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봄이 있는 늘봄학교] “아이는 학교에서 마음껏 꿈꾸고, 학부모는 돌봄 부담 덜고” - 늘봄학교 운영학교 우수사례-성과
[IT동아 강형석 기자] 올해 정부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이 겪고 있는 돌봄의 어려움과 사교육비 부담 등을 해소하고자 ‘늘봄학교’를 도입했다. 1학기 전국 2000여 개 학교를 시작으로 2학기에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도입될 늘봄학교는 정규 수업 외에 학교 중심으로 이뤄지는 종합 교육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초등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할 경우 매일 2시간씩 무료로 프로그램 이용이 가능하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이 놀이 중심의 예체능 활동을 통해 학교에 빨리 적응하면서 성장·발달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늘봄학교 도입으로 분절적으로 운영되던 방과후학교는 돌봄과 통합되고 2026년에는 적용 대상을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늘봄학교 도입으로 우려되는 교사의 행정 업무 부담을 해소하는 정책도 함께 추진한다. 먼저 1학기에는 기간제 교원을 과도기적으로 배치해 기존 교사 업무에 늘봄학교 업무가 더해지는 것을 방지한다. 2학기부터는 늘봄 실무 직원을 학교에 배치, 방과후·돌봄 업무를 포함한 모든 늘봄학교 관련 행정 업무를 전담케 할 예정이다. 학교에는 늘봄지원실 설치도 완료한다. 2025년에는 학생 수가 많은 큰 학교에는 지방공무원을 늘봄지원실장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여러 우려 속에 시행 1개월을 맞은 늘봄학교의 효과는 곳곳에서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각 시도교육청과 현장의 운영 사례를 중심으로 늘봄학교 도입 이후 달라진 점들을 살펴봤다.
지역이 나서 공간·프로그램 발굴 - 부산광역시교육청
지자체·지역·대학과 연계해 장소와 프로그램 등을 발굴한 부산광역시교육청은 단순 돌봄을 넘어 특화된 ‘학습형 늘봄 프로그램’을 개발·운영 중이다. 학교 내에서는 한글놀이, 놀이수학, 놀이영어 등 1학년 2시간 무료 프로그램 외에도 AI펭톡 영어 말하기, 3R’s(읽기, 쓰기, 셈하기) 기초학력 프로그램, 부산 말하는 영어1.1.1. 등으로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지역 연계로는 총 59개 기관에서 528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먼저 16개 대학에서는 펜싱 교실, 놀이로 배우는 영어, 챗GPT로 금융 배우기 등의 프로그램이 학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직속 기관을 활용한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부산학생예술문화회관에서는 감성발레, 영어뮤지컬, 키즈피아노 등을 가르치고 창의융합교육원에서는 해양과학체험교실, 스마트융합 공예, 오감만족 문화예술메이커 등을 배울 수 있다. 지역 기관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도 학부모 만족도가 높다. 금곡청소년수련관에서는 수영, 피아노, 창의3D펜 등을 마련했고 사상구청소년수련관에서는 바이올린, 리듬체조, K-팝 댄스 등을 운영한다.
지역 특색을 살린 늘봄학교 모델 제시 - 경상북도교육청
토요늘봄, 마을 연계 늘봄, 사회공동체형 늘봄 등 ‘경북형 늘봄학교’를 도입한 경상북도교육청은 지역 여건과 특성을 반영했다. 교육지원청 주관하에 지역 시설과 대학을 연계해 미래 사회에 대비한 프로그램 및 문화·예술·체육 등 양질의 강좌를 개설했다.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토요늘봄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이 밖에 도교육청과 도청, 굿네이버스, 지역 돌봄 기관 등이 힘을 합쳐 마을 밀착형 지역 특화 공모 사업인 ‘굿센스’를 운영한다.
학교 내 유휴 교실, 지자체 가용 공간을 활용한 거점형 늘봄센터를 확대하고 소방·경찰·봉사 단체 등 지역 인력풀을 적극 지원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돌봄 통합 정보 시스템과 안전 귀가 앱을 도입할 예정이고 5개 도시를 시작으로 순환 버스 운행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늘봄교실과 소방서 간 핫라인 구축도 준비 중이다. 이렇게 사회 공동체가 함께하는 ‘온종일 완전 돌봄’은 공간·인력·정보·안전을 접목한 경북형 늘봄 모델로 꼽힌다.
학교만의 맞춤형 늘봄 프로그램 운영 - 제주 아라초등학교
116명으로 전국에서 돌봄 대기 학생 수가 가장 많았던 제주 아라초등학교는 학교와 지자체가 협력하는 제주형 늘봄 모델 ‘꿈낭(꿈나무의 제주 방언)’을 구축해 모든 학생을 수용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주중, 주말의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자체와 연계를 고민해 왔다. 이에 주중은 학교에서, 주말에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다. KB금융과 시설 구축을 위한 협업도 이뤄졌다. 아라초등학교에 구축된 꿈낭은 아이들에게 예술 활동부터 숲 체험, 그림책 읽기, 운동장 놀이, 박물관 체험 등 다양한 교육 활동과 돌봄을 제공한다.
지역과 학교 특색 살린 늘봄 프로그램 도입 - 순천율산초등학교
지방 중소 도시에 자리한 순천율산초등학교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양질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생활 마술, 음악 줄넘기, 창의공예·놀이, 랭포츠, 동화놀이터, 창의요리 외에 인공지능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출근 시간대에 맞춰 아이 돌봄이 이뤄지도록 아침늘봄 프로그램도 추가 운영한다. 이를 위해 학교는 피아노실, 방송댄스실, 공예실 등 교내 공간을 늘봄학교에 맞춰 새롭게 구축해 아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순천율산초등학교는 향후 8개 교실에 대한 공간 개선 작업을 통해 맞춤형 공간을 추가 완성할 계획이다.
지역 대학과 전문 기관과 함께 - 대구동도초등학교
1939년 개교한 대구동도초등학교는 신입생 229명 중 189명이 늘봄학교 참여를 희망, 맞춤형 프로그램 3개 반과 13개 강좌를 준비했다. 희망 학생을 전원 수용해 맞춤형 프로그램, 돌봄 서비스,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또한 학교는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교실 바닥 난방 공사와 수업 환경 조성에 힘을 쏟았다. 또 지역 대학과 전문 기관의 협력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출 수 있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를 통해서는 전래동요 국악 놀이, 전통 놀이, 음악을 이용한 예술 표현, K-팝 댄스 등 1학년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위한 전문 예술 활동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전문가와 도서관 등과 함께 그림책 내용을 주제로 한 신체 표현 활동 및 뮤지컬, 영어 그림책 놀이, 연극 수업을 준비했다. 이 밖에도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가 필요로 하는 수업을 반영했다. 그 결과 문화·예술, 체육, 미래 역량 함양, 교과 보충 등 다채로운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