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팜비오스 “LED 조명·인도어팜 솔루션으로 기후·인력난 문제 해결”
[KOAT x IT동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IT동아는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품,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전국 각지의 농업 스타트업을 만나보세요.
[IT동아 한만혁 기자] 기후는 농작물 재배에 중요한 요소다. 농작물 성장이나 수확 시기, 생산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후 예측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게다가 최근 기상 이변이 심해지면서 기후 예측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농업 스타트업 팜비오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T 기술과 농업을 접목한 LED 보조광과 인도어팜 통합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LED 보조광은 부족한 일조량을 보완하는 것으로, 농작물의 광합성 효율을 높이는 빛 파장 영역과 밝기를 제공한다. 인도어팜 통합 솔루션은 밀폐된 환경에서 온도와 습도를 최적의 상태로 설정하고 LED만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솔루션이다. 기후에 상관없이 원하는 농작물을 재배하고, 생산량과 생산 시기 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팜비오스는 이를 통해 농업 발전과 인재 유입에 기여하고자 한다.
IT 기술과 농업의 접목을 통해 전 세계 어디서든 농업이 가능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팜비오스의 김정욱 대표를 만나 팜비오스와 인도어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LED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 농업
IT동아: 안녕하세요, 김정욱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정욱 대표: 안녕하세요, 팜비오스 김정욱입니다. 저는 창업 전 서울반도체에서 약 15년간 근무하면서 LED 반도체를 다뤘습니다. 또한 글로우원(당시 포스코LED)에서 고온 환경에 적합한 특수 LED 조명을 담당했습니다. 개발 영업을 주로 했기 때문에 LED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은 잘 안다고 자부합니다.
이후 LED 조명을 활용한 사업을 찾다가 인도어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2017년 인도어팜을 구축하는 스타트업 넥스트온에 창업멤버로 참여했습니다. 충청북도 옥천군에 있는 900m 길이 폐터널과 서울남부터미널 인근 지하 유휴시설 등을 활용해 인도어팜을 구축하기도 했죠. 약 5년간 관련 사업에 참여하면서 사업 운영 노하우와 경험을 쌓았고 이를 기반으로 2022년 11월 팜비오스를 창업했습니다.
IT동아: 대표님 이력을 보면 LED 조명이 빠지지 않습니다. LED 조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나요?
김정욱 대표: 처음부터 LED 조명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서울반도체에 입사하면서 처음 LED 조명을 접했죠. 그런데 국내 LED 산업 발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점점 더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이 많은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농업 분야가 그렇습니다.
IT동아: LED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농업을 지목하셨는데,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정욱 대표: 우리나라의 경우 농업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고, 인구 고령화는 가속화되고 있어요.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산성 향상과 자동화 기술이 필요합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 보니 농사 짓기가 어렵습니다. 겨울은 물론이고 여름에도 비가 많이 오면 일조량이 부족하거든요. 게다가 기후 변화도 심해지고 있죠. 이런 이유로 스마트팜 기반의 대규모 시설 농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생산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인도어팜도 주목받을 것이고요.
스마트팜이나 인도어팜에는 부족한 빛을 공급하는 LED 조명이 필수입니다. 실제로 북유럽 농업 선진국을 보면 기후 환경이 척박하고 일조량이 부족한 곳이 많은데, 대부분 부족한 빛을 LED 조명으로 공급합니다. 그래서 국내에서도 스마트팜이나 인도어팜이 보급되면서 LED 활용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IT동아: 스마트팜은 많이 들어 봤는데, 인도어팜은 다소 생소합니다.
김정욱 대표: 스마트팜은 온도나 습도, 빛을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상태로 조성하는 시설입니다. 유리 온실이나 비닐하우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런데 이들 시설은 야외에 있기 때문에 온도나 습도를 정확하게 제어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나온 것이 인도어팜입니다.
인도어팜은 외부 빛이 없는 밀폐된 환경에서 온도와 습도를 제어하면서 LED만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시설입니다. 도심 인근에 밀폐된 공간을 만들어 재배하고 도심에 빠르게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죠. 아직은 그리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LED 보조광·인도어팜 솔루션, 농가 반응도 좋아
IT동아: 그러면 팜비오스는 인도어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인가요?
김정욱 대표: 네 맞습니다. 저희는 LED, IT 기술을 활용해 인도어팜 통합 솔루션과 스마트팜을 위한 LED 보조광을 제공합니다.
