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전북 콘텐츠] 홍인근 작가 “웹툰 작가의 꿈을 전북에서 완성했습니다”
※ 전라북도콘텐츠융합진흥원은 창의인재 육성과 도내 콘텐츠 기업의 경쟁력 확보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ICT 문화콘텐츠 사업화 실현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전북 글로벌게임센터’, ‘전북 콘텐츠코리아랩’, ‘전북 콘텐츠기업지원센터’, ‘전북 레드콘 음악 창작소’, ‘전북 웹툰캠퍼스’, ‘전북 문화콘텐츠 아카데미’, ‘전북 정보산업지원센터’ 등을 운영하며 콘텐츠 분야에 도전하고 있는 예비창업자, 스타트업을 지원합니다. 이에 IT동아가 [이제는 전북 콘텐츠] 시리즈를 통해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OSMU(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자원을 토대로 다양한 사용처를 개발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콘텐츠로 확장하면, 하나의 콘텐츠(IP)를 책, 만화, 영화, 게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해 판매하는 전략을 뜻한다. 그리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인기를 끈 소설이 웹툰으로 등장하고, 웹툰은 다시 드라마를 거쳐 영화와 게임으로 재탄생하는 시대다. 디즈니+의 '무빙', 넷플릭스의 '스위트홈', ‘약한 영웅 클래스 1’ 등의 공통점은 웹툰을 거쳐 탄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는 쏟아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업계에서는 웹툰 원작 영상물이 콘텐츠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웹툰 산업 매출액은 2017년 3800억 원에서 2021년 1조 5600억 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가 발표한 '2023년 전 세계 만화 앱 시장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글로벌 도서 만화 인앱 수익 순위 1위는 카카오의 '픽코마'가 차지했다. 2위는 네이버 웹툰의 일본 서비스 '라인망가'였다. K-콘텐츠에 대한 인기는 거침없는 추세다. 웹툰이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자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콘텐츠 분야 예산을 1조 22억 5400만 원으로 확정했다. 올해보다 1501억 원(약 18%) 증가한 규모이며, 문체부 전체 예산 6조 9545억 원의 14.4%나 차지한다.
전북 콘텐츠융합진흥원도 지난 2021년부터 웹툰 작가 양성소 ‘전북 웹툰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북 웹툰캠퍼스는 작가실, 웹툰 기업실, 교육실, 회의실,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웹툰 창작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 작가를 발굴 및 육성에 노력하고 있다. 이에 IT동아가 전북 웹툰캠퍼스를 방문해 네이버 웹툰 메일+에서 웹툰 괴이를 연재하고 있는 홍인근 작가(이하 홍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네이버 웹툰 ‘괴이’를 연재하고 있는 홍인근 작가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웹툰 작가라고 소개를 받았다. 평소에도 웹툰을 즐겨 보는 애독자 중 한 명으로 작가님을 만난다는 사실에 많이 들떴었다. 어떤 작품을 그리셨는지 소개를 부탁한다.
홍 작가: 지난 2022년 3월부터 지금까지 네이버 웹툰 매일+를 통해 웹툰 ‘괴이’를 연재하고 있다. 괴이는 한국 요괴를 활용한 동양 현대 판타지 액션 내용이다(웃음). 동서양의 귀신을 차별점으로 흔히 ‘한’을 많이 이야기한다. 동양의 귀신을 성불시킬 때 한을 풀어주어야 한다는 시선에서 괴이를 그리고 있다. 첫 작품은 아니다. 연재작으로 보면 4번째로, 괴이를 포함해 3개 작품이 동양 판타지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많이 좋아하는 장르다. 액션도 좋아하고(웃음). 괴이는 내년 중순쯤 연재를 완료할 듯하다.
처음 연재했던 작품은 지난 2016년 T스토어 ‘마운틴 스쿨’이다. 이후 2018년 카카오페이지에서 ‘그슨대(어둠을 뜻하는 한국의 요괴 중 하나)’, 2020년 위비툰에서 ‘막잔하고 가자’를 연재했었다.
IT동아: 처음부터 웹툰 작가를 꿈꾸셨는지.
홍 작가: 만화가를 꿈꿨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다. 학교가 가면 공책에 열심히 만화를 그리던 친구 1명씩은 꼭 있지 않나. 그런 학생이었다. 이후 대학교에서 만화 애니를 전공했고, 입시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다가 작가로 데뷔했다.
IT동아: 작가로 데뷔하는 방법이라는 게 따로 있는 것인가.
