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비디아’ 달성한 엔비디아, 독주할까? 반도체주와 함께할까?

강형석 redbk@itdonga.com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2025년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 출처=엔비디아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2025년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 출처=엔비디아

[IT동아 강형석 기자] 엔비디아가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동시에 주가는 1000 달러를 돌파하면서 한때 1063.2 달러(원화 환산 약 145만 3400원 상당)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덮치면서 상승세를 막는 모습이다. 반도체 부문에서 상승 마감한 기업은 엔비디아(NVDA / +9.32%)와 브로드컴(AVGO / +0.07%) 뿐이다.

2024년 5월 22일(미국 현지 기준),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2025년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 260억 4400만 달러(원화 환산 약 35조 6021억 원 상당), 지난 분기 221억 300만 달러(원화 환산 약 30조 2148억 원 상당)와 비교해 18% 상승한 수치였다. 전년 동기(71억 9200만 달러)와 비교하면 262% 상승한 수치다. 이는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246억 5000만 달러(원화 환산 약 33조 6965억 원 상당)를 웃돈 것이다. 이 결과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6.12 달러(원화 환산 약 8370원 상당)로 지난 분기 5.16 달러(원화 환산 약 7050원 상당) 대비 1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기대 매출은 이번 분기 대비 더 높게 설정한 점도 눈에 띈다. 엔비디아는 2분기 기대 매출로 280억 달러(원화 환산 약 38조 2760억 원 상당)에서 ±2%를 제안했다. 매출 총 이익률도 75~76% 사이로 잡았다. 실제 다음 분기 매출을 예상치 이상 달성한다면 엔비디아의 성장 흐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현재 발행한 보통주에 대해 10:1 규모로 분할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분할은 2024년 6월 6일(미국 현지 기준) 증시 마감까지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며, 다음날 미국 증시가 마감되면 보유한 1주와 함께 분할된 9주를 추가로 받게 된다. 거래는 6월 10일 증시 개장 시점부터 가능하다. 분기별 현금 배당금 또한 주당 4 센트(원화 환산 약 55원 상당)에서 10 센트(원화 환산 약 137원 상당)로 크게 늘렸다.

블랙웰은 2024년 2분기 중에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 출처=엔비디아
블랙웰은 2024년 2분기 중에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 출처=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은 거의 모든 산업에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고 있으며, 기업은 비용 및 에너지 효율을 확보함과 동시에 수익 기회를 갖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호퍼 플랫폼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교육 및 추론에 대한 수요는 강력하며 데이터 센터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및 소비자 인터넷 기업, 자동차, 의료 등 고객이 확대되면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블랙웰 가속처리장치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현재 플랫폼은 생산 중이며 2분기 중으로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오픈AI, 메타, 아마존 등이 제품 인도를 기다리는 중이다. 공급 문제를 의식한 듯 블랙웰은 3분기부터 생산량을 늘려 4분기가 되면 데이터 센터 구축이 가능할 정도로 물량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엔비디아 측 입장이다. 중국 매출이 둔화되고 있으나 타 지역의 수요도 상당해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가속기 플랫폼에 쓰이는 HBM3E 메모리. / 출처=SK하이닉스
엔비디아 인공지능 가속기 플랫폼에 쓰이는 HBM3E 메모리. / 출처=SK하이닉스

중요한 것은 엔비디아의 상승세와 함께 반도체 시장에 훈풍이 불 것인지 여부다. 현재 호퍼와 블랙웰 모두 HBM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다. 플랫폼 수요가 증가할 경우 자연스레 메모리 공급량도 증가한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제조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련 부품을 제공하는 기업도 함께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코파일럿+ PC를 발표하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PC를 발표하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PC 쪽도 인공지능에 주목하며 변화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인텔과 AMD로 대변되는 기존 전통적 중앙처리장치 제조사와 퀄컴, 브로드컴 등 ARM 설계 기반 중앙처리장치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코파일럿+(플러스) PC가 대표 사례다. 코파일럿+ PC는 중앙 처리 장치(CPU)와 그래픽 처리 장치(GPU), 신경망 처리 장치(NPU)가 탑재된다. 기기 자체에서 소형 언어 모델과 생성형 인공지능을 구동하는 구조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신경망 처리 장치에 대해 40TOPS(초당 1조 회 정수연산) 이상 성능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코파일럿+ PC로 출시되는 서피스 프로와 서피스 랩톱은 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 또는 플러스 프로세서가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인텔과 AMD의 프로세서,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를 쓴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과거 인텔, AMD 기반 제품을 먼저 공개하고 가지치기 형태로 ARM 기반 제품을 공개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러나 인공지능 시장이 지속 확대되면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이 일상적인 수준에 이를 경우 전통적인 반도체 설계ㆍ제조사를 중심으로 시장을 꾸준히 견인할 원동력을 만들 수 있다.

2024년 5월 23일(미국 현지 기준) 미국 증시(S&P 500) 모습. 대부분 산업군이 하락한 가운데 반도체(SEMICONDUCTORS)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만 상승 마감했다. / 출처=핀비즈
2024년 5월 23일(미국 현지 기준) 미국 증시(S&P 500) 모습. 대부분 산업군이 하락한 가운데 반도체(SEMICONDUCTORS)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만 상승 마감했다. / 출처=핀비즈

문제는 시장 상황이다. 지난 5월 15일 공개된 소비자 물가지수(CPI) 지표는 이전 대비 3.4%를 기록하며 이전 3.5% 대비 하락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상품 및 서비스 지수를 보여주는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Core CPI)는 0.3%로 이전 대비 0.1% 하회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공개되는 경제 지표는 여전히 미국 내 소비력은 높고 그에 따른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 연방준비제도가 신중한 자세를 계속 이어가는 모습도 부담 요인일 수 있다. 실제 5월 23일 미국 증시는 엔비디아와 일부 실적을 낸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따라서 관련 기업에 투자할 때는 시장 내ㆍ외적 요인을 꼼꼼히 파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를 권장하는 게 아닌 단순 정보를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모든 매매의 선택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글 / IT동아 강형석 (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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