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P 울산] 볼로랜드·김유광 “드론 스테이션 표준화 후 새 영역 개척”

[IT동아 x 울산시 x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울산대학교에 ‘울산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유망한 중소기업·스타트업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돕는 곳입니다. IT동아는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지원사업’ 선정 기업을 소개하고 이들의 스케일업을 지원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하늘을 나는 드론은 사람의 활동 영역을 하늘로까지 넓혔다. 편의를 줄 뿐만 아니라, 공공과 사람의 안전을 지키는 기술로도 자리 잡았다. 이제 우리는 드론을 띄워 넓은 영역의 동향을 살피고 대규모 시설을 꼼꼼하게 감시한다. 사람이 가기 어렵거나 위험한 곳에 드론을 보내 안전하게 작업한다. 도서 지역으로 물품을 배달하는 드론은 나아가 사람을 태운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공중 운송수단)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 가운데 스타트업 볼로랜드는 ‘드론 스테이션’이라는 독자 기술을 앞세워 드론 시장의 발전에 힘을 보탠다. 드론을 유도, 착륙시킨 후 자동으로 배터리를 교체하고, 내외부 환경을 분석해서 드론이 안전하게 업무에 임하도록 돕는 기기다. 이 기기가 있으면 드론을 24시간, 완전 무인 운용 가능하다. 볼로랜드의 드론 스테이션은 이미 울산광역시 울주군 드론실증도시의 한 축으로 운용 중이다.

울주군청, 울산과학기술원과 울산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등 여러 파트너 기관과 힘을 합친 볼로랜드는 드론 스테이션을 고도화, 우리나라 곳곳에 보급하려 한다. 우리나라의 드론 무인화를 이끈 후에는 세계 시장에 드론 스테이션을 공개, 이 부문 시장을 선점할 계획도 세웠다. 안성호 볼로랜드 대표는 이 청사진을 현실로 만들 투자금을 유치하려 한다.

볼로랜드의 사업 방향과 성과 확대, 투자금 유치를 도울 전문가로 김유광 한국벤처컨설팅 이사가 나섰다. 초중기 기업의 투자를 관리하는 그는 스케일업코리아의 투자 멘토로도 수 년째 활동 중이다. 김유광 이사는 울산광역시에 있는 볼로랜드 사무실을 방문, 그 동안 이들이 거둔 성과를 토대로 스케일업 전략을 전수했다.

드론 스테이션과 유선 드론, 고중량 배송 드론 완성과 실증 마쳐

안성호 대표 : 안녕하세요. 먼저 볼로랜드와 성과를 소개하려 합니다. 저희는 드론의 기지 역할을 하는 드론 스테이션을 주축으로 유선 드론, 고중량 배송 드론을 연구 개발합니다. 드론이 임무를 마치고 드론 스테이션에 착륙하면, 드론 스테이션이 자동으로 배터리를 교체하고 다음 임무에 임하도록 지원합니다. 이 기기가 있으면 산업용 드론을 24시간, 무인 운용 가능합니다. 이미 드론 스테이션을 완성해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다섯 대를 공급, 운용 중이에요.

유선 드론은 땅에서 전원을 끌어다 쓰는 제품입니다. 오랜 시간 비행 가능한 덕분에 기존의 산업용 드론보다 활용 범위가 넓어요. 이미 공군의 기지 경계 사업에 유선 드론 시스템을 공급한 성과도 거뒀습니다. 교통 모니터링, 스포츠 중계도 가능해요. 볼로랜드의 유선 드론은 적재 중량도 8kg로 많고 비행 안정성도 우수합니다.

볼로랜드의 고중량 배송 드론은 50kg 무게 물품을 거뜬히 운반합니다. 원래는 발전소에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작업자에게 방호복을 신속하게 전달할 목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성장 가능성과 효용이 높아서 경북 구미, 의성 등 여러 지자체에서 고중량 배송 드론을 눈여겨보고 있어요. 이 제품을 토대로 2027년 배송 드론 상용화에 힘을 싣고자 합니다.

드론의 B2C 시장보다는, B2G와 B2B 부문에 집중합니다. 최근 성장 중인 B2B 드론 시장, 예를 들면 발전소와 같은 대규모 시설이나 군부대의 감시용 드론을 주목합니다. 이 부문의 기술력을 고도화하면서 시장에 대응 중입니다. 동시에 드론 부품과 기초 기술의 내재화, 소프트웨어 기술력 강화도 진행 중이에요. 드론의 운용 안전성을 높이는 비행 제어기, 드론이 포착한 영상이나 사진을 그 자리에서 분석하도록 돕는 인공지능 엣지 컴퓨터 등이 사례입니다. 이들 기술을 개선해서 UAM의 전력 공급과 모니터링 시스템, 전기자동차용 전력 변환 모듈도 만들 것입니다. 이 계획을 현실로 만들 투자금 유치 전략을 함께 논의하고 싶습니다.