우선 LED 보조광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태양광은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으로 나뉘는데, 식물이 광합성에 사용하는 것은 450nm, 660nm 영역의 가시광선이에요. 저희는 농작물별 광합성 효율을 고려해 빛 파장 영역, 밝기 등을 달리한 여러 라인업을 갖추고 있습니다. LED 조명 분야의 전문 인력이 수년간의 현장 경험과 과학적 분석을 기반으로 농작물에 최적화된 LED 조명을 개발했습니다. 또한 우수한 성능과 내구성, 합리적인 가격도 제공합니다.
인도어팜 통합 솔루션은 LED 조명, 공조, 관수, 제어 시스템 등 하드웨어 설비뿐 아니라 농작물 특성에 맞춰 재배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까지 통합한 솔루션입니다. 시설 구축 및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이죠.
저희 인도어팜 통합 솔루션은 국내 농업 환경에 최적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작은 규모로 도심에 인접한 곳에 설치할 수 있고, 국내 소비가 많은 작물에 특화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 겨울에만 수확하는 딸기의 경우 여름에 생산함으로써 상품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고 대규모 시설이 아니다 보니 초기 투자 비용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인도어팜 구축과 운영을 직접 해본 전문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어 신뢰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현재 LED 보조광은 개발을 마치고 출시한 상태입니다. 인도어팜 통합 솔루션의 경우 하드웨어 개발은 끝났고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인데, 올해 상반기 내에는 선보일 예정입니다.
IT동아: 현재 개발한 제품을 농가에 도입한 사례가 있나요? 농가의 반응은 어떤가요?
김정욱 대표: LED 보조광의 경우 충청남도, 전라북도에 있는 토마토, 오이, 딸기 농가에 설치했습니다. 주로 유리 온실, 비닐하우스인데,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겨울에 기상이 안 좋아 일조량이 부족했어요. 예년보다 생산량이 줄었죠. 그런데 LED 보조광을 설치한 곳은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수확량이 15~20% 더 많았습니다. 생산량이 줄다 보니 가격은 올랐고, 수확량이 다른 곳보다 많으니 결과적으로 소득이 늘었어요. 농가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인도어팜의 경우 충청남도 농가에 육묘장 LED 조명 및 공조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농작물은 씨를 밭에 바로 뿌리는 것이 아니라 작은 배지에서 발아한 후 밭에 옮겨 심습니다. 이때 작은 배지를 모아 키우는 곳을 육묘장이라고 합니다. 육묘장은 인도어팜으로 구축하면 생산성이 좋아집니다. 기후 환경의 영향을 덜 받고 생산량이나 생산 시기를 예측하기도 좋거든요. 상추류의 경우 1년에 17번 이상 수확할 수도 있어요.
육묘장 역시 만족도가 높습니다. 기존에는 계절에 따라 육묘 품질이나 수확량이 유동적이었는데, 인도어 육묘장 구축 이후 품질과 생산량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반응입니다.
IT동아: 현재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김정욱 대표: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지원 프로그램 덕에 제품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인프라,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 전개에 도움이 되는 자원을 제공받았어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지원 프로그램이, 농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창업자가 도움을 받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선순환 모델의 중심축이 되길 바랍니다.
“농업 발전과 인재 유입에 기여할 것”
IT동아: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정욱 대표: 저는 기술 영업을 오래 했는데요. 초기에는 저희의 경험과 노하우, 제품 성능을 보여주면서 시장의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더라고요. 지금 팜비오스는 시장의 신뢰를 구축하는 단계입니다. 그래서 올해 인도어 육묘장을 직접 구축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되고 고소득 창출이 가능한 사업 모델임을 직접 검증하고자 합니다. 농가와의 신뢰를 쌓고 나면 저희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국내에서 성공 사례를 만든 이후에는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저희 인도어팜 통합 솔루션을 이용하면 추운 극지방, 사막, 중동 등 기후가 열악한 곳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 비전이 ‘지구 어디에서도 농업이 가능한 세상을 만든다’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농업 생태계 모델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현재 국내 농가는 투자, 재배, 유통 등을 직접 하고 있어요. 반면 해외 농업 선진국을 보면 분업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별도의 투자자가 있고, 기업이 농가에 씨, 육묘, 재배 기술 등을 제공합니다. 농가는 농사에 집중할 수 있죠. 분업화를 통해 전문성도 향상됩니다. 저는 이런 분업 생태계를 국내 농업에 도입함으로써 국내 농업 발전과 인재 유입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현재 농업은 생산성이 낮고 기대 소득이 낮다는 이유로 인재 유입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하지만 해외의 경우 많은 인재가 농업에 뛰어들어 생산성을 올리고 높은 수익도 내고 있어요.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이 충분한 분야입니다. 저희 사업과 향후 구축할 생태계를 통해 농업 기술도 발전하고 많은 인재가 유입되길 기대합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