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SIA 시드팁스] 기술로 부동산 투자 대중화 꿈꾸는 스타트업 ‘원컵’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KESIA)는 중기부 주관 민간주도형 예비창업 지원 프로그램 ‘시드팁스(Seed TIPS)’의 주관 기관이다. 시드팁스는 민관 협력 창업 프로그램 TIPS의 이전 단계 지원 프로그램이다. 전문성을 갖춘 민간 운영사 7곳(인포뱅크, 프라이머 시즌 5, 앤틀러코리아, 소풍벤처스, 엔슬파트너스, 탭엔젤파트너스, 와이앤아처)이 스타트업의 창업팀 구성부터 시드 투자 유치까지 초기 단계 성장을 책임지고 지원한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많은 이들이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지만, 복잡한 관련 법과 거래 절차, 부족한 자금, 투자 정보 부재로 주저한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기술로 부동산 투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운 기업이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 개발에 나선 스타트업 ‘원컵’이다. 한 잔의 차를 마시듯 손쉽게, 한 잔의 차 가격으로도 부동산 투자가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사명을 지닌 스타트업 원컵 창업자 최소정 대표를 만났다.
유년시절 보유한 주식이 오르며 투자의 재미 느껴…시행착오 겪으며 창업 결심
최소정 원컵 대표는 유년시절부터 투자의 재미를 느껴 다양한 관련 경험을 쌓아왔다.
최소정 대표는 “해외에서 중학교 시절을 보냈는데 구글과 야후, 라이코스 등 검색 엔진과 포털 사이트가 급성장한 시기였다”며 “특히 야후에서 주식 시세가 나오는 것을 보며 문득 궁금증이 생겨 관련 주식을 소량 구매해 성인이 될 때까지 지니고 있었다. 이 주식이 급등하며 투자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에 진학하며 관심사를 공부하기 위해 물리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했다. 당시 창업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구성원에게 투자를 권유하곤 했다. 비대칭 정보 시장인 주식을 놓고 함께 정보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여럿이 머리를 맞댔지만, 여전히 접근 가능한 정보에는 한계가 있었다. 주식시장에서 큰 손실을 보기도 했던 이유다. 불확실한 주식시장에서 벗어나 모든 자산을 부동산으로 옮기기로 결심했다. 인구가 많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부동산은 철저히 사전조사를 할 경우, 큰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아서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최소정 대표는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판단한 부동산 시장에서의 투자 과정 또한 녹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부동산은 거래금액 단위가 워낙 커 구매자에게 높은 진입장벽이 있다. 판매자 또한 자산 유동화를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소모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가격 책정 과정과 결과가 불투명해 투자 대상인 부동산의 적정가격을 알기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라며 “이 모든 과정을 직접 겪고 나니, 다른 사람들도 같은 고민을 할 것이라 판단했다. 이에 많은 이들이 적은 비용으로도 부동산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도록 비대칭 정보와 높은 진입 장벽을 기술로 낮춰보자고 결심했다. 이것이 원컵의 창업 계기”라고 말했다.
원컵 “한 잔의 차를 마시듯 쉽게, 한 잔의 차 가격으로 부동산 투자 진입장벽 낮출 것”
부동산 투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기술 개발에 나선 원컵은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 ‘원컵 프로’ 출시를 목표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소정 대표는 “원컵 프로는 투자 대상인 부동산을 여러 지분으로 쪼개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도 시장에 접근하도록 돕는다”며 “부동산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캠코와 금융위원회 등에서 추출한 공공데이터와 부동산원에서 추출한 통계데이터, 학군정보와 범죄율 크롤링을 통한 미시 경제지표, 언론사에서 추출한 거시 경제지표 등 신뢰도 높은 방대한 데이터와 이용자 데이터, 통신사 데이터를 취합해 자동 가치평가 모형(AVM, Automated Valution Model)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AI가 투자 대상인 부동산의 적정 가격을 산출하고 이용자에 맞춤화한 투자를 권유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최소정 대표는 이어 “이런 방식으로 부동산 조각투자에 대한 장벽이 낮아지면, 그간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부동산 개발이나 매매, 임대 사업에 누구나 쉽게 참여 가능하다”며 “자동 가치평가 모형이 산출한 적정 가격에 부동산을 매입한 후 원컵의 토큰증권발행(STO, Security Token Offering) 서비스와 연계해 많은 이들이 투자 가능한 상품으로 선보이고자 한다. 원컵이 프롭핀테크 기업을 표방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원컵은 원컵 프로를 통해 다양한 부동산 조각투자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랜드마크나 하이엔드 부동산과 같은 상위 1% 자산 투자를 돕는 ‘골드 포트폴리오’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낙후한 공간을 되살리는 도시재생사업에 투자하는 ‘블루 포트폴리오’ ▲지역산단과 공장의 리모델링을 통해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그린 포트폴리오’ ▲공유주택·사회적 주택의 활성화를 위한 소셜 프로젝트인 ‘레드 포트폴리오’로 구분해 상품을 준비 중이다. B2B 금융권을 대상으로는 증권사나 은행사 뱅킹 앱 서비스 및 컨설팅, 자산 추천 서비스에 원컵 프로를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TO 제도권 진입 필요…해외시장 적극 공략할 것
원컵은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 ‘원컵 프로’의 해외 확장을 위해 올해 상반기 중 동남아와 북미 투자 유치를 추진할 예정이며, 해외 법인 설립에도 나섰다. 싱가포르와 유럽연합을 대상으로 STO 라이선스 획득과 발행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규제의 벽을 넘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최소정 대표는 “자사는 글로벌 시장보다 국내 시장에서 어려움이 있다. 국내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원컵 프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미국, 유럽,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과 달리 국내 STO는 아직 제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며 “특히 STO와 관련된 법제화가 아직 진행 중인 부분은 한국에서 STO 서비스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에게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컵은 관련 법규와 정책 변화를 지속해서 살피고 신속 대응하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원컵이 규제 혁신을 기다리는 동안 부동산 투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사명을 지원하는 기관이 있다.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다.
최소정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투자 플랫폼을 지향하며 미국∙유럽∙아시아 소재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초기투자협회의 창업 초기 기업 지원 프로그램인 시드팁스에 선정돼 IR 피칭 및 교육, 멘토링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며 “덕분에 2023년에는 홍콩무역발전국(HKTDC)이 주관하는 스타트업 익스프레스 인터내셔널(Start-up Express International)의 글로벌기업 TOP 30에 선정되는 등 큰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원컵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최소정 대표는 “원컵은 모든 STO 및 실물연계자산(RWA, Real World Asset) 서비스를 글로벌로 연결하고, RWA 펀딩을 통해 글로벌 도시 지역재생 프로젝트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지닌 기업”이라며 “위대한 팀은 큰 영향력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원컵의 종착지는 하나의 스타트업 발전이 아닌 투자를 통한 사회의 발전과 상생이다. 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원컵의 행보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