아들이 좋아했다. 서빙로봇의 겉모습이 아기자기하고 화면에 귀여운 표정을 짓는데다, 손을 대면 목소리를 내면서 반응하는 덕분이다.
임기우 팀장은 처음에는 로봇 도입을 우려했다고 한다. 테이블 딜리버리 서비스는 우리나라 쇼핑몰 가운데 처음 만들어진 서비스이자 전형적인 대면 접객 서비스다. 이것을 로봇에게 맡기는 것을 우려한 것.
하지만, 서빙로봇이 만든 성과를 체감한 지금은 이들의 효용을 믿는다고, 도리어 서빙로봇이 없었다면 곤란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서빙로봇에 대형 모니터를 장착, 다이닝 에비뉴의 추천 메뉴나 타임빌라스 수원만의 이벤트를 알리는 공간으로 쓰면 좋을 것이라며 성능 개선 아이디어도 냈다.
브이디컴퍼니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규모도 큰 푸드홀에서도 서빙로봇을 원활히 운용 가능한 점을 증명했다. 나아가 서빙로봇의 활동 데이터를 분석, 타임빌라스 수원 다이닝 에비뉴의 서비스 품질 향상에 활용할 예정이다. 서빙로봇이 움직인 거리와 경로, 소비자 만족도와 맛집의 매출을 분석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원리다. 청소 로봇을 포함해 소비자에게 만족을 줄 만한 다른 로봇의 도입도 제안한다.
브이디컴퍼니는 “타임빌라스 수원과 브이디컴퍼니 서빙로봇의 협업은 지금도 이어진다. 로봇의 이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해서 매장의 운영 효율, 소비자의 편의와 만족을 모두 높일 방법을 연구 중이다. 현장 상황 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능력도 고도화할 것이다.”고 밝혔다.
※ 다음에는 브이디컴퍼니의 서빙로봇을 운용 중인 골프존 진천 사라스크린점을 찾아갑니다. 로봇 덕분에 24시간 매장으로 거듭난 스크린골프장에 궁금한 점을 메일로 보내주시면 기사로 풀어드립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