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통한 혁신 물꼬 틀 것”
[IT동아 권택경 기자]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한 단계 성장하려면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 및 기술 고도화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다. 나아가서는 이렇게 개발한 제품과 서비스를 매출로 연결할 수 있는 판로 확보도 필요하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은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이들의 성장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구매연계형 과제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수요처로 참여해 그들이 원하는 연구개발 과제를 제시하고, 중소기업은 그에 맞는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도록 한다. 과제 제안 때부터 구매계약서나 구매동의서를 내도록 하기 때문에 연구개발 후 수요처와의 실제 구매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장한 게 특징이다.
구매 의무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구매연계형 과제에는 한계도 있었다.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구매 의무가 면제되긴 하지만, 수요처인 대·중견기업 입장에서는 미리 구매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건 다소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런 이유로 구매 여력이 높은 대·중견기업은 참여에 비교적 소극적이고, 과감하고 도전적인 과제를 제시하기도 어렵다는 점이 기존 사업의 아쉬운 지점으로 꼽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올해부터 ‘상생협력기반 혁신형도전과제’ 부문을 신설했다. 수요처의 구매 의무를 면제하는 대신, 대기업들이 나서서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과제를 제시하도록 했다.
김영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혁신팀 팀장은 “구매 의무 면제로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과감하고 도전적인 과제 발굴을 유도했다”면서 “대기업과 함께 하게 될 대규모 프로젝트 과제는 참여 중소기업들의 성장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상생협력기반 혁신형도전과제’에는 국내에서 손에 꼽히는 대·중견기업들이 대거 참여 의사를 밝혔다. 기존에 대·중견기업과 활발히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 결과다. 서울, 경기, 경남, 대전, 부산, 울산, 인천, 전남까지 여덟 곳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머리를 맞대어 약 40개 과제를 발굴한 뒤, 최종적으로 10개로 압축했다.
특히 구매 의무를 면제하더라도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과제 발굴 단계부터 대기업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가 긴밀히 협업했다. 수요처인 대기업의 연구개발 전략부서에서는 핵심 비즈니스 발굴에 힘쓰고,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과제 고도화와 적합성 검증을 위해 수 차례 검증 위원회를 운영했다.
선정된 과제는 ▲교보생명 ‘보험업 스마트-PI를 위한 프로세스 인텔리전스 플랫폼 개발’ ▲풀무원 ‘AI 활용 신제품 배합비 개발 솔루션 구축’ ▲SK에코플랜트 ‘공동주택 재활용 Waste 자동 분류/선별 시스템 개발’ ▲롯데글로벌로지스 ‘EV배터리(폐배터리 포함) 물류 솔루션 개발’ ▲섹타나인(SPC) ‘AI 영상분석 기반 제조 시설 내 안전사고 예방 시스템 개발’ 등이다.
또한 ▲DB손해보험 ‘AR 기기를 활용한 자동차 손해보험 현장 사고처리 시스템 개발’ ▲LG전자 ‘수전용 유량 센싱 및 발전 시스템 개발’ ▲KT ‘서빙/배송로봇 효율적 운영솔루션 구축’ ▲GS리테일 ‘Retro-fit(기존설비활용)형 컴퓨터 비전 기반 완전무인매장 및 사용자 행동분석 플랫폼 개발’ ▲HD현대중공업 ‘CCTV 및 라이다 센서 등을 이용한 출입구 충돌방지시스템’도 과제로 선정됐다.
각 과제에는 최대 14개월 동안, 최대 3.5억 원의 연구개발 자금이 지원된다. 이중 정부가 60% 이내를 지원하고 수요처가 30% 이상을 부담하므로, 주관기관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은 총 연구개발비 중 최소 10% 이상만 부담하면 된다. 신청을 원하는 중소기업은 오는 26일까지 연구개발계획서를 비롯한 필요 서류를 준비해 중소기업 기술개발사업 종합관리시스템 홈페이지에서 접수하면 된다.
김영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팀장은 “이번 상생협력기반 혁신형 도전과제는 오픈 이노베이션처럼 대기업이 제시하는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과제를 중소기업과의 협력으로 풀어가며 상생을 도모하려는 취지”라며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역량 성장과 매출 창출로 이어질 기회가 될 것이다. 올해 사업과 내년에도 진행될 사업에 대기업, 중소기업 양측 모두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