홍 작가: 크게 다르지 않다.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웹툰 플랫폼이나 전문 에이전시에 투고를 하는 방법, 공모전을 통한 데뷔 등이다. 일부 공모전은 수상 혜택으로 연재 데뷔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첫 작품이었던 ‘마운틴스쿨’은 T스토어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연재를 시작했다. 글을 담당하고 있는 이정우 작가와 같이 데뷔했다. 이정우 작가와는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지금도 같이 작업하고 있다.
대학교에 진학과 함께 입시 학원 강사로 일했는데, 마음 한편에 늘 만화가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 상황, 주변 영향 등으로 나만의 작품은 잠시 내려놓고 학원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지만… 내 그림을 그리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그때 결심했다. 더 이상 이대로 있다가는 작가라는 꿈을 포기해야만 할 것 같아서 공모전에 응모했다.
IT동아: 궁금하다. 웹툰 작가는 그림을 잘 그리면 할 수 있는 것인가? 너무 뻔한 질문 같지만, 꼭 묻고 싶었다.
홍 작가: 하하. 아니다. 누가 보더라도 잘 그리지 않은 웹툰이 사람들의 인기를 끄는 경우도 많지 않나. 음… 어려운 질문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모든 사람이 즐겨 먹는 음식이 있다고 가정하자. 누구나 아는 맛의 음식 말이다. 그런데, 뻔히 아는 맛임에도 불구하고 맛있게 요리하는 사람이 있다. 음식 모양을 이쁘게 만들어서 그런 것인지, 미처 몰랐던 맛을 이 요리 안에 담아서 그런 것인지… 이유는 모르지만 말이다.
웹툰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알고 있는 소재, 뻔한 아이디어, 일상에서 누구나 들었을 내용이더라도 잘 연출하면 재미있다. 이렇게 말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차분히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스토리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모든 웹툰 작가가 마찬가지 고민을 안고 있을 것이다.
콘텐츠 창작자를 지원하는 전북 CKL과 전북 웹툰캠퍼스
IT동아: 지난 2016년 콘텐츠 작가를 지원하는 전북 콘텐츠코리아랩(이하 전북 CKL)의 ‘창작랩’ 지원 사업에 참여했던 것으로 들었다.
홍 작가: 전라북도 전주에 콘텐츠 창작자를 위한 지원 사업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에서 한번 신청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만화가라는 꿈을 포기하기 않고 다시 도전을 결심했을 때이기도 했다. 이후 포트폴리오를 들고 신청했다. 그리고자 하는 작품의 아이디어를 담아 이런 웹툰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심사를 통해 작업실(사무공간)을 지원받았다. 웹툰 작업에 필요한 장비도 대여받을 수 있었고, 웹툰 전문 멘토링도 받았다. 2016년부터 약 3년 동안 작업실을 받았다. 그리고 2021년 전북 웹툰캠퍼스 개소 이후 다시 이곳을 찾았다.
IT동아: 웹툰을 그리는데 많이 도움 되고 있나.
홍 작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저 누군가에는 뻔한 지원 사업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정우 작가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공간 지원만으로도 감사했다. 같이 작업하고 회의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다. 또한, ‘협업 작가 지원 사업’을 통해 작화나 배경을 돕는 인력을 채용할 수도 있었고… 가난한 작가에게 이런 지원은 하나하나가 크게 느껴진다(웃음).
특히, 전북 웹툰캠퍼스는 작가를 꿈꾸는 창작자들이 모이는 공간이다. 같은 꿈을 향해 도전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어려움과 고민을 공유하며 위안을 받을 수 있다. 미처 몰랐던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감사할 따름이다. 아, 웹툰 작가를 꿈꾸는 학생이나 일반인에게 강연하는 ‘웹툰 문화의 날’에 참여하는 것도 많이 도움 된다. 매일 좁은 공간에서 태블릿만 보며 그림을 그리다가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예비 작가들에게도 기회의 공간이다. 시나리오를 담당하는 작가와 그림을 잘 그리는 작가가 만나 함께 협업할 수 있다.
IT동아: 혹시 바라는 것이 있다면.
홍 작가: 한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웹툰은 언젠가 완결을 맞이한다. 그리고 작가는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그 시간이 꽤 어렵다. 그저 쉬는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더 쫓기는 시간에 가깝다. 연재 중단과 함께 수입도 줄어들고, 다음 작품에 대한 압박을 받는다. 이런 작가를 도와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괴이 연재 전까지 대중들로부터 그리 많이 주목받지 못했었다. 공모전을 통해 웹툰 연재 작가로 데뷔했지만,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창작자를 지원해 주는 전북 CKL과 전북 웹툰캠퍼스와 같은 공간에서 많은 위안을 얻었고, 지금도 다양한 지원을 통해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작품 괴이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