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마세라티와 스트릿 패션의 만남…‘기블리 프라그먼트 에디션’
[IT동아 김동진 기자] 마세라티가 브랜드 소비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특별한 협업을 진행했다. 프라그먼트 디자인을 고안해 스트릿 패션의 선구자로 꼽히는 후지와라 히로시(Fujiwara Hiroshi)와 함께 한정판 차량 제작에 나선 것이다. 마세라티 최초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이자, 준대형 세단인 ‘기블리 GT 하이브리드’를 기반으로 만든 스페셜 한정판, ‘기블리 프라그먼트 에디션’을 시승하며 협업의 결과물을 살펴봤다.
전 세계 175대만 제작한 한정판…프라그먼트 상징 차량 내·외관 곳곳에 적용
마세라티 기블리 프라그먼트 에디션에는 후지와라 히로시가 이끄는 패션 브랜드 ‘프라그먼트’를 상징하는 번개 모양의 로고와 브랜드 네이밍이 곳곳에 적용됐다.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 부위에 배치한 마세라티 상징, 트라이던트(삼지창 로고) 옆에는 프라그먼트 브랜드 네이밍이 새겨져 있다.
C 필러 부위에는 기존 마세라티 트라이던트 로고 대신 프라그먼트 번개 로고가 배치됐다.
앞바퀴 부위 에어벤트 아래에도 기블리 프라그먼트 레터링을 새겨 특별함을 더했다. 레터링 가운데 코드 ‘M157110519FRG’의 첫 네 자는 기블리 ID 코드이며, 다음 여섯 자는 후지와라 히로시와 마세라티의 첫 만남 날짜, 마지막 세 글자는 프라그먼트의 약어다.
차량 측면부를 보면, C 필러로 갈수록 루프 라인이 낮게 떨어지는 쿠페형 차량의 특징이 도드라진다. 기블리 프라그먼트 에디션의 전장(자동차 길이)은 4970㎜, 전폭(자동차 폭)은 1945㎜, 전고(자동차 높이)는 1485㎜, 축거(자동차 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 거리)는 3000㎜다.
마세라티는 기블리 프라그먼트 에디션 실내에도 한정판 차량의 상징적인 요소를 배치했다. 헤드레스트에는 마세라티 트라이던트 로고를 자수로 새겼으며, 알칸타라 소재를 적용한 등받이 부위에는 프라그먼트 레터링과 은색 스티칭을 넣었다. 다크블루 색상의 안전벨트도 시선을 끈다.
비행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는 대시보드와 10.1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는 블랙과 골드를 혼합한 새로운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바탕으로 작동한다. 스포츠 스티어링 휠 뒤에는 알루미늄 기어 시프트 패들을 배치했으며, 센터 콘솔에는 기어 시프트 레버와 드라이빙 모드 버튼, 오디오 볼륨키 등을 구성해 넣었다.
기블리 프라그먼트 에디션은 긴 휠베이스 지닌 차량이지만, 루프 라인이 낮게 떨어지는 쿠페 스타일 차량이므로, 2열 헤드룸이 넉넉하지는 않았다.
인상적인 배기음…브랜드 최초의 마일브 하이브리드 적용 모델
기블리 프라그먼트 에디션 시승에 나서기 위해 시동을 걸자, 강력한 배기음이 뿜어져 나왔다. 이차량은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마세라티의 시그니처 배기음이 그대로 담겼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앰프 없이도 배기가스 흡입관의 유체역학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공명기를 활용, 브랜드 특유의 포효하는 듯한 소리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체 구간을 지나 가속 페달을 밟자, 곧장 차량이 반응했다. 기블리 프라그먼트 에디션은 2.0리터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ZF 8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5km이며,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약 5.7초가 소요된다.
급격한 코너링에도 차체에 안정감이 느껴졌다. 마세라티는 기블리 프라그먼트 에디션의 엔진을 차체 전면에, 48V 배터리를 후면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차체 중량 배분의 균형을 잡았다고 밝혔다.
기블리 프라그먼트 에디션은 날렵한 움직임뿐만 아니라 첨단 기능을 바탕으로 운전자를 보조한다.
정체 상황뿐만 아니라 가속 시에도 설정한 속도대로 앞차와 안전거리 유지하며 주행하도록 돕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2개의 레이더 기반 센서를 통해 사각지대를 살펴 차선 변경 시 충돌을 방지하는 ‘능동형 사각지대 어시스트’,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시스템이 충분한 제동이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이를 보완하는 ‘어드밴스드 브레이크 어시스트’ 등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적용됐다.
무선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해 운전자 편의를 높였으며, 10개의 스피커와 900W 앰프를 장착한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이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서울시 양천구와 경기도 수원시를 왕복하며 131.5km 거리를 주행한 후 트립기록을 살펴보니, 실연비 리터당 6.1km가 기록됐다. 공인 복합연비 리터당 8.9km에 미치지 못했지만, 정체 상황과 드라이브 모드를 바꿔가며 주행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세라티는 기블리 프라그먼트 에디션을 175대만 한정 제작했으며, 국내에 오페라비앙카(Operabianca) 색상 5대, 오페라네라(Operanera) 색상 10대 수량만 1억6400만원의 가격으로 선보인 바 있다. 현재 해당 수량은 모두 판매됐지만, 다양한 연령층에 어필하기 위해 스트릿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택한 마세라티의 독창적인 시도를 시승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