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내연기관차 이어 전기차 찍은 LG전자 웹OS, 다음 목표는?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본지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편집부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본지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인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LG전자(2024년 5월 26일)
제목: LG전자, 차량용 webOS 전기차까지 확대

기아 EV3에 적용된 차량용 웹OS / 출처=LG전자
기아 EV3에 적용된 차량용 웹OS / 출처=LG전자

요약: LG전자가 7월 국내에 출시될 기아의 전기차 EV3에 webOS(이하 웹OS) 콘텐츠 플랫폼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2024년형 제네시스 GV80과 GV80 쿠페 신모델에 차량용 웹OS를 처음 적용한 바 있으며 이후 제네시스 G80, 기아 카니발 등으로 웹OS 적용 차종이 확대됐다. 웹OS가 전기차에 탑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다양한 IT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장치로 진화하고 있다. 사람이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목적지로 주행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상용화 되고 있고, 구동계 역시 내연기관에서 전기모터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차량이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마치 스마트폰처럼 차량 역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기능을 향상시키는 시대가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스마트TV 등에 이어 자동차 역시 콘텐츠의 무대로 떠오르는 가운데, 다양한 기업들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는 차량 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webOS 콘텐츠 플랫폼(Automotive Content Platform, ACP)을 자동차에 심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웹OS는 본래 HP 산하의 팜(Palm)사에서 2009년 선보인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로, 스마트 기기 및 IoT(사물인터넷) 시스템을 위해 만든 것이다. 다만, 2011년에 HP가 태블릿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웹OS는 LG전자에 인수되었으며, 이후 웹OS는 LG전자의 제품에 탑재되기 시작했다. 특히 LG전자의 스마트 TV가 전세계 TV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에 힘입어 웹OS 탑재 기기는 누적 2억대를 돌파했다고 LG전자는 밝혔다.

다만, 이러는 와중에 LG전자의 웹OS는 LG전자의 스마트 TV 전용 운영체제와 같은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물론 스마트 TV 외에 LG전자의디지털 사이니지나 프로젝터, 스마트 워치 등에도 웹OS가 적용된 사례가 있지만 이들은 일반 대중에게 존재감이 그다지 큰 편이 아니다.

이러한 LG전자에게 있어 SDV 시장은 웹OS의 생태계를 한층 확대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그룹과 적극적인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작년 하반기부터 제네시스 및 기아의 일부 차량에 웹OS가 탑재되면서 성과를 가시화했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기아 EV3의 웹OS 탑재를 통해 내연기관을 넘어 전기차까지 웹OS의 영역을 확대했다.

LG전자 스마트 TV에 적용된 바 있는 웹OS는 다양한 콘텐츠의 지원과 더불어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특징이었다. 차량용 웹OS의 경우,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차동차라는 환경에 맞게 변경되었지만, 지원하는 콘텐츠의 다양성은 스마트 TV 못지 않다. EV3에 적용되는 차량용 웹OS는 LG채널, U+모바일 TV, 유튜브,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스포티비 나우, 아기상어 키즈 월드, 스팅레이 가라오케, 프리게임즈 바이 플레이웍스, 골드타워 디펜스 엘도라도 등 12개의 전용 앱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다만, LG전자의 웹OS가 내연기관 차량을 넘어 전기차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아직 한계는 있다. 차량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해도 사람이 직접 운전을 해야 하는 현행 차량의 특성상, 동승자가 아닌 운전자는 이를 제대로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차량용 웹OS가 바라보고 있는 다음 무대는 자율운행차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된다면 운전자 역시 운행 중 즐길만한 콘텐츠를 찾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완성차 제조사들 역시 SDV 시장에서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는 테슬라를 견제해야 하는 만큼, LG전자와 적극적으로 협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구글 및 애플이 장악한 모바일 플랫폼 시장과 달리, 자동차 시장은 아직 다른 기업들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 SDV 시장을 무대로 LG전자의 웹OS가 어디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을 지 주목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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