김유광 이사 : 일반 소비자용 드론 시장은 규제도, 제약도 많은 계륵에 가까운 영역입니다. 그보다는 B2B, 산업용 드론을 주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배송 드론의 쓰임새가 앞으로 많아질 것으로 예상해요. 그에 앞서, 볼로랜드의 주력인 드론 스테이션의 성능이 궁금합니다. 아주 추운 날이나 더운 날에는 드론도, 드론 스테이션도 운용하기 어려울 듯한데 어떤가요?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의 위험 요소, 배터리 열 폭주를 막을 방안도 가졌나요?

안성호 대표 : 볼로랜드 드론 스테이션은 내외부에 고도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졌습니다. 먼저 외부 강우량과 기온, 풍속 등 날씨 정보를 모아서 드론의 운용 여부를 스스로 결정해요. 날씨가 좋지 않으면 드론 운행 중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것을 막습니다. 기기 내부에는 냉난방 시스템을 넣었어요.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서 드론의 배터리를 관리합니다. 드론 스테이션의 전원은 일반 전기뿐만 아니라 태양광, 수소 팩으로도 공급 가능합니다. 이런 드론 스테이션을 드론의 형태나 특징에 따라 맞춤형 설계하는 역량도 가졌고요. 기술력 덕분에 드론 서너 대를 동시에 운용하는 아파트식 ‘타워형 멀티스테이션’의 R&D 구매조건부 과제로 수행 중이에요.

하드·소프트웨어 역량 강화하고 드론 스테이션 표준화 노릴 것

김유광 이사 : 드론 스테이션을 보급하려면 제조 원가를 줄여야 할 듯합니다. 사업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원가를 최대한 줄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드론 스테이션이라는 제품군 자체를 업계의 표준으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산업용 드론이 비행 후 착륙, 배터리 교체, 그리고 다시 자동으로 비행을 수행하도록 운용하는 일련의 절차를 표준화하고, 이 표준화 기술을 다른 드론 기업이 널리 사용할 수 있도록 전파하면 시장에서 볼로랜드의 입지는 점점 더 강화될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볼로랜드의 드론 스테이션을 쓰는 기업의 수가 늘어날 것입니다. 드론을 제조하는 회사들을 찾아 다니면서 영업을 하는 것보다 이들이 볼로랜드의 드론 스테이션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 이들이 만드는 드론의 운용 범위와 시간을 함께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현실화하려면 효율적인 드론 스테이션의 운용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필요한데, 볼로랜드는 이 역량을 어느 정도 갖췄나요?

안성호 대표 : 조언 고맙습니다. 볼로랜드의 드론 소프트웨어 개발 주요 역량은 드론의 운용과 관제 소프트웨어, 두 가지입니다. 이것을 조합하면 드론 스테이션의 표준화는 가능해요. 다만, 아직 볼로랜드는 초기 스타트업입니다. 그래서 당장은 하드웨어 연구 개발에 집중해요. 드론 시장에서도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를 원하고요. 하드웨어 역량을 갖춘 후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할 예정입니다.

김유광 이사 : 드론 스테이션을 표준화하여 시장에 보급하지 않는다면, 금방 경쟁사의 도전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경쟁자들은 언제나 빠르게 선두주자를 카피, 벤치마크 합니다. 그렇게 되면 볼로랜드의 기술력과 장점을 차별화하기 어려워질 것이고요.

전략적으로 볼로랜드의 드론 스테이션에 호환되는 드론 운용 소프트웨어를 시장에 무료로 배포, 시장에서 생산된 드론들이 볼로랜드의 드론 스테이션을 사용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모든 업체는 아니겠지만, 볼로랜드의 드론 스테이션과 궁합이 잘 맞는 드론을 개발하는 기업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들에게 펌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배포, 볼로랜드의 드론 스테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드론 운용 환경이 좋아지고, 활용 범위도 넓어진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세요. 소문이 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시장에 대한 영향력도 생길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볼로랜드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우선 강화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드론 스테이션의 표준화뿐만 아니라, 산업용 드론의 성능을 개선하는 역할도 할 거에요. 자연스레 볼로랜드를 중심으로 한 드론 플랫폼도 만들어질 것이고요. 이것이 경쟁력이고, 투자금을 유치할 매력이 됩니다.

투자자들은 볼로랜드가 지금까지 거둔 성과는 물론, 앞으로 드론 관련 인프라 시장을 얼마나 선점할 것인지를 눈여겨볼 거에요. 그냥 보기에만 신기한 제품이 아니라 B2C와 B2G, B2B 드론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드론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기술을 보여야 합니다. 투자금이 세계 시장 진출과 공략의 발판이 돼야 해요.

