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x IT동아] 세컨드팀 “검증된 해외 개발자, 슈퍼코더에 있습니다”

한만혁 mh@itdonga.com

[SBA x IT동아 공동기획] 서울특별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서울 성수·창동·동작에 창업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 초기 창업부터 성장기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지원해 육성합니다. 이에 본지는 SBA와 공동으로 2024년 두드러진 활동을 펼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많은 기업이 내부 및 외부 서비스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개발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력 있는 개발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테크 인적자원(HR) 플랫폼 스타트업 세컨드팀은 실력 있는 해외 개발자 채용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세컨드팀은 해외 개발자 채용 중개 플랫폼 ‘슈퍼코더’를 서비스하고 있다. 세컨드팀을 이끌고 있는 최재웅 대표는 실제 해외 개발자를 채용한 경험에서 사업 기회를 발견하고 머신러닝,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중개 플랫폼을 개발했다.

세컨드팀은 자체 검증 시스템을 통해 엄격한 기준으로 실력 있는 개발자를 선별하고, 자체 개발한 매칭 시스템으로 최적의 개발자와 기업을 연결한다. 덕분에 해외 개발자와 기업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슈퍼코더는 전 세계 97개국에서 6만 명 이상의 경력 개발자가 지원하고 있으며, 매출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컨드팀은 추후 개발자뿐 아니라 해외 인재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물론 글로벌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최재웅 세컨드팀 대표를 만나 채용 시장 트렌드와 슈퍼코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재웅 세컨드팀 대표 / 출처=IT동아
최재웅 세컨드팀 대표 / 출처=IT동아

해외 개발자로 인재 부족 문제 해결

IT동아: 안녕하세요, 최재웅 대표님. 우선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재웅 대표: 안녕하세요, 세컨드팀 최재웅입니다. 저는 한양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영국 정경대학교에서 통계학을 전공한 후 오라클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습니다. 그러다 2013년 스위스에서 처음 스타트업을 경험했어요. 사물인터넷(IoT), AI 기반 헬스케어 기기를 개발하면서 제품과 서비스를 관리했습니다.

이후 2018년 한국에 들어와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에 창업 멤버로 참여했습니다. 당시 40~50명 규모의 개발팀을 운영했습니다. 처음에는 개발자 채용이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하지만 2019년 블록체인, 디지털 전환 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개발자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저희도 개발자 이탈이 많아지면서 실력 있는 개발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베트남 개발자와 협업을 시도했고,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역량도 국내 개발자만큼 뛰어났고, 회사의 비즈니스 방향에 맞춰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게 일했습니다. 반면 인건비는 국내 개발자 대비 50% 수준이었어요.

그런 경험을 통해 국내 기업에 실력 있는 해외 개발자를 연결하는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지난 2021년 6월 세컨드팀을 창업했습니다.

IT동아: 아무리 실제 경험했어도, 창업 아이템으로 확신을 갖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최재웅 대표: 스타트업은 큰 트렌드를 봐야 합니다. 이미 변화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바뀔 방향성을 가늠해야 해요. HR 시장의 경우 과거 공채 채용에서 수시 채용으로, 그 이후에는 단기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 ‘긱워커’ 채용으로 트렌드가 바뀌었어요. 저는 그다음 트렌드로 지역 제한이 허물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치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국가 제한 없이 기업과 인재가 연결되는 것이죠.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전 세계 개발자의 역량이 상향 평준화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출신 국가에 따라 실력 차이가 확연했지만, 지금은 비슷한 수준이에요. 두 번째는 협업 인프라의 발전입니다.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협업 툴, 화상회의 시스템, 통역 프로그램이 발달하면서 원격으로도 충분히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습니다. 과거에는 해외 개발자를 채용하는 경우 비자를 내주고 직접 데려와야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인재 부족을 경험하는 곳이 적지 않아요.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를 봤을 때 이런 현상은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국경에 얽매이지 않는 인재 채용 플랫폼이 있다면 인재 부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것처럼요.

자체 검증·매칭 시스템으로 기업과 개발자 만족도 높였다

IT동아: 글로벌 트렌드 변화를 통해 확신을 얻으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제 세컨드팀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선 이름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최재웅 대표: 창업 초기에는 우수한 해외 개발자를 쉽게 찾는 플랫폼을 생각했기에 그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름을 찾았어요. 사람들이 쉽게 떠올리는 단어 중에서 ‘뛰어나다’는 의미의 ‘슈퍼’와 개발을 의미하는 ‘코더’를 합쳐 ‘슈퍼코더’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있었어요. 저희가 구축하는 플랫폼은 개발자에 한정 짓지 않아도 되거든요. 향후 개발자뿐 아니라 다른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도 있고요. 그래서 개발자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이름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지은 이름이 ‘세컨드팀’입니다. 고객사가 그 지역에 있는 첫 번째 팀이고, 저희는 글로벌로 새로운 팀을 공급하는 두 번째 팀이라는 의미에요.

저희는 전 세계에 있는 인재가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채용되는 플랫폼을 만듭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고 있어요. 단순히 채용 공고를 게재하고 지원자를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AI 등의 기술을 통해 역량 검증, 매칭까지 합니다. 그래서 저희를 소개할 때 ‘테크 HR 플랫폼’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합니다.

글로벌 개발자 채용 플랫폼 슈퍼코더 / 출처=세컨드팀
글로벌 개발자 채용 플랫폼 슈퍼코더 / 출처=세컨드팀

IT동아: 현재 글로벌 개발자 채용 플랫폼 슈퍼코더를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슈퍼코더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최재웅 대표: 저희가 처음 선보인 테크 HR 플랫폼은 슈퍼코더입니다. 글로벌 개발 관련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인재 검증, 매칭, HR 관리 등을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입니다.

