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라인야후 사태 '유감' 표명…네이버는 지분매각 가능성 공식화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정부가 라인야후 사태에 대해 “우리 정부는 행정 지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표현이 없다고 확인했지만 우리 기업에 지분매각 압박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에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첫 유감 표명이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에 대한 두 차례에 걸친 행정지도에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따른 보안 강화 조치를 넘어서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일본 정부가 행정 지도로 지분매각을 강요한 건 아니지만, 지분매각 압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게 지금의 상황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강 차관은 “일본 정부 공식 입장은 지분매각이 하나의 방법일 뿐”이라며 “구체적 행정 지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여러 방법이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7일 일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보안 거버넌스 재검토에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일본 정부가 요구한 건 어디까지나 ‘재검토’이지 꼭 ‘매각’을 뜻한 건 아니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런 공식적인 해명과 달리 일본 정계는 물론 라인야후, 소프트뱅크에서도 일본 정부와 보조를 맞추듯 네이버의 지분매각을 공공연히 언급하며 압박하는 형국이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실제 라인야후는 네이버 출신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를 이사회에서 경질하며 일본인으로만 이사회를 채웠고, 지난 7일 실적발표에서 모회사에 자본 변경을 요청했다며 네이버 지분매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소프트뱅크 또한 8일 결산발표회에서 지분매각을 협상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강 차관도 “일본 정부에 확인된 입장과 조금은 다르게 일본 해당 기업 두 군데서 8일과 9일 IR 과정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던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네이버도 자사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라인야후에 접목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분매각을 포함한 여러 대안을 중장기적 비즈니스 관점에서 검토해왔다고 전했다.

강 차관은 “정부는 네이버를 포함한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 해외 투자와 관련하여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게 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이라며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와 우리 기업 의사에 반하는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강력히 대처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그간 사태 파악과 입장 확인을 위해 일본 정부, 네이버와 물밑에서 긴밀하게 논의해 왔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정부가 이번 사태를 관망만 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해명으로 보인다.

강 차관은 “2023년 11월 네이버클라우드의 침해 사고가 과기정통부에 신고 접수된 직후부터 대면 및 유선으로 네이버와 사실 관계 및 대응 방안을 수시로 논의해 왔다”면서 “4월 26일 정부는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라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주일한국대사관을 통해 일본 총무성을 만나 행정지도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외교 채널을 통해 일본 정부에 정확한 입장을 확인해 왔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소프트뱅크의 경영권이 이번 사태와 무관하게 이미 소프트뱅크에 있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강 차관은 “라인야후의 지주회사인 A홀딩스의 지분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50인데 이사 구성 등을 볼 때 라인야후의 경영권은 2019년부터 사실상 소프트뱅크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도 이날 과기정통부 브리핑을 앞두고 첫 공식 입장을 냈다. 네이버는 “회사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회사 자원의 활용과 투자에 대한 전략적 고민과 검토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지분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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