우선, 볼로랜드의 장점인 드론 스테이션과 고중량 배송 드론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장에 보급하세요. 동시에 드론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볼로랜드의 드론 스테이션이 시장 표준이 되도록 사업을 펼치세요. 볼로랜드가 우리나라 드론 시장의 구심점이 되는 것입니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워 사업계획서에 반영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사업안이 나올 것 같습니다.

배송, 감시 등 기존의 드론 활용 부문 외에 레저, 관광 등 새 시장 개척하라

김유광 이사 : 사업 계획서에는 드론 스테이션과 고중량 운송 드론의 성장 외에도 회사의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넣어야 합니다. 볼로랜드가 세운 사업 전략은 무엇인가요?

안성호 대표 : 우리나라 내외의 드론 시장을 꼼꼼하게 살펴서 전략을 세웠습니다. 우선 정부가 주도하는 드론 사업에 적극 참여 중이에요.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우리나라 정부 기관은 드론 산업의 지원과 육성에 열심입니다. 전국 47곳에 드론특별자유화구역을 마련, 드론과 관련 기술의 연구 개발을 도울 정도니까요.

볼로랜드는 국토교통부의 제 2차 드론산업발전 기본계획 규제혁파로드맵 2.0에 참가, 울산광역시 울주군과 함께 드론 스테이션을 실증 중입니다. 이미 울주군에서의 실증은 성공리에 마친 만큼, 활용 영역과 지역을 더욱 넓히는 사업 전략을 세웠어요.

울주군에서 산악 구조와 도시 관리, 범죄 예방과 농작물 관리, 원자력 발전소와 같은 국가 기반 시설의 감시와 안전 확보 기술을 실증했습니다. 더욱 다양한 공공 서비스에 드론과 드론 스테이션을 공급하려 합니다.

김유광 이사 : 공공 기관과 함께 드론 시장을 개척 중이라면, 시야를 넓혀서 지자체 관광 사업에 드론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자체와 협업해서 드론특별자유화구역 인근의 명소에 주차장 컨셉으로 다수의 드론 스테이션을 설치, 그 반경을 드론 자유비행구역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 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론을 날리면서 하늘을 나는 새의 눈으로 관광 명소를 보고 즐기도록 하면 해당 사이트가 유명해질 것입니다. 그러면 다른 지자체의 도입 문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곳에서 사람들은 드론을 그저 손쉽게 날리고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드론의 관리와 전력 보급은 볼로랜드의 드론 스테이션이 맡을 테니까요. 사계절이 뚜렷하고 각각의 아름다움을 가진 우리나라의 관광 명소를 드론으로 즐기는 매력은 충분합니다. 이런 사업 모델은 지자체도 좋아할 거예요. 물론, 이 비즈니스모델은 해외 관광 명소에도 제안 가능합니다. 동시에 드론, 드론 스테이션의 보급과 인식 전환에도 큰 도움이 될 거에요.

안성호 대표 : 맞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앞으로 주목할 드론 사업의 양대 축이 운송 드론과 레저 드론이에요. 볼로랜드는 이 두 사업 부문 모두에 대응할 역량과 성과를 가졌습니다. 드론 E 스포츠 경기장이나 공원이 생긴다면, 이 곳에 볼로랜드의 드론 스테이션을 배치해서 운용 효율과 안전을 함께 높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부문의 신기술 개발과 고도화를 적극 고려하겠습니다.

김유광 이사 : 정리하겠습니다. 볼로랜드는 드론 스테이션이라는 핵심, 차별화 역량을 가졌어요. 이것을 강화하세요. 플라이트 콘트롤러를 포함해 드론의 주요 부품 기술력을 확보하고, 다른 드론 제조사와 함께 드론 스테이션의 활용 범위를 찾아내고 그와 관련된 사업안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세요. 드론 스테이션 부문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입지를 다져야 합니다. 그러한 입지를 다진 볼로랜드의 모습을 사업계획서에 묘사한 후 투자 시장에 선보이세요. 우수한 인력의 확보를 위해 수도권에 연구소를 세워 인재를 유치하는 방법, 국내에서 우수한 대학교들과 산학연과 손 잡고 드론 기술을 고도화하는 방안도 권합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사업을 완만하게 진행하면 경쟁 기업에게 따라 잡히거나 추월 당할 것입니다. 언제까지나 생존형 기업으로 남아있으면 안됩니다. 최고의 드론 기업이 되기 위해, 기술 개발을 하고,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입지를 다져서 반드시 세계 시장에 진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볼로랜드는 그러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 점 명심하고 빠르게,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했으면 합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