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향성·공간·입체…첨단 음향 기술 CES 달군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첨단 음향 기술이 CES 2024 무대를 빛낸다. 원하는 곳에 원하는 만큼만 소리를 보내는 지향성 음향, 소리의 종류와 방향을 정밀하게 조절해 현실감을 높이는 공간 음향 기술이 등장해 사람들의 귀를 홀린다.
지향성 음향 기술은 소리의 주파수를 제어해서 방향을 조절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소리를 특정 방향에서만 들리도록 하거나, 소리를 모아 먼 곳까지 전달 가능하다. 이탈리아 기업 에실러룩소티카(EssilorLuxottica)는 지향성 음향 기술을 활용, 사용자가 바라보는 방향의 소리만 증폭해 들려주는 스마트 안경 프레임을 CES에 출품했다.
우리나라 기업 제이디솔루션(대표 제영호)의 지향성 음향 기기도 돋보인다. 이들이 공개한 지향성 스피커 브릭 미니(BRICK Mini)는 일반 스피커 수준으로 부피가 작다. 이 제품은 평소에는 일반 블루투스 스피커처럼 쓰다가, 필요한 때만 지향성 스피커로 변경해 원하는 곳으로만 소리를 전달 가능하다. 배터리 탑재형으로 야외에서 쓰기도 손쉽다.
제이디솔루션 브릭 미니의 활용 범위는 아주 넓다. 집에서 소파나 주방쪽으로만 소리가 들리도록 배치하면 공부하는 아이들을 방해하지 않고 드라마나 영화를 본다. 캠핑장에서도 유용하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고 사용자에게만 음악이나 영화 소리가 들리도록 제어 가능하다. 게임용으로도 알맞다. 일반 스피커의 풍부한 음량 가운데 효과음을 지향성으로 재생, 몰입감 넘치는 3D 입체 음향을 만드는 덕분이다.
공간 음향 기술도 여러 개 등장했다. 가속도 센서로 사용자의 머리의 방향, 움직임을 파악하고 여기에 맞게 여러 채널의 소리를 들려주는 기술이다. 그러면 사용자는 마치 음악의 연주 현장 한가운데에 있는 듯 실감 넘치는 소리를 듣는다.
CES에서 인기를 모은 것은 개인용 공간 음향 기기다. 보스(Boss)와 하만, JBL 등 전통의 음향 명가는 물론 유니티(Unity), 뉴아우로(Newauro) 등 신생 기업들도 속속 개인용 공간 음향 기기를 공개했다. 이들은 공간 음향 기기의 적용 범위를 이어폰에서 사운드바, 스마트 스피커 등으로 넓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차량용 공간 음향 기술 부메스터(Burmester)를 도입한다. 자동차의 지붕, 시트와 메인 스피커 등지 연동형 서라운드 스피커를 31개 배치하고 이들로 공간 음향을 구현하는 것. 메르세데스벤츠의 부메스터는 마이바흐 S 클래스, EQ 시리즈 차량에 우선 탑재된다.
입체 음향 재생 기기들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LG전자의 2024년형 사운드바에는 새로운 기술 와우 오케스트라가 적용된다. TV의 스피커와 사운드바의 스피커를 함께 활용, 15채널에 달하는 풍부한 소리를 재생하는 기능이다. 소리 일부는 위로 보내 소리의 공간감까지 강화한다. 삼성전자도 무선 스피커 여러 대와 사운드바를 TV와 연동, 극장 수준의 음향을 재현하는 Q 심포니 기술을 선보인다.
엑스페리(Experi)도 12채널로 몰입감 높은 음향을 재현하는 홈 시어터를 공개했다. 스마트 TV와 연동, 무선으로 돌비 애트모스와 아이맥스 등 고품질의 입체 음향을 재생한다. 노베토(Noveto)는 초음파 오디오 사운드바를 선보인다. 사운드바 앞에 앉은 사람의 주변에 초음파 음악층을 만들어 일반 소리와 함께 전달, 입체 결합 오디오를 구현하는 기기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