해외 개발자가 지원하면 저희는 이력서 분석, 코딩 테스트, 라이브 기술 면접, 개발자 검증 프로파일 등 4단계의 검증 프로세스를 거쳐 업무 역량, 개인 성향 등을 평가합니다. 이를 통해 보유 기술, 기술 숙련도, 출신 학교 및 학과, 이력 및 경력 등 업무 역량 관련 데이터를 모두 취합합니다.

그러다 보니 검증 시스템 통과율이 약 5%에 불과해요. 100명이 지원하면 5명 정도만 통과하는 것이죠. 또한 기업 면접 관련 기록, 업무 역량 관련 기업 피드백을 취합해 지속적으로 프로파일을 업데이트하고 관리하면서 개발자 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검증을 마친 개발자에게는 저희 매칭 시스템을 통해 적합한 기업과 직무를 제안합니다. 기업이 채용 공고를 올리면, 저희가 그것을 분석해 업무 분야, 요구하는 기술 및 숙련도 등 주요 데이터를 추출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적합한 개발자를 선별해요. 물론 개발자가 직접 원하는 회사에 지원할 수도 있고요.

기업 입장에서는 저희 플랫폼에 채용 공고를 올리고 지원자를 기다리다 최종 면접을 보면 됩니다. 참고로 저희는 개발자와 계약할 때 채용 1개월 내에는 사전 고지 후 계약 해지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어요. 기업의 경우 자사와 맞지 않거나 프로젝트 진행 취소 등 예기치 못한 상황 발생 시 고용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저희는 채용 후 개발자의 임금, 계약기간 등을 관리하는 HR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원격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사를 위해 원격 업무 관련 가이드라인도 전달합니다. 실제 저희가 창업 초기부터 해외 인재와 원격으로 일하고 있거든요. 그 경험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작성해 두었어요. 이를 통해 국내 기업과 해외 개발자는 시행착오 없이 처음부터 높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슈퍼코더가 제안하는 해외 개발자 이력서(예시) / 출처=세컨드팀
슈퍼코더가 제안하는 해외 개발자 이력서(예시) / 출처=세컨드팀

IT동아: 앞서 슈퍼코더를 테크 HR 플랫폼이라고 소개하셨는데, 어떤 기술을 적용했나요?

최재웅 대표: 머신러닝, AI 기술을 적용했어요. 개발자 주요 데이터나 기업 채용 정보를 분석 후 라벨링 해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최적의 기업과 개발자 매칭을 위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시키고 있습니다. 최근 주목 받는 대형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도 도입하려고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요구사항 분석, 개발자 인터뷰 등에 적용하면 관련 작업을 고도화, 자동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증가하는 수요와 높은 만족도로 빠르게 성장

IT동아: 주요 성과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재웅 대표: 저희는 2021년 6월에 창업하고 11월에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두 달 만에 2억 8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듬해 약 14억 원, 지난해 약 23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총 누적 매출이 60억 원 정도 됩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사실 창업 초기만 해도 해외 개발자 채용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저희 사업 모델에 부정적인 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입니다. 오히려 해외 개발자를 왜 안 쓰냐는 분위기거든요. 코로나19 이후 기업이 비용 절감을 고려하면서 해외 인재 채용에 긍정적인 반응이고, 원격 업무 인프라와 실시간 통역 서비스가 고도화되면서 시장 트렌드가 바뀐 것이죠. 덕분에 저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현재 고객사는 200곳 이상인데요. 스타트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대기업에서도 연락이 옵니다.

IT동아: 실제 슈퍼코더를 이용한 고객사의 반응은 어떤가요?

최재웅 대표: 저희 플랫폼을 통해 20명 정도 채용한 중소기업이 있는데요. 개발자 역량과 업무에 임하는 태도, 인건비 절감 측면에서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중소기업이다 보니 우수한 개발자 채용이 쉽지 않았는데, 이를 해외 개발자로 해결했다고 해요. 해외 개발자 역시 현지 기업보다 높은 임금과 원격 업무 환경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특히 도시로 이주하지 않고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에요.

IT동아: 현재 세컨드팀은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나요?

최재웅 대표: SBA 서울창업허브 성수의 업무 공간을 비롯해 엑셀러레이팅, 멘토링, 투자자 매칭, 네트워킹 등 종합적인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5월에 진행한 ‘2024년 동작+창동+성수 입주기업 성장지원을 위한 연합 데모데이’ 행사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어요.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세컨드팀과 슈퍼코더를 알릴 수 있었습니다.

SBA가 체계적인 성장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투자사, 언론사 등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저희 사업을 고도화하고 빠르게 성장시킬 계획입니다.

세컨드팀과 슈퍼코더를 소개하는 최재웅 대표 / 출처=IT동아
세컨드팀과 슈퍼코더를 소개하는 최재웅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마지막으로 세컨드팀의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재웅 대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인재 분야를 점차 확장하려고 합니다. 품질관리(QA), 프로덕트 매니저, 마케팅 등 물리적으로 국내에 있지 않아도 되는 직무는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슈퍼코더의 고도화, 자동화와 함께 분야 확대를 준비할 계획입니다. 글로벌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채용 희망 기업의 국경을 허무는 것입니다. 인도 개발자를 싱가포르 기업에 연결하고 베트남 개발자를 일본 기업에 연결하는 것이죠.

또한 개발 업무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어요. 저희가 여러 고객사를 만나다 보니 최신 개발 트렌드를 도입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그것을 서비스로 제공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의 위탁생산 개념을 개발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죠. 저희가 검증된 개발자 인력풀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국내 기업이 해외 인재를 활용해 인재 및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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