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F] 이노디테크 “투명 교정 장치·AI 협동진료 지원 시스템 통한 치아교정 대중화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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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한만혁 기자] 치아가 고르지 않거나 위아래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상태를 부정교합이라 한다. 부정교합이 있으면 치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음식을 골고루 씹기 어렵다. 구강 위생 관리가 어려워 각종 치아 질환을 유발한다. 이외에도 만성 소화 장애, 턱관절 장애, 발음장애 등을 유발한다.
부정교합을 치료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 치아교정이다. 미국의 경우 치아교정 보급률이 70% 이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30%에 못 미친다. 교정 과정에서의 통증이 심하고 가격이 비싼 탓이다. 음식을 가려야 하고, 칫솔질이 어렵기 때문에 충치나 잇몸염 발생 확률도 높아진다.
이노디테크를 창업한 치아교정 전문의 주보훈 대표는 기존 치아교정의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투명 교정 장치를 제시한다. 그는 국내에 투명 교정 장치를 처음 도입한 장본인으로, 한국형 투명 치아교정 치료법도 개발했다. 또한 30년 이상 치아교정 전문의로 활동하면서 직접 치료한 5000건 이상의 성공사례 데이터를 토대로 AI(인공지능) 협동진료 지원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치아교정 대중화를 가속하고자 한다.
주보훈 대표를 만나 이노디테크 창업 계기와 투명 교정 장치, AI 협진 지원 시스템 등 치아교정 대중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치아교정 대중화를 위한 창업
IT동아: 안녕하세요, 주보훈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주보훈 대표: 안녕하세요. 이노디테크 대표 주보훈입니다. 저는 30년 차 치아교정 전문의로 현재 스타28 치과의원 대표원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이후 미국에서 치아교정학을 공부했어요. 당시 조교수까지 했는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시기였습니다. 당시 제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국의 경우 치아교정이 상당히 보편화되어 있다는 점이었어요. 많은 사람이 치아교정을 통해 좀 더 편한 생활을 하는 것이 보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치아교정이 흔하지 않아요. 보급률이 30%에 못 미칩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치아교정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가격과 치료 과정의 개선이었습니다. 지금의 비싼 가격을 낮추고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을 줄여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일부만 누리는 치아교정의 혜택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확대하자고 마음먹었고, 저의 30년간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해 보자 해서 이노디테크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5000건 이상의 성공사례 데이터로 개발한 AI 시스템
IT동아: 치아교정 대중화를 위한 방안으로 가격과 치료 과정 개선을 말씀하셨는데요. 우선 치아교정 가격을 낮추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주보훈 대표: 가격 부분은 고민을 해 보니 국산화가 답이더라고요. 소재의 국산화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것이죠. 그리고 전문의 판단 비용을 낮춰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교정 치료의 경우 장기간 치료이다 보니 적어도 15회 이상의 전문의 판단 비용이 들어갑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AI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020년 맥킨지가 ‘AI와 헬스케어’라는 리포트를 통해 AI 기반 헬스케어 분야의 현주소와 비전을 언급했는데, 보고서에 AI CDSS(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라는 용어를 언급했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AI를 활용한 임상 의사 결정 지원 시스템인데, 의사가 적절한 진단을 내리도록 서포트하는 시스템입니다. 저는 의사가 AI CDSS를 통해 진단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자신의 진단에 확신을 갖는다면 치료 효율성과 성공률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AI CDSS 개념의 ‘AI 협동진료 지원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30년간 치아교정 전문의로 환자를 치료하면서 모은 데이터와 경험, 노하우를 조합해 광주과학기술원 AI 연구팀과 함께 개발했어요. 지난해 11월 완성하고, 지금은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고도화 학습 과정을 진행 중입니다.
전문의 입장에서는 진단에 필요한 요소 설정이 중요한데 그것을 객관화된 정보로 제공한다는 것이 AI 협동진료 지원 시스템의 특징입니다. 전문의가 주관적으로 판단한 후 객관화된 데이터와 비교하면서 보다 효율적이고 실패 확률이 적은 최적화된 방법으로 진료 계획을 세울 수 있죠. 이를 통해 환자에게 부과되는 치료비를 절감하고자 합니다.
IT동아: AI 솔루션 이름이 AI 협동진료 지원 시스템인데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주보훈 대표: 협동진료(협진) 시스템이 있어요. 전문의가 혼자 진단하고 진료하는 게 아니라 여러 전문의가 스터디하고 논의하면서 병이나 증상을 판단하고 진료 계획을 세우는 것을 말합니다. 수많은 성공사례 데이터를 갖고 있는 AI 협동진료 지원 시스템을 이용하면 수천수만 명의 의사와 함께 협동진료하면서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저희 AI 솔루션을 AI 협동진료 지원 시스템이라고 정했습니다.
IT동아: AI 솔루션이라고 하면 학습시킬 데이터가 중요합니다. 데이터는 어떻게 확보했나요?
주보훈 대표: 저는 미국에서 조교수 생활을 하면서 치료 결과에 대한 정량적, 객관적 평가에 대해 연구했어요. 단순히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치료 과정까지 확인하면서 효율성을 연구했습니다. 이를 통해 정량화, 객관화된 데이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저에게 주어진 모든 데이터를 정량화, 객관화하는 것이 몸에 배었어요.
30년간 치료한 치아교정 사례도 마찬가지에요. 모든 케이스의 데이터를 갖고 있습니다. 치아 사진, 엑스레이(X-ray)는 물론이고 치아 3차원 스캔 이미지도 있어요. 환자별로 치료 전, 치료 중, 치료 후 자료를 모두 모아 두었죠. 그 세트가 자그마치 5000건이 넘더라고요. 이렇게 많은 데이터를 확보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을 거에요.
