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스타트업의 요람 '유레카 파크', 한국 기업 참여 현황은?
[라스베이거스=IT동아]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 회장 이일로)는 CES 2024에 총 4124개 기업이 참가하며, 그중 대한민국에서만 772개 기업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중 KICTA를 통하지 않고 별도로 참여한 기업까지 합치면 총 897개 기업이 CES 2024에 참여하며, 1148개 기업이 참여하는 미국과 1131개인 중국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CES 참여는 대형 관인 LVCC보다는 기관 및 학교 등 조직별로 그룹화한 스타트업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진보한 상황이고, 또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스타트업들이 갈수록 늘고 있어서다. 창업 5년 이내의 스타트업만 입점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요람, ‘유레카파크’의 국내 기업관을 조목조목 돌아봤다.
K스타트업, 32개 기관 통합관으로 시선 집중
올해는 역대 CES로는 최초로 한국통합관이 운영된다. 통합관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를 포함한 총 32개 기관, 443개 기업이 모두 ‘한국통합관’으로 포함된다. 과거 코트라나 서울관, 각계 기관이 각자의 이름을 걸고 참여해 시선이 분산되었던 상황과 비교하면 훨씬 더 국가 브랜드를 잘 정립한 상황이다. 그러면서도 한국관의 위치가 대부분 붙어있고, 또 일본이나 대만 등 다른 스타트업 관을 둘러싸고 있어서 훨씬 더 규모가 크다는 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올해 창업진흥원은 K-STARTUP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부스를 차렸다. 특히 작년까지만 해도 각 기관들이 분리돼 있어서 경쟁적으로 참여 홍보를 펼쳤지만, 올해는 통합관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홍보 경쟁은 제법 줄어든 느낌이다. 대신 별도 행사나 콘퍼런스 등을 통해 각 기관별 존재감을 강조하려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관측된다.
이번에 창업진흥원과 함께 참여한 기업 중 혁신상을 수상한 기업은 네이션에이(NationA)를 비롯해 토트, 더데이원랩, 마이크로시스템, 링크솔루텍, 인투시 등 총 여섯 개 팀이다. 이중 네이션에이는 텍스트를 통해 3D 모델링을 생성하는 원천 기술을 통해 작년에 ‘도전! K-스타트업 2023 왕중왕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고, 올해 웹 3.0 및 메타버스 기술로 총 두 개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토트의 경우 로봇 AI를 활용한 폐배터리 진단 및 해체 기술을 통해 인류안보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바이오매스 유래 플랫폼 소재로 지속가능성에서 혁신상을 받은 더데이원랩, 전자식 자가 세정 기술이 적용된 AI 영상 감시 제품으로 사이버보안 및 개인정보로 혁신상을 탄 마이크로시스템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 서울 소재 기관 및 기업 연합으로 참가
서울시는 서울 파빌리온이라는 이름으로 별도 관을 마련했다. 전시 부스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강연 및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는 별도 공간이 있고, 그 뒤로 총 81개의 서울시 소재 스타트업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올해 서울관은 역대 최대 규모이며, 총 18개 기업이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의 쾌거를 이뤘다. 카테고리는 헬스케어가 31개 기업으로 가장 많고, AI가 25곳, 제조가 11곳, 모빌리티, ESG, 양자 등이 주를 이뤘다.
올해 서울관으로 참여하는 협력 기관은 서울경제진흥원(SBA)와 서울바이오허브, 서울AI허브, 관악구, 캠퍼스타운 기업성장센터,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건국대, 국민대, 경희대 등 총 14개 기관이며, 개인맞춤 영양 제작 솔루션을 만드는 탑테이블과 모바일 여권 플랫폼을 만드는 로드시스템 두 개 기업이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현대와 삼성전자 역시 육성 스타트업 전문관을 각각 마련했다. 현대차의 경우 제로원(ZERO1NE) 이라는 이름으로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관을 마련했으며, 총 11개 기업이 참여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아를 포함해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슈퍼널, 모셔널, 제로원, 포티투닷까지 총 7개 관을 마련해 미래 모빌리티 혁신 기술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매년 C랩 전시관을 별도로 운영하며, 역대 최다인 15개의 과제 및 스타트업을 선보인다. 이중 10개 기업은 외부 스타트업 대상인 C랩 아웃사이드가 10곳, 사내 벤처에서 분사한 곳이 세 곳, 임직원 대상 사내 벤처인 C랩 인사이드 과제가 두 곳이다. 전시관에는 수의사 원격 상담 서비스인 닥터테일, 생체 식별 및 인증 솔루션 고스트패스, AI 연산 및 NPU 칩을 개발하는 딥엑스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아울러 행사장 전역에서 자체적으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대학들이 별도 부스를 마련했다. 기자가 직접 확인한 대학만 하더라도 서울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 및 포스코 부스 등이 비교적 한국관 근처에 부스를 마련했으며, 한양대나 광주대, 충남대 등 전국 각지의 대학들이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하기 위해 참여했다. 앞서 서울관에서도 서울 소재 대학들이 스타트업을 마련한 만큼 실제 참여 대학은 훨씬 많다.
이외에도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마련한 K메타버스 관이나 성남시, 독립적으로 참여한 국내 스타트업 등 많은 한국 기업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올해 한국관은 통합 구성 덕분에 프랑스의 라 프렌치 테크나 일본의 J-스타트업, 대만 관 등 전통적으로 주목받는 스타트업 관을 누르고 가장 크고 많은 방문객을 자랑하는 관으로 거듭났다.
또한 현지시각으로 10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주관‘K-이노베이션 데이’에 IBM, 월마트, 페덱스 등 16개 세계적(글로벌) 기업이 참여하고, 피칭 챌린지와 해외 벤처캐피털과 구매자(바이어)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현장에서 참가기업의 성과 향상에도 뚜렷한 기여를 하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호텔에서 한국 기업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