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네오프로틴 “노인 건강의 핵심은 근력 개선, 해법은 마육 단백질에 있습니다”

권택경 tk@itdonga.com

[KOAT x IT동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IT동아는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품,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전국 각지의 농업 스타트업을 만나보세요.

[IT동아 권택경 기자] 과거에는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줄어들며 거동이 점차 불편해지는 걸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를 예방하고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여기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지난 2017년 ‘근감소증’이라는 정식 질병으로 분류한 바 있다.

이런 인식 변화와 사회의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그간 젊은 층에 집중해 왔던 피트니스 산업에서도 점차 노년층을 새로운 소비층으로 주목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운동 콘텐츠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대표적이다.

단백질 보충제 시장에서도 보디빌딩이나 다이어트 수요가 아닌 노년층 근감소증 예방 수요에 주목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말고기를 활용한 단백질 제품과 근력 개선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는 네오프로틴의 사례다.

네오프로틴의 단백질 제품 / 출처=네오프로틴
네오프로틴의 단백질 제품 / 출처=네오프로틴

전성원 네오프로틴 대표는 “보디빌딩용 제품, 다이어트용 제품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있지만 시니어용 제품 시장은 이제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면서 “아직 시니어 대상 제품 시장을 이끄는 건 대기업이지만 네오프로틴 같은 중소기업도 기능성 소재 개발로 경쟁력을 확보하면 기회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제주대학교 생명공학부 석좌교수이기도 한 전성원 대표는 말고기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식품산업 발전을 고민하다 노년층 대상 단백질 식품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전 대표는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 20% 이상인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앞으로 고령층의 건강 문제가 국가적, 사회적으로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라며 “건강의 바탕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고, 그 근간이 근력”이라고 말한다.

관절염,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각종 노인성 질환의 상당수가 나이가 들며 근력과 함께 줄어든 운동성에서 비롯된다는 게 전 대표의 설명이다. 운동성 부족으로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낙상 사고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전성원 네오프로틴 대표 / 출처=IT동아
전성원 네오프로틴 대표 / 출처=IT동아

결국 노년층일수록 적절한 근감소증을 예방하는 적절한 운동 처방과 식품 섭취가 중요해진다. 하지만 반대로 노년층일수록 단백질 섭취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우리나라 노년층의 단백질 섭취 부족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이다. 소화 능력이 감소하면서 자연스레 단백질 식품 섭취를 꺼리게 되는 것도 이런 현상을 가속화한다.

이런 노년층의 단백질 섭취 문제와 근력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Neo Protein)’ 식품을 만들겠다는 게 네오프로틴의 이름에 담긴 취지다. 현재까지 프로탄탄 단백질쉐이크 프로탄탄산양유단백질, 프로탄탄 류신70000 등 단백질 식품과 근력 개선 효과 기능성 인증을 받은 강황을 원료로 사용한 프로탄탄 근력엔 힘쎈큐민, 활력 증진 기능성 인증을 받은 블랙마카추출물을 활용한 프로탄탄 블랙마카 1080 등을 선보였다.

활력 개선 제품인 블랙마카 1080 / 출처=네오프로틴
활력 개선 제품인 블랙마카 1080 / 출처=네오프로틴

말고기, 즉 마육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만큼 산양유단백질, 식물성 단백질 제품 등 일부 제품을 제외한 모든 제품에는 말고기를 가수분해해 순수한 단백질 형태로 만든 마육 단백질을 일부 혼합해서 사용 중이다. 아직까지 마육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나 선호도가 다른 단백질원에 비해 비교적 낮기 때문에 점차 소비자의 친숙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게 네오프로틴의 전략이다. 말고기에서 단백질을 추출하는 기술은 지난 2021년 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AA’ 등급 평가를 받기도 했다.

가수분해로 순수한 단백질만 추출해 사용하기에 원육의 맛과 질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비싼 부위가 아닌 원래라면 헐값에 처분되거나 버려지는 부위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식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네오프로틴은 향후 제주 내 목장들과 협력해 비선호 부위, 부산물을 활용하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올해 어버이날을 맞아 어르신 건강 영양제 지원에 나선 전성원 네오프로틴 대표 / 출처=네오프로틴
올해 어버이날을 맞아 어르신 건강 영양제 지원에 나선 전성원 네오프로틴 대표 / 출처=네오프로틴

네오프로틴은 마육 단백질의 기능성 검증 또한 진행하고 있다. 말고기에서 근력 개선 효과가 있는 펩타이드 2종을 특정해 현재 기능성 검증을 농진청 국가과제로 연구 중이다. 지난 2022년 세포실험을 완료해 현재 동물실험이 한창이다. 인체적용시험까지 마치고 검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마육이 단순 단백질 영양원이 아닌 기능성 소재로 인정받게 된다. 전 대표는 2027~2028년 무렵 제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이러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높이 산 농업기술진흥원은 2023년부터 네오프로틴을 농식품 벤처육성기업으로 선정해 지원 중이다. 전성원 대표는 “시제품 개발과 시제품 마케팅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받았으며, 벤처기업 인증지원 컨설팅 사업을 통해서 벤처기업 인증도 받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판로 확대, 수출 지원, 투자 유치 기회 등이 여러 방면에서 지원을 제공하며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근력 개선 기능성 식품인 '근력엔 힘쎈큐민' / 출처=네오프로틴
근력 개선 기능성 식품인 '근력엔 힘쎈큐민' / 출처=네오프로틴

네오프로틴은 향후 마육 외에도 새로운 기능성 소재 개발 및 발굴에도 나설 계획이다. 전 대표는 “근감소증은 단순히 단백질 같은 영양소 부족 문제뿐만 아니라 염증 반응과 같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곤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매년 1개 이상 새롭게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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