특히 이 데이터가 가치 있는 것은 치아의 위치, 관계 정보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치아교정을 위해서는 치아와 치아 사이의 위치, 치아 간 관계를 개선해야 해요. 제가 보유한 데이터는 각 치아의 3차원적인 위치 정보뿐 아니라 관계 정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AI 협동진료 지원 시스템을 구현하는데 큰 역할을 했어요. 왜 부정교합인지, 어떻게 교정했는지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데이터거든요.
치아교정의 불편 해소, 투명 교정 장치
IT동아: 그러면 치아교정 과정의 불편을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주보훈 대표: 보통 치아교정은 철사 교정 장치를 이용합니다. 사실 의사는 시술하는 쪽이다 보니 환자의 고통은 잘 모르거든요. 그런데 제가 미국에 있을 때 한 환자가 저보고 ‘당신은 왜 안 하나’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저도 직접 해봤습니다. 그런데 너무 아프고 힘들었어요. 환자의 편의와 권익 보호 측면에서 개선할 점이 많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투명 교정 장치를 알게 됐어요. 외관은 치아 모양의 투명 플라스틱인데요. 철사 교정 장치의 불편함을 상당 부분 해소하더라고요. 작은 힘을 지속적으로 가하기 때문에 통증이 거의 없고, 탈부착이 쉬워 식사나 치아 관리를 평소처럼 하면 됩니다.
저는 2000년에 한국에 들어오면서 삼성의료원에 근무했는데, 당시 투명 교정 장치를 국내에 소개하고 2002년에 첫 시술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효과가 분명하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이것을 좀 더 개선하면 치아교정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IT동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면 어떤 것인가요?
주보훈 대표: 당시 미국에서 사용하는 치료 계획이나 치료법을 그대로 적용했어요. 그런데 예상보다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더라고요. 이는 미국인과 한국인의 부정교합 형태가 다르기 때문이었습니다. 먹는 음식이 다르다 보니까 뼈의 저항도나 골격이 다릅니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치아교정이 보편화되어 있어서 어릴 때 대부분 한 번씩 치아교정을 해요. 그러니까 미국인은 부정교합이 있다 해도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은 대부분이 처음 치아교정을 하고 정도가 심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효과가 더디게 나타났던 것이죠.
그래서 자료 조사와 추가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에게 최적화된 한국형 투명 치아교정 치료법을 개발했습니다. 지금까지 투명 치아교정 치료만 8000건 이상 했는데요. 이를 통해 완성도를 높였어요. 당시 이 치료법을 완성하면 좀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개발했어요.
치아교정 대중화를 위해
IT동아: 현재 사업 진행 상황은 어떤가요?
주보훈 대표: 현재 AI 협동진료 지원 시스템과 제품 개발은 완료한 상태입니다. 오는 12월 정식 론칭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식약처 의료기기 품목 허가도 받은 상태이고요.
제품명은 클라라AI(Clara AI)입니다. 투명과 명쾌함을 뜻하는 영단어 ‘Clarity’에서 따왔어요. 저희 투명 교정 장치의 투명도와 치료효과의 확실성을 담은 이름입니다. 클라라 AI 역시 한국형 투명 치아교정 치료법을 적용했고요. 가격은 수입산 투명 교정 장치 대비 절반 수준입니다. 기존 철사 교정 장치보다 약간 높은 정도여서 부담이 훨씬 덜하죠.
클라라AI의 치료 효과가 더 좋다고 단순하게 얘기하기는 어려워요.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자신하는 부분은 전반적인 치료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입니다. AI 협동진료 지원 시스템을 통해 전반적인 치료 결과의 향상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현재 제품 출시 이후 진행할 다양한 홍보, 마케팅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치과의사 대상 전문지 등을 통해 출시 소식을 알리고 홍보하려고 합니다. 이 부분은 한국기술벤처재단(KTVF) 창업 도약 패키지의 도움을 받고 있어요. 저희 제품의 본격적인 사업화를 위해 온라인 배너나 인쇄물, 영상 제작물을 제작할 수 있는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투자 유치도 진행했어요.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블리스바인벤처스, 어니스트벤처스, 에코프로, 캡스톤파트너스 등(이상 가나다순)이 투자에 참여했는데요. 첫 투자 유치치고는 큰 규모의 투자 유치가 성사되어 사업 전개와 성장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만큼 저희 사업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합니다.
IT동아: 이노디테크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주보훈 대표: 저희가 개발한 AI 협동진료 지원 시스템의 활용 범위를 조금 넓히고자 합니다. 현재 교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사실 이 부분은 치과 치료의 핵심이에요. 그래서 치과 내 다른 분야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습니다. 치아교정뿐 아니라 치아 보철, 임플란트, 충치 치료에 접목하려고 합니다.
또한 치과 간호 업무 보조 로봇 개발도 계획하고 있어요. 환자가 방문했을 때 기본적인 인적 사항이나 치료 이력 등을 확인하는 로봇이죠. 그리고 전문의를 보조하는 로봇 암 개발도 논의 중입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어요. 물론 의료기기는 수출이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나누려고 해요. 하드웨어에 속하는 의료기기는 해당 지역의 공장을 통해 생산하고 저희는 AI 협동진료 지원 시스템을 이용해 진단 치료 계획 등을 전달하는 것이죠. 이들 데이터는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으니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어요. 이런 협업 과정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의료기기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치아는 엄밀히 말하면 1차 소화기관이에요. 잘 씹고 잘 먹는 국민, 건강한 국민으로 구성된 나라가 잘 사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각종 구강질환의 원인인 부정교합을 적절히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은 일부 환자만 경험하고 있는 치아교정을 전 국민이 편하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하고 있어요. 